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터 프랭클의 죽음의 소용소에서>
빅터 프랭클 지음·이시형 옮김
청아출판사·246쪽

누구나 '나는 왜 사는가?' 라는 물음을 갖곤 했을 것이다. 나도 심한 마음 앓이를 한 적이 있다. 그러다 상담공부를 시작하였고 많은 내적변화가 있었지만 그 후에도 문득 문득 '나는 왜 사는 거지?' '어떻게 살아야 하는 거지?'라는 물음에 직면했다.
 
지난해 여름, 빅터 프랭클 박사의 <죽음의 수용소에서>를 접하게 되었다. 이 책은 내가 지녔던 물음에 대한 해답을 주지는 않았지만, 나 자신을 한없이 작아지게 만들었다. 세계적인 신경학자이자 정신과 의사였던 빅터 프랭클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유대인이라는 이유만으로 3년을 다카우 수용소와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 보냈다. <죽음의 수용소에서>는 강제수용소에서 겪은 체험을 기록한 수기이다.
 
가장 비참하고 비극적인 절망적 상황 속에서 그는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었을까? 바로 여기에서 우리는 산다는 것은 곧 시련을 감내하는 것이며, 살아남기 위해서는 시련 속에서 어떤 의미를 찾아야 한다는 실존주의적 주제와 만나게 된다.
 
인간은 시련을 초래한 상황을 변화시킬 수는 없다. 하지만 그에 대한 자신의 태도를 선택할 수는 있다. 프랭클 박사는 "나치가 나의 모든 것을 빼앗아갔지만 내가 이 상황 속에서 어떻게 행동할지를 선택할 자유는 빼앗아가지 못했다"고 고백한다. 평범한 삶에서는 당연시 됐던 모든 인간적인 목표들이 수용소 안에서는 철저히 박탈당했고, 남은 것이라곤 오로지 '주어진 상황에서 자신의 태도를 취할 수 있는' 자유만 남을 뿐이라는 사실을 프랭클 박사는 깨달았던 것이다.
 
프랭클 박사는 또한 인간은 자기 삶의 의미가 무엇인지를 물어서는 안 된다고 하였다. 인간은 질문을 하는 게 아니라 삶으로부터 질문을 받고 있으며, 그 자신의 삶에 대해 '책임을 짐으로써'만 삶의 질문에 대답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책은 지금 내가 느끼고 있는 고통과 고민을 가볍게 만들어주었다. 그리고 삶이라는 필드(field)에서 한없이 낮아지고 겸손해지게 만들어주었다. 마지막으로 이 책의 가장 인상적인 문구를 하나 소개한다. '왜 살아야 하는지를 아는 사람은 그 어떤 상황도 견뎌낼 수 있다.(니체)'


김해뉴스


정영숙 인제대 교육학 박사▶김해동광초 교사 및 인제대 겸임교수, 1급 전문상담교사, MBTI 전문강사, 학교폭력 및 집단따돌림 예방교육·지도에 깊은 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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