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선영 경남도의원
지난 주말 서울·경기·대구지역 전·현직 여성 기초의회 의원들과 함께 김해한옥체험관에서 하룻밤을 묵었다. 창원에서 자겠다는 여성의원들에게 한옥체험관 자랑을 하고 김해도 알릴 겸 해서 억지를 부렸던 것이다. 한옥체험관이 요모조모 잘 꾸며져 있다는 칭찬을 들어 뿌듯했다. 김해의 역사, 명승지를 설명하고 다음날 가 볼 것을 권하며 새벽잠을 청했다.
 
문제는 다음날 아침이었다. 제주에서 열리는 연수에 참석하기 위해 혼자 아침 일찍 한옥체험관을 나섰다. 손님들이 곤히 자는 모습을 보고 김해에 대한 좋은 추억을 간직하리라 믿었다.
 
공항에 도착해 탑승수속을 받는데 전화가 왔다. 아침 먹을 곳을 알려달라는 것이었다. 한옥체험관 식당을 소개했더니 문을 닫았다고 했다. 그럴 리가 있나 싶어 직접 전화를 했다. 한옥체험관 투숙객을 위한 조식은 열 명이 넘어야 가능하다고 했다. 그마저도 미리 신청해야 한다고 했다. 김해를 숙박지로 정한 손님들에게 고개를 들 수가 없었다.
 
한옥체험관에 식당이 없다면 몰라도, 버젓이 있는데도 끼니 해결을 할 수 없다는 데에는 안타까움마저 든다. 한옥체험관은 숙박객이 적어 조식을 준비하기 어렵다고 항변하겠지만, 끼니 해결이 안 되는 숙박시설에 손님이 찾아가는 게 더 이상하지 않을까.
 
요즘은 그 흔한 펜션 중에서도 관광객의 편의를 위해 조식을 제공하는 곳이 많다. 한옥체험관에 한 번 실망한 손님들이 다시 찾아 올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낯선 곳에서 잠을 청하고 맞이하는 아침이 불편하다면 김해의 1천만 관광객 유치 목표는 공염불일 수밖에 없다. 아침 공복에 시달린 손님들의 원망이 비행기의 엔진소리만큼이나 크게 느껴지는 하루였다. 김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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