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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 첫걸음은 ‘나’를 아는 것… 부닥치고 경험한 모든 게 도움”3 ‘개집컴퍼니’ 박병훈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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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재 2016.03.02 10:25
  • 호수 262
  • 9면
  • 조나리 기자(nari@gimhaenews.co.kr)

   
▲ 박병훈 대표가 세계여행을 개념으로 잡아 설립한 솊독 안내판 앞에 서 있다.
자유로운 성격 탓 학생 때 사업가 꿈 
부모 권유로 마지못해 간 대학 자퇴

막노동·공인중개사·주식 투자까지 
실패와 좌절 이겨내며 창업 꿈 키워
월세 얻을 돈으로 점포‘집 비어’ 창업
훗날 자신의 띠 덧붙여 ‘개집 비어’

6년 만에 전국 직영점·가맹점 19개로
‘개집쌀롱’‘솊독’ 등 새 브랜드 탄생
현재 브랜드 관리 ‘개집컴퍼니’도 설립


"사업을 하려면 무엇보다 자기 자신을 잘 알아야 합니다. 저는 그걸 위해 막노동에서 공인중개사, 주식 투자까지 많은 경험을 했어요. 통장 잔고 '0원'을 기록한 적도 있습니다. 이 모든 일들은 제가 저를 이해하고 사업을 펼치는 데 큰 도움이 됐습니다."

김해를 대표하는 프랜차이즈 '개집비어'를 운영하는 '개집컴퍼니'의 박병훈(34) 대표가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그는 스물여덟 살이던 2010년 2월 '개집비어'를 처음 개장했다. 6년만에 전국 직영점·가맹점은 19개로 늘었다. '개집쌀롱', '솊독' 등 새로운 브랜드까지 만들었다. 지금은 이 모든 브랜드를 관리하는 '개집컴퍼니'까지 생겼다.
 
■자유분방했던 청춘 시절
박 대표는 학창 시절부터 사업가를 꿈꿨다. 가족과 친척 중에는 공무원, 교사가 많았다. 이런 안정적인 직업이 그에게는 오히려 갑갑하게 느껴졌다.

"어릴 때부터 호기심이 많았습니다. 하고 싶은 일도 많았지요. 고등학교 앞의 문방구, 분식점 사장들을 봐도 멋있게 느껴졌어요. 작은 가게지만 그 가게의 '대장'이니까요."

박 대표는 고등학교를 졸업할 무렵 대학에 가지 않으려 했다. 트럭을 몰며 장사에 뛰어들고 싶었다. 그러나 부모의 뜻을 꺾을 수는 없었다. 사업을 하고 싶으면 경영학과에 가라는 설득에 넘어갔다. 결국 인제대학교 경영학과에 진학했다. 그는 학교 생활보다는 '실전' 경험에 더 집중했다. 결국 학교를 자퇴하고 말았다. 각종 음식점, 공사 현장, 모텔 등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기도 했다.

26세 때에는 공인중개사 자격증을 취득해 공인중개사로 나서기도 했다. 공장 매매를 전문으로 했다. 김해의 수많은 공장들을 직접 찾아다니며 명함을 돌렸다. 그 덕분에 상담 고객이 늘어났다. 1년만에 8천만 원을 벌었다.

부동산 업무를 하다 보니 공장 대표들이 관심을 갖는 주식 투자에도 호기심이 생겼다. 직접 부딪쳐 주식을 배우자는 생각에 돈을 집어넣었다. 그러나 모든 게 뜻대로 되는 게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는 데에는 3개월밖에 걸리지 않았다. 그는 석 달만에 3천만 원을 홀랑 날려버렸다. 남은 돈 50만 원으로 친구들에게 술을 산 뒤 주식에서 완전히 손을 뗐다.

박 대표는 강릉에 올라간 뒤 김해까지 걸어서 내려오면서 무전여행을 하기로 했다. 기차역이나 교회 등에서 새우잠을 잤다. 밥은 얻어먹었다. 그는 끝없이 이어진 길을 걸으며 지난 일을 생각하고 반성했다. 어디까지가 자신감이었고 어디까지가 자만심이었는지 고민을 거듭했다.

그는 "성공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보면 대개 한 번은 실패를 경험한다고 하더라. 망해 봐야 성장하는 것이라면 차라리 얼른 망해보는 게 낫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15박 16일 동안 무전여행을 한 뒤 잃었던 자신감을 조금씩 회복하기 시작했다. '나는 뭘 해도 안 돼'라는 패배 의식을 없애기 위해 쉬운 일부터 하나하나 풀어나갔다. 가장 먼저 오토바이 자격증부터 땄다.

   
▲ 박병훈 대표와 개집컴퍼니 직원들.
■우연히 시작한 개집비어
멀쩡하게 대학에 갔다가 돌연 자퇴하더니 우왕좌왕하는 아들을 본 부모의 걱정이 커졌다. 부모와 갈등까지 생겼다. 그는 어머니의 권유로 보증금 500만 원에 원룸을 얻어 혼자 나가 살기로 했다. 이런 것이 인연이고 운명이라는 것일까. 원룸을 구하려던 그는 희한하게 점포를 얻게 됐다.

