<인간관계 지도론>

데일 카네기
문진출판사·316쪽

인생을 살아가면서 누구나 한두 번 쯤은 아주 어려운 상황을 맞이하는 경우가 있다. 나도 예외는 아니었다.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때의 일이다. 1998년 말 쯤이었다. 그야말로 잘 나가던 대한민국 굴지의 기업이어서 절대 망하지 않을 것이라던 직장이 부도를 냈다. 전혀 예상치 못한 상황이었다. 아내와 딸을 둔 가장이었기에 그 중압감은 참으로 컸다.
 
모든 기업이 구조조정을 진행하는 국가적 위기여서 재취업은 불가능했다. 자금이 없어 창업도 어려웠다. 가정을 지키기 위해, 아니 생존하기 위해 참 많은 일들을 했다. 막노동부터 주유소 아르바이트, 학생 과외, 방문판매 등…. 돌이켜 생각해 보면 당시의 어려움이 인생을 살아가는 데 큰 밑거름이 되지 않았나 싶다.
 
그런 상황에서도 스스로 기특했던 일은 손에서 책을 놓지 않았던 것이다. 특히 자기개발서는 더 열중해서 탐독했다. 그 때 마음을 가장 사로 잡았던 책은 <인간관계 지도론>이었다. 처세 철학을 완성한 실천적 교육자이며 인간관계 연구의 선구자라 할 수 있는 데일 카네기가 저술한 책이다.
 
약 100년 전에 쓰여졌고, 환경과 사회적 여건이 완전히 다르지만 인간관계라는 인간의 근원적인 영역은 아마도 모든 것을 뛰어넘어 오로지 하나의 진리로 통하는 것 같았다. 한줄 한줄 읽으면서 정말 많은 감동을 받았다. 지난 날 올바르지 못했던 행동을 많이 반성하며 가슴으로 읽었다. 책을 읽는 순간에는 '맞아, 이렇게 했어야 했는데' 하면서도 세월이 지나면 망각하는 게 인지상정이다. 그런 생각이 들 때면 몇 번이고 꺼내 다시 읽었다. 그럴 때마다 새로운 감동이 생겨났다.
 
카네기는 유명한 사례를 통해 인간관계의 의미를 전달하고 있다. 링컨 대통령에서부터 일반인에 이르기까지 수백 가지의 예를 들었다. 이 책의 핵심 단어는 '타인'이다. 내용을 간단하게 요약하면 '비난하지 말라', '상대가 원하는 것', '진심어린 관심', '밝은 미소' '타인의 말에 귀를 기울여라', '타인의 중요성을 인정하라' 등이다. 인간관계에 있어 누구나 다 아는 일반적인 개념이지만 실천하기 힘든 일이기도 하다. 그야말로 인간관계에 대한 바이블(성경)이나 마찬가지다.
 
<인간관계 지도론>에 대한 글을 쓰는 동안 바깥 날씨가 많이 추워졌다. 고마운 사람들이 생각난다. 마음이 따뜻해지는 것 같다. 감사의 전화를 하고 싶어진다.



김해뉴스
엄정 김해시의원
▶김해중~김해고~동아대 졸업, 김해시청년연합회 회장, 김해고 10회 동기회 회장, 새누리당 김해갑 중앙위원회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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