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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책(Book) 내 삶을 바꾼 이 한 권-시즌Ⅱ
‘거지 대장’의 삶에서 배운 나눔과 봉사 정신
  • 수정 0000.00.00 00:00
  • 게재 2016.03.09 09:23
  • 호수 263
  • 13면
  • 박현성 김해 신안초 교사(report@gimhaenews.co.kr)

   
 
<사조영웅전>
진융
김영사
총8권

무협, 공상과학(SF), 로맨스. 이런 장르소설들은 그 가치를 조금 낮춰보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이런 장르소설들의 매력에 빠져 밤을 한 번 안 세워 본 청춘이 어디 있으랴!
 
젊은 시절에 크게 영향을 끼친 '내 인생의 책 한 권'을 추천해 보라고 하면, 나는 주저하지 않고 중국의 소설가 진융(김용)이 쓴 <사조영웅전>을 꼽는다.
 
<사조영웅전>을 처음 접한 건 수능시험을 코 앞에 둔 고등학교 3학년 때였다. 모의고사를 치고 난 뒤 부모님을 만나러 잠시 고향집에 들렀을 때, 책장에서 지끈거리는 머리를 식힐 요량으로 손에 잡히는 대로 책을 한 권 꺼내들었다. 그게 <사조영웅전>이었다.
 
처음엔 그저 몇 쪽 읽다 말 생각이었다. 그런데, 마지막 권의 끝장을 넘길 때까지 수업시간을 제외하고는 1주일 동안 깨어 있는 시간을 통째로 책에 쏟아 붓고 말았다. 고3생의 달콤한 현실도피라 하기엔 너무 출혈이 큰 시간이었지만 어쩔 수 없었다. 끊임없이 휘몰아치는 이야기의 폭풍, 그 마력이 주는 즐거움에서 벗어나기란 참으로 어려운 일이었다. 친구들은 <사조영웅전>에 빠진 나를 걱정하기도 했다. 어떤 친구들은 '사치스런 여유'라며 비꼬기도 했다.
 
하지만 20년이 지나 다시 생각해 봐도 <사조영웅전>을 읽은 건 인생에 있어 정말 큰 행운인 것 같다. 수능 점수 몇 점보다 더 중요한 인생관을 세울 수 있었으니 말이다.
 
<사조영웅전>은 장편 대하소설이다. 역사적 배경과 장소를 바탕으로 하고 있지만 현실은 아니다. 작가의 머릿속 상상이 만들어 낸 이야기일 뿐이다. 책을 읽으면서 곽정, 황용, 홍칠공, 왕중양 등 수많은 영웅들을 만났다. 이들은 대의를 자신들의 인생 목표로 설정하고 앞으로 나아갔다. 그 과정에서 많은 고난과 역경을 겪었지만 대의를 저버리지 않았다.
 
이런 점에서 이 책은 내게 인생을 살아가는 방향이 어떠해야 하는지를 알려준 등대와 같다. 어떠한 어려움이 있더라도 큰 꿈을 품고 나아가면 꿈을 이룰 수 있다는 것을 가르쳐 줬다. 지금도 시간이 날 때면 다시 읽어보곤 한다. 내 인생 최고의 보물인 셈이다.
 
<사조영웅전>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인물은 거지 개방의 방주 홍칠공이다. 가진 것 없이 중원을 떠돌아다니지만 너무나 행복해 보인다. 돈은 없지만, 자신보다 더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나눔을 실천하고 그것만으로 행복할 수 있는 사람이다. 그 홍칠공의 삶에서 봉사를 배웠고, 지금 열심히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넉넉하게 살고 있지는 않지만, 월급의 10분의 1을 나보다 더 돈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전하고 있다. 이렇게 나눔을 실천하면서 행복할 수 있는 것은 바로 한 권의 책이 준 감동과 깨달음 때문이다.
 
<사조영웅전>. 독자 여러분들도 이 책을 읽게 된다면 영웅들이 삶을 살아가는 방식에 공감하게 될 것이다. 나름의 바람직한 인생철학을 세울 수 있을 것이다. 끊임없이 선택의 길에 섰을 때, 나침반 같은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봄으로써 옳은 길을 가고자 노력하게 될 것이다.

   
 

김해뉴스


▶박현성
/경남 산청 출생. 진주교육대학교 졸업. 김해신안초 교사. 올해의 과학교사상, 선플지도자 대상, 교육기부대상.

<저작권자 © 김해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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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미경 2016-12-30 23:09:25

    이 독후감을 보면서 영웅문을 꼭 읽어보고 싶어 지는군요
    그리고 거지가 나눔을 실천한다는 말에 정말 감동입니다. 정말 가진 것이 많은 우리보다 거지가 더 나눔을 실천할 수 있다니 우리들도 바로 나눔을 실천해야 겠네요.   삭제

    • 박선경 2016-11-27 13:44:39

      좋은 책 소개 감사합니다. 이 글을 보니 지금 당장 영웅문이 읽고 싶어 지는 것 같습니다. 영우들의 멋진 이야기 꼭 읽고 싶네요. 독후감이 너무 멋진 것 같습니다.   삭제

      • 박지원 2016-09-23 22:50:00

        좋은 글에 독후감이라 그런지 감동입니다. 우린 책에서 다른 사람들의 삶을 배울 수도 있고, 우린 또 다른 사람의 독후감에서도 새로운 삶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는 것 같네요.
        이런 좋은 코너는 김해뉴스만의 특징인 것 같습니다. 김해뉴스 화이팅입니다.   삭제

        • 장준표 2016-05-03 10:24:17

          한 권의 책을 통한 배움이 그 자체가 또다른 감동을 주네요. 박현성 선생님 사랑하고 존경합니다.   삭제

          • 박지원 2016-03-19 16:08:54

            한 권의 책이 사람에게 이렇게 큰 영향을 줄 수 있네요. 박현성 선생님의 훈훈한 기사는 김해신문을 통해 잘 보고 있는데, 이렇게 멋진 글솜씨도 가지고 계시네요. 존경스럽습니다.   삭제

            • 박성재 2016-03-17 18:35:32

              저는 이 글을 읽고 저 책을 너무 읽고싶게 만드네용ㅎㅎㅎ   삭제

              • 조은솔 2016-03-15 10:18:30

                저는 이 책이 재미있는 내용일것 같아서 읽어보고 싶습니다. 내가 꼭 한번이라도 읽고 싶습니다. 이 책 말고도 책을 많이 읽어야 겠습니다.   삭제

                • 이혜원 2016-03-15 10:10:03

                  제가 읽기는 조금 어려울 것 같은데
                  제가 나중에 커서 꼭 읽어 볼 께요. 좋은 책 추천 감사해요!!   삭제

                  • 전지원 2016-03-15 10:07:12

                    선생님의 느낌중 '어떠한 어려움이 있더라도 큰 꿈을 품고 나아가면 꿈을 이룰 수 있다는 걸 가르쳐 줬다'가 이 기사 중 나에게 가장 와닫는 말인 것 같다 이 말 꼭 새겨 듣고 잊지 말아야 겠다   삭제

                    • 박민기 2016-03-15 10:05:05

                      한 편의 책이 사람의 인생을 바꿀 수도 있다는 것을 이 글을 읽고 알게 되었습니다. 선생의 멋진 글솜씨에 또 감동을 하네요. 저도 앞으로 책을 많이 읽어야 겠네요.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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