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1회 매년 16회 ‘밥퍼봉사’
기업 지원받아 식재료 기증
학생 멘토링·월급끝전 기부도

"짜장, 짜장, 맛있는 짜장이 있어요." 새로 개업한 중국집에서 나는 소리가 아니다. 삼방동 한 골목에서 흘러나오는 소리다. 경쾌한 목소리가 흘러나온 골목에는 어르신들이 길게 줄을 서 있다. 이 골목에는 무료급식소 '길손의 쉼터'가 자리잡고 있다. 매일 운영되는 소외계층 무료급식소다.
 
'길손의 쉼터'에서 급식을 시작하기 전, 자동차에 떡을 가득 실은 일행이 도착했다. 중소기업진흥공단 경남동부지부 봉사단원들이다. 이들은 익숙한 듯이 주방에 들어갔다. 봉사단원들은 길손의 쉼터 봉사자들과 함께 앞치마를 두르고 어르신들이 오기 전에 바삐 음식을 준비했다.
 
음식 준비가 끝나갈 무렵 삼삼오오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했다. 봉사자들은 설거지팀과 배식팀으로 나눠 어르신들의 식사를 도왔다. 이날 급식 메뉴는 짜장밥이었다. 봉사자들은 윤기가 흐르는 짜장을 들고 다니며 어르신들에게 급식했다. "어머니, 좀 더 드세요.", "와서 음료도 드세요."
 

▲ 중진공 경남동부지부 김성규 지부장이 점심 배식 봉사활동을 하고있다.

중진공 경남동부지부 봉사단은 2012년 지부 개소와 함께 만들어졌다. 사원, 대리, 과장, 지부장 등 직급, 직책에 상관없이 모든 직원들이 참여했다. 봉사단은 총 11명으로 구성됐다. 매회 2~3명 정도씩 팀을 꾸려 활동하고 있다. 길손의 쉼터에서는 매주 한 차례, 매년 총 16차례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밥퍼봉사'를 하고 있다. 또 지역의 중소기업들로부터 식재료를 지원 받아 기증하기도 한다. 지난 8일에는 '참앤참'(대표 강은경)에서 떡국 300인 분을 기증받아 길손의 쉼터에 지원했다. 앞으로는 7, 10월 두 차례에 걸쳐 지역중소기업들과 함께 봉사활동에 참여할 예정이다.     
 
중진공 경남동부지부 직원들은 바쁜 업무 시간에도 짬을 내 봉사활동에 참여한다. 김성규 경남동부지부장은 "직장인들의 특성상 지속적인 봉사를 하기가 어렵다. 무료급식봉사는 점심시간에만 운영하기 때문에 부담 없이 마음을 나눌 수 있다"라며 "점심시간에 잠시 나와서 하는 봉사지만 (봉사를)마치고 나면 하루 종일 마음이 따뜻하다"고 말했다. 직원 노윤지(26·여) 씨는 "최근 입사한 뒤 처음 봉사를 하러 왔다. 짧은 시간이지만 누군가에게 웃음을 줄 수 있어 기분이 좋다"며 웃음을 보였다.
 
중진공 경남동부지부는 무료급식 봉사 이외에도 대학생 멘토링, 월급끝전 기부하기 등의 봉사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대학생 멘토링은 대학생들을 상대로 면접 대비, 자기소개서 작성하기 등의 취업 준비를 도와주는 봉사활동이다. 월급끝전 기부란 직원들이 월급의 끝전을 떼서 기부하는 활동이다. 이렇게 모은 돈은 지역학생들에게 장학금으로 지원한다.
 
김성규 지부장은 "우리가 직접 봉사를 나가기도 하지만 기업들에게 도움이 필요한 봉사기관을 소개해 주기도 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거창하거나 멀리 있는 것이 아니다. 가까운 곳에서도 얼마든지 감당할 수 있다. 기업이 속한 지역 공동체에 따뜻하고 소중한 사랑을 나누고, 이를 바탕으로 함께 성장해 나가는 것이야말로 중소기업이 할 수 있는 최고의 사회적 책임"이라고 강조했다.

김해뉴스 /오진실 인제대 학생인턴 report@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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