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쾌현·김해서부경찰서 청문감사관
이른 아침 출근하던 길에 횡단보도 신호등 앞에 정차한 차량 밖으로 잠시 눈을 돌려본다. 어제만 해도 식당을 하던 곳인데 간판이 내려졌다. 어떤 업종의 가게가 다시 들어서려는지 실내 장식 작업이 한창이다.
 
지난해 7월 김해서부경찰서로 발령받은 뒤 식당을 비롯한 여러 종류의 영업점들이 폐업과 개업을 반복하는 장면을 봤다. 가족의 생계를 위해 운영하던 가게를 폐업하는 업주의 마음이 어떨지를 생각해 보니 아침부터 기분이 그다지 좋지 않다.
 
이런 생각을 하면서 사무실에 도착해 빠듯한 오전 일과를 마무리하고 점심식사를 하러 가던 중 문득 아침출근 시간에 본 폐업식당이 자꾸 머리에 맴돌았다.
 
고민에 싸여 있던 중 서장도 같은 고민을 했는지 "지역경기를 활성화시키고 경찰서 직원들 간에 소통도 할 겸 화합의 시간을 가져보는 것이 어떠냐"는 의견을 내놓았다.
 
직원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매달 둘째, 넷째 주 수요일을 '소화제(소통과 화합)의 날'로 정해 구내식당을 휴무케 하고 전 직원들이 경찰서 인근 식당에서 점심식사를 하기로 했다.
 
한 달에 두 번이지만 경찰서 직원 250여 명이 인근 식당을 이용하면서 지역 경제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가벼워졌다.
 
또 저녁 술 회식 문화를 점심식사 회식으로 바꿈에 따라 음주로 인한 경찰관들의 사고를 방지하는 데에도 크게 기여하게 됐다.
 
'자신만을 위한 삶은 외로운 삶이다. 모두를 위한 삶은 행복한 삶이다'라는 말이 있다. 앞으로는 경찰의 기본업무인 치안활동과 함께 주민을 위한, 주민에게 필요한, 주민이 공감하는 선진 경찰로 거듭날 것을 다짐한다. 우리 경찰서 청렴동아리 '한빛' 회원들과 함께 지역의 소외계층을 위한 봉사활동에 더욱 매진할 계획이다. 김해뉴스

 

저작권자 © 김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