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청소년문화의집은 2004년 처음 문을 연, 김해시에서 설치·운영하고 있는 청소년수련시설이다. 간단한 수련활동을 실시할 수 있는 시설 및 설비를 갖춘 정보·문화·예술 중심의 시설이다.
 
김해청소년문화의집이 생긴지 어느새 8년이다. 아직도 청소년문화의집이 비행청소년이 오는 곳이라고 오해를 하시는 분들이 있다. 동아리활동을 하는 청소년들, 청소년문화의집에 오는 청소년들은 대부분 '딴따라'나 나쁜(?) 청소년들이라고 자칫 오해하시는 분이 있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어쩌면 우리 어른들은 모두 도망치거나 방관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청소년들이 무언가를 잘못해도 공부를 잘한다는 이유로 또는 무섭다는 이유로, 애정과 관심으로 지켜보는 어른 노릇을 하지 못한 채 그 자리서 도망치고 있는 건 아닌지. 청소년들을 제대로 꾸짖어 주는 어른이 별로 없는 게 현실이다.
 
동아리 활동을 하는 청소년들을 보면 어른인 내가 봐도 배울 점이 참 많다. 아이들은 어느 순간 자신의 삶을 만들어간다. 그 누구도 가르쳐 주지 않고 관심 가져주지 않는 상황에서도 자신의 역할을 하고 있다. 오히려 성인들이 제대로 된 문화를 누려보지 않아 우리 청소년들에게 줄 문화가 없지 않은가?
 
향락과 유흥에만 젖어 있는 문화를 우리 청소년들이 그대로 답습하게 될 때면 성인인 나도 책임이 느껴진다. 제대로 된 공간이나 문화를 만들어 주지 못하는 현실 때문에 어른들은 미안함으로 피하고만 있는 걸까?
 
청소년문화의집은 동아리 활동과 참여기구 활동 그리고 각종 청소년활동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동아리활동을 하는 청소년은 공부 안하는 '딴따라'라는 시선으로부터 자유로운 공간이다. 청소년문화의집은 청소년들에게 자신이 선택한 것에 대한 책임을 요구할 뿐 다른 강요는 하지 않는다.
 
청소년참여기구 역시 마찬가지다. 우리 사회는 대학생들이 정치에 관심이 없다는 한탄만 할 뿐, 아이들에게 그 과정을 가르쳐 주지는 않는다. 대화와 타협의 과정이 민주주의 과정임에도 불구하고 우리에겐 그런 충분한 시간이 없기에 정답만 요구하게 된다. 말로만 글로만 배우는 민주주의는 결국 무관심을 양산하게 된다.
 
김해청소년문화의집에서는 김해시청소년참여위원회와 청소년운영위원회를 운영하고 있다. 청소년참여위원회는 김해시 청소년들의 대변자요, 청소년운영위원회는 청소년문화의집을 이용하는 청소년들의 대변자이다.
 
청소년문화의집에서 이루어지는 모든 사업은 청소년들에게 누릴 수 있는 자유를 주는 것이다. 성공과 실패, 성취와 좌절, 고민과 방황, 그 모든 것을 주려 한다. 그래서 문화적으로 더 건강한 아이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책으로 하는 공부를 넘어 타인과 소통하고, 문화로 이야기하고, 자기 자신과 싸우며 인생을 공부하게 하는 시간들이 있어야 하겠기에.
 
"선생님, 2002년에 어디 계셨어요?" 청소년문화의집이 처음 개관한 2004년에 대학생이던 학생이 나에게 한 말이다. 자신들이 동아리활동을 하던 2002년, 그 때는 왜 이런 청소년문화의집이 없었냐고 나에게 하소연했다. 그때 동아리활동을 하기가 너무 힘이 들었다고 말이다. 이제는 자신의 삶을 살고 있는 청년이 된 그는 자신들의 든든한 배경이 되어줄 누군가를 원했을 것이다. 색안경을 쓰지 않고 자신의 생각과 하고 싶은 것에 관심을 가져주는 환경을 말이다.
 
부족한 힘이지만, 그런 아이들을 위해 우리가 존재하고 있다. 오늘을 살아가며 방황하고 고민하는 멋진 청소년들에게 어른들이 할 수 있는 방법은 어렵지 않다. 그들에게 더 건강한 문화를 만들어 주어야 한다. 그것이 우리의 미래를 건강하게 하는 일이다. 청소년들은 사랑과 관심으로 성장하는 존재이니까. 미래를 위한 담보물이 아닌, 현재 사랑받을 가치가 충분히 있는 존재이므로.

저작권자 © 김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