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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의 위기는 늘 있는 것… 피하기보다 맞서고 즐기면서 극복”[2] 정태영 이코리아산업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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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재 2016.02.03 09:49
  • 호수 259
  • 8면
  • 김예린 기자(beaurin@gimhaenews.co.kr)

"위기는 항상 찾아옵니다. 위기를 극복하는 방법은 위기에 맞서고 즐기는 것입니다."

김해에 전자부품과 조립 완성품을 생산해 매년 1천억 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는 사출성형업체가 있다. 주촌면 골든루트산업단지 안에 자리 잡은 이코리아산업㈜이다. 좀 더 상세히 설명하자면, LG전자 세탁기 협력사이자 일본 구로다전기와 함께 외국인전용 산업단지인 김해사이언스파크 일반산업단지를 조성하고 있는 회사다.

대표 정태영 씨의 고향은 부산 금정구 구서동이다. 부모는 방앗간을 운영하면서, 돼지·염소 등을 키워 자식들을 길러냈다. 유년시절의 정 대표 집에는 각종 가축들이 늘 있었다. 그도 직접 토끼 100마리를 키워 시장에 내다 팔아 용돈을 벌기도 했다. 그래서 어릴 때의 꿈은 멋진 목장을 경영하는 것이었다.

부산서 태어나 어릴 때 가축 키워
한때 목장 운영 꿈꾸기도
중학생 때 친척 제조업 공장 방문
“어른이 되면 기업 운영” 결심
대학 졸업 후 회계사무소 취직
사업 위한 돈 관리·운용 배워

1993년 부산서 ‘화평정공’ 설립
1년 간 회사서 숙식하며 생산
직원 6명이 두 달만에 15명으로
2002년 김해로 이전 계속 성장
무한경쟁 생존 위해 기술 개발
“청년세대 도전정신 너무 부족”

정 대표는 중학생 시절 친척이 운영하는 제조업 공장을 방문하면서 새로운 꿈을 꾸었다. 그는 "사촌 매형이 운영하던 사출성형업체 '일성화학' 공장에 갔었다. 내 몸보다 큰 기계들이 굉음을 내며 돌아가더니 전자제품 부품 하나를 만들어 내더라. 공장에서 기계가 돌아가는 모습에 매료됐다. '어른이 되면 나도 기업을 운영해야겠다'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부산 동신중학교와 경남 양산의 양산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진주산업대학교 조경학과에 진학했다. 1986년 대학을 졸업한 뒤에는 회계사무소에 취직했다. 사업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먼저 돈을 어떻게 관리하고 운용해야 하는지를 배워야겠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회계사무소에서 10개월 간 근무한 그는 사촌 매형의 일성화학에 취직했다. 3년 동안 일을 하면서 일본에 가 사출기술을 보고 배우기도 했다.

   
▲ 정태영 이코리아산업㈜ 대표가 골든루트산업단지에 있는 공장에서 회사 상황 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정 대표는 마침내 1993년 구서동에 사출성형업체 '화평정공'을 설립했다. 직원 6명으로 출발한 회사였는데, 두 달 만에 15명으로 늘었다. 미국 제너럴일렉트로닉(GE)에 부품을 가공해 납품했다. 그는 1년 간 회사에서 숙식하면서 직원들과 함께 부품을 생산했다. 1996년에 회사 직원은 30명으로까지 늘어났다. 회사 이름도 화평정공에서 명성산업으로 바꿨다. 1999년에는 LG전자 세탁기 협력사가 됐다. LG전자가 사출성형공법 관련 기술을 전폭적으로 지원했다.

회사의 규모는 날로 커졌다. 명성산업은 2000년에 일렉트로닉 코리아라는 뜻의 이코리아산업㈜로 바뀌었다. 직원이 6명이던 회사는 8년 만에 100명이 넘는 사출성형업체로 성장했다. 2002년에는 공장을 김해로 옮겼다. 지금은 직원이 400명이다. 어느덧 일본 구로다전기와 합작해 인도 뭄바이 근처 푸네에서 해외법인업체를 운영하는 중견기업으로 거듭났다.

이코리아산업이 10년 만에 어엿한 중견기업으로 발돋움한 배경에는 정 대표의 조직관리에 대한 철학과 끊임없는 기술 개발이 있었다. 정 대표는 "업무 능력이 부족한 직원을 일을 못한다고 다그쳐서는 안 된다. 교육을 시켜서 잘 하도록 만드는 게 리더의 역할이다. 월례회에서는 우수 사원 시상을 하고, 회사 조직이나 운영에 대해 문제점을 지적하거나 개선방향 등을 제시한 사원에게는 상금을 준다. 회사 내에 직원들의 제안이 많다는 것은 희망이 많다는 것을 뜻한다"고 말했다.

