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야문화예술축제와 김해예술제를 통·폐합 하는 문제와 관련해 김해시 담당부서의 견해를 듣고자 문화예술과를 방문했다. 담당자와 이야기를 나누던 중 다른 직원이 나서서 열변을 토했다. 김맹곤 전 김해시장 재임 기간 중 2년 정도 문화예술과 계장을 지냈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그가 한 말의 요지는 이랬다.
 
"김해의 예술인들에게는 지원금을 줘도 성과가 시원찮다. 노력은 안 하고 지원금만 축낸다. 지원금을 책정할 때 전문예술인과 생활예술인의 구분이 애매하다. 경전철 MRG(최소운영수익 보장) 문제 때문에 허리띠를 졸라매야 한다. 1순위는 당연히 문화예술 분야 아니냐."
 
그의 말을 듣고 있자니 심사가 어지러워졌다. 아무리 공무원이 예술분야의 비전문가라지만, 문화예술을 담당한 직원에게 문화예술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가 전혀 없다는 사실 자체가 놀라웠다. 그를 보니 순수예술과 상업예술의 차이를 이해하지 못하고, 그저 성과에만 치중한다는 느낌을 떨칠 수 없었다.
 
기자든 공무원이든 문화예술 관련 분야에서 일하는 사람이라면 그 분야에 대해 기본적으로 이해를 해야 하고 애정을 가져야 한다. 기자도 취재를 할 때 미술작품의 경우에는 어떤 재료를 썼는지, 어떤 개념을 넣었는지, 작업의 동기는 무엇인지, 작업 과정은 어떠했는지에 대해 항상 생각한다. 문학작품을 대할 때는 작품이 보여주는 가상세계의 중심에 들어가 이야기의 현장을 온몸으로 상상해 보기도 한다.
 
간간이 만나본 지역 문화예술인들은 "김맹곤 전 시장은 지역 문화예술에 관심이 없었다. 그가 재임하는 동안 지역 문화예술은 크게 후퇴했다"는 불만을 터뜨리곤 했다.
 
김 전 시장 재임 중에 문화예술과 계장을 지냈다는 공무원의 언행을 보니 이들의 불만이 근거없는 '어리광'이 아닐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오는 4월 13일 새 시장이 선출된다. 그는 과연 지역 문화예술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을지, 기대와 우려가 벌써부터 교차한다. 김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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