"원룸은 보증금 500만 원에 월세 30만 원이었습니다. 아무리 돌아다녀도 마음에 드는 원룸이 없더라고요. 그때 보증금 1천만 원에 월세 50만 원이라는 점포 임대 홍보물이 눈에 띄더군요. 단순하게 '월세 차이가 겨우 20만 원이다. 한 달에 20만 원만 벌면 손해가 아니다'라는 바보 같은(?) 생각이 들었어요. 그게 가게를 시작하게 된 계기입니다."

박 대표가 얻은 점포는 테이블이 8개, 면적은 20평 정도인 조그마한 맥주집이었다. 그에게 가게는 집이나 마찬가지였다. 그래서 가게 이름을 '집 비어'라 지었다. 가게 앞에 개띠인 자신을 상징하는 개 모양 로고를 달았다. 이것이 나중에 가게 이름에 '개'자를 덧 붙여 '개집비어'가 되는 원인이 됐다.

당시만 해도 김해에는 스몰비어 가게가 하나도 없었다. 개집비어는 스몰비어의 시작인 셈이었다. 개집비어는 자유로움을 추구하는 박 대표의 성격처럼 '안 되는 게 없는' 가게였다. 그는 가게 앞에 '우리 집 안주는 맛이 없으니 통닭집에서 닭을 시켜 드세요'라는 팻말을 달았다. 가게에서 틀어주는 음악도 고객이 고를 수 있게 했다. 술도 직접 알아서 가져갈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아무리 좋은 시스템을 갖고 있더라도 문제는 홍보였다. 개집비어가 사람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아 개점 후 1년 동안은 고전을 면치 못했다. 하루종일 3천 원짜리 맥주 한 잔을 파는 데 그친 날도 있었다. 그래도 가게 문을 닫지 않은 것은 희망이 보였기 때문이었다. "고객들의 반응이 정말 좋았어요. 한 번 찾아온 고객은 대부분 일주일 내에 다시 찾아오더군요. 손님 10명 중 9명은 같이 술을 먹자고 했어요. 가족 같은 분위기였습니다."

개집비어는 서서히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 그는 '나는 타고난 장사꾼'이라는 자신감을 갖고 승부수를 던졌다. 월요일에는 다트 대회, 화요일에는 영화 상영, 수요일에는 음악회 등 매일 이벤트를 만들었다. 이를 포스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홍보했다. 자유로운 분위기와 적극적인 마케팅에 이끌린 외국인들이 가게로 몰려들었다. 외국인들이 찾는 주점으로 알려지면서 20대들의 발길도 늘어났다.

박 대표는 어방동에 이어 내외동에 개집비어 2호점을 냈다. 가게가 잘 되자 회의감이 들기 시작했다. 자신은 새로운 아이템으로 가게를 만드는 일을 즐기는 것이지 가게 운영을 즐기는 게 아니라는 점을 깨달았다. 그러다 만든 게 2012년 '개집쌀롱'이었다. "막걸리와 소주를 칵테일처럼 만들어 외국인들에게 마시게 하고 싶었답니다. 이런 개념을 바탕에 깔아 개집쌀롱을 차렸습니다."

지난해에 시작한 '솊독'은 직원과 고객이 소통할 수 있는 일본의 철판요리점을 기본으로 삼았다. 음식을 통해 세계여행을 한다는 개념을 덧붙였다. 태국의 꿍퐁커리, 스페인의 감바스, 일본의 교자만두, 중국의 시홍슬·차우찌단 등 다국적 음식을 6천900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에 내놓았다. 40~50대 고객은 물론 20~30대 젊은 고객들에게도 큰 인기를 끌었다.
 
■"김해의 감성, 전국에 알릴 터"
박 대표는 지난해에 개집컴퍼니를 만든 뒤 '청년 장사꾼 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청년 창업 지원에 적극 나섰다. 자신처럼 장사에 꿈을 가진 아르바이트생들이 가게에서 일한 뒤 5년 뒤에는 독립할 수 있게 돕는 게 내용이다. 프로젝트 신청 조건 중에서 눈에 띄는 것은 학력 제한이 없다는 점이다. "저부터 대학 중퇴생이잖아요. 장사를 하고 싶어하는 청년들에게 기회를 주고 싶어요. 직장에서는 토익 성적이 필요하지만, 장사꾼에게는 좋은 인상과 쓰러지지 않는 근성이 필요해요. 장사라는 것은 어렵지는 않지만 힘든 일입니다. 웃는 인상으로 손님을 대하고, 힘들어도 근성을 갖고 이어나갈 청년이 필요합니다." 

개집컴퍼니가 아무리 커져도 김해를 떠나지 않겠다는 게 박 대표의 변함없는 생각이다. 앞으로는 김해의 역사, 문화가 고스란히 담겨 있는 봉황동에 가게를 내는 게 그의 계획 중 일부이다.

"김해에는 문화 콘텐츠가 매우 많습니다. 김해의 역사, 문화가 바로 브랜드의 차별성입니다. 지자체와 긴밀하게 연계해서 김해의 감성을 부산·울산·경남 지역을 시작으로 전국에 널리 알리고 싶습니다." 

김해뉴스 /조나리 기자 nari@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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