이코리아산업은 드럼세탁기 안에 증기를 만들어 주는 부품 '스팀 제너레이터 어셈블리', 세제투입장치 '디스펜서 어셈블리'와 식기세척기에서 물을 뿜어내는 장치인 '디시워터 섬프 어셈블리' 등 다양한 전자제품 부품을 생산한다. 이 회사가 생산하는 스팀 제너레이터 어셈블리는 세계 최고 성능을 자랑한다. 2007년에는 국내 최초로 '탠덤 몰드'를 개발했다. 하나의 금형에서 전혀 다른 중량의 부품을 동시에 생산하는 기술이다. 탠덤몰드 기술은 시간당 생산량을 2배로 증가시켜 플라스틱 부품 사출 원가를 최대 40% 절감하는 효과를 낸다.

최근에는 사출성형공법인 IMD공법과 IML공법을 개발했다. IMD공법은 금형 사이에 인쇄된 필름을 삽입해 부품 성형과 동시에 잉크를 부품 위에 전사시키는 방식이다. IML공법은 금형 사이에 스크린 인쇄된 필름을 넣어 사출물에 밀착시켜 성형하는 방식이다. 이러한 방식은 통돌이세탁기 플라스틱 뚜껑 등을 생산할 때 사용한다. 이코리아산업은 하루 300~500개가 넘는 부품을 생산한다. 부품을 수송하는 차량만 하루 130회 이상 오간다.

정 대표가 끈임없이 신기술 개발에 신경을 쓰는 것은 생존의 유일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그는 "무한경쟁에서는 신기술 없이는 살아남을 수 없다. 회사에는 혁신팀과 연구소가 있다. 연구소에서는 13명이 일한다. 3D설계 능력을 갖춘 인재들이다. 혁신과 기술개발은 미래의 돈을 잡는 길"이라고 말했다.

정 대표는 위기가 찾아오면 피하지 않는다고 했다. 위기에 맞서서 새로운 돌파구를 찾으려고 한다. 이러한 생각은 기업 경영 방식에도 묻어난다. 그는 "생산 방식을 개선하는 것만으로는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 대부분의 제조업체는 20~30년 전 기계를 계속 쓴다. 제조업의 생명은 기계다. 우리 회사는 새로운 사출성형기계가 나오면 과감하게 구입한다. 남들이 가지 않는 길을 걸어가는 게 위기에 맞서는 힘"이라고 강조했다.

이코리아산업은 최근 들어서는 전기자동차 사업에 뛰어들 준비를 하고 있다. 4년 전부터 170억 원을 들여 전기자동차 신기술 연구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경기도 평택에 전기자동차 부품 생산을 위한 공장을 설립했고, 전기자동차의 모터 인버터 등 부품 개발을 완료했다.

"미래산업은 전기자동차입니다. 미국의 전기차 시장은 32만 대 수준입니다. 오는 2020년에는 350만 대 이상 소비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전기 차 개발 속도는 점점 빨라지고 있습니다. 이코리아산업도 연구 개발에 매진할 생각입니다."

정 대표는 인터뷰를 마치면서 청년들에게 따끔한 일침을 놓았다. 그는 "우리 회사에는 김해건설공업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기술을 배워 차장 지위에까지 오른 직원이 있다. 차장 정도면 연봉을 비롯한 각종 여건이 제법 괜찮다. 가장 나이가 많은 금형기술자는 67세이다. 기술이 있으니 몸이 허락할 때까지는 일할 수 있다. 그런데 요즘의 20~30대 청년들은 제조업체에 입사하면 2~3개월 일한 뒤 힘들다며 나가 버린다. 청년실업이 계속되고 있다고 하지만 제조업체에는 사람이 없다. 금형, 도금, 사출 등을 배우려 하지 않는다"고 아쉬워했다. 그는 "대부분의 청년들이 공무원 되길 꿈꾼다고 한다. 누군가가 걸어간 길, 편안한 길로만 가려고 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 남들이 가지 않는 길을 앞장서서 걸어가고, 항상 변화하려고 노력할 때 남들이 가지지 못한 것을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김해뉴스 /김예린 기자  beaurin@gimhaenews.co.kr

≫정태영 대표는…부산 출생. 청룡초-동신중-양산고-진주산업대 조경학과 졸업. 1993년 화평정공 설립. 1999년 LG전자 세탁기 협력사 등록. 2000년 이코리아산업㈜ 설립. 2003년 국제표준화기구(ISO)9001 획득. 2004년 국제표준화기구(ISO)14001 획득. 2007년 수출 1억불탑 수상. 2012년 인도법인 설립. 2015년 평택공장법인 설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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