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정위반 내세워 1위 공윤권 탈락
본선 경쟁력 의식 허성곤 전략공천
공  “탈당·무소속 출마 불사” 반발
시민 “말만 국민경선 유권자 농락”


더불어민주당이 국민경선으로 뽑은 김해시장 재선거 후보를 탈락시키고 다른 후보를 전략공천했다. 당 안팎에서 반발이 일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경남도당은 지난 11일 "중앙당 제18차 비상대책위원회에서 허성곤 전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청장을 김해시장 재선거 후보로 공천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지난 5일 실시된 김해시장 재선거 후보 결선 여론조사에서 1위를 차지했던 공윤권 후보는 시장 후보 자리를 박탈당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전국 최초로 안심번호를 이용한 국민여론조사라고 대대적으로 홍보를 하면서 경선을 실시했다. 당시 공 후보는 최종 875점을 기록, 785점에 머문 허 후보를 따돌렸다.

▲ 더불어민주당 김해시장 예비후보들이 지난달 25일 경선 결과 승복을 다짐하고 있다.

허 후보는 이 결과에 불복하고 '김해시장 재선거 재심 신청의 건'을 중앙당에 제기했다. 내용은 '공 후보 측이 '노사모 지지 후보'라는 허위 문자를 발송해 도당 선관위로부터 경고를 받았고, 김해시선관위로부터 고발당했다. 당초 1천여 건이라고 소명했지만, 나중에 알아보니 11만여 건이었다. '노무현재단 경남지역위원회 운영위원'이면서도 '노무현재단 운영위원'으로 경력을 허위 표기했다'는 것이었다. 더불어민주당 공직선거후보자추천재심위원회는 지난 9일 재심 신청의 건을 심의한 뒤 "허 후보의 재심 요청을 받아들인다"고 결정했다.

더불어민주당이 공 후보를 배제한 이유는 표면상으로는 선거 규정 위반이지만, 실제로는 당선 가능성 때문이라는 게 당 안팎의 분석이다. 더불어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공 후보가 본선에서 새누리당 후보에게 이기기 힘들 것이란 여론이 지배적이다. 또 공 후보를 내세워서는 총선에서도 전패할 우려가 크다는 점이 거론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공 후보는 14일 김해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더불어민주당의 경선 과정을 상세하게 설명한 뒤 특별한 이유도 없이 경선 결과를 뒤집은 당을 비판했다. 그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누워 있는 김해에서, 노 전 대통령의 정신을 이어 받는다는 더불어민주당에서 막장드라마가 펼쳐졌다. 민주적 당내경선에서 예선, 결선 모두 1위를 한 제가 말도 안 되는 이유로 탈락하고 다른 후보가 전략공천됐다"고 개탄했다.

공 후보는 "상대 후보 측에서 고발한 내용만을 근거로 지역의 유력 정치인이 개입해 경선 결과를 무효화시키고 고발 주체인 상대 후보를 전략공천하는 코미디 같은 일이 발생했다. 시민의 명령을 무효화시키는 정치꾼들의 구태 정치에 대해 시민이 선택한 후보로서 가만히 있을 수 없다"고 분개했다. 그는 "더불어민주당 경남도당은 이른 시간 안에 시민의 선택을 원상회복시키는 노력을 하라. 안 된다면 당을 떠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자회견 뒤 "무소속으로 출마할 것이냐"는 질문에 부인을 하지 않았다.

김해시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는 "경선으로 후보를 결정한 게 아니다. (공 후보가)무소속으로 출마하더라도 선거법 위반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이 후보를 바꾼 데 대해 당 내부에서는 물론 일반 시민들도 이해하기 힘들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더불어민주당이 허 후보의 당선을 예상하고 여론조사를 한 것인지는 모르겠다. 그러나 자신들이 원하지 않는 결과가 나왔다 하더라도 받아들여야 한다. 여론은 민심인데 이렇게 되니 많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회사원 김 모(28·어방동) 씨는 "더불어민주당 당원이다. 여론조사 전화도 받았다. 지지하는 사람을 선택했다. 그가 선택되지 못해 아쉽지만 시민들의 뜻이 그러려니 했다. 갑자기 전략공천이라며 결과를 뒤집어버렸다. 결과가 이렇게 정해져 있는 것이라면 다른 예비후보들은 뭐가 되나"고 말했다.  

김해뉴스 /남태우·김예린 기자  leo@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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