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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나무도 키우고 사람들과 하나 되고… 춤, 더 당당하고 멋지게!춤의 열정 가득… 김지영과 ‘무용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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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재 2016.03.30 09:02
  • 호수 266
  • 11면
  • 강보금 기자(amond@gimhaenews.co.kr)

메소드(배우가 극중 배역에 몰입해 그 인물 자체가 되어 연기하는 방법)와 나르시시즘의 발현은 거울로부터 시작된다. 맞닿은 발레슈즈가 허공으로 솟구칠 때 무용수는 메소드적 연기에 몰입하는 한편 나르시시즘적 아름다움에 젖어든다. 선율을 따라 들어가 보니 거기에는 그리스신화의 나르키소스가 있었다. 나르키소스는 물에 비친 자신의 얼굴에 매료돼 물에 빠져 죽었다. 나르시시즘의 어원이다. 정신분석학적으로 나르시시즘은 자기애가 정도를 넘은 현상을 말한다. 춤을 추는 이들은 거울과 마주하는 시간이 많다. 이들은 춤을 추고 있는 자신을 바라볼 때 극도의 아름다움을 느낀다고 한다. 그런 현장을 찾아가 보았다. 인제대학교 정문 앞에 있는 김지영 무용학원이다.

중2 때 뮤지컬 배우 꿈꾸며 무용학원에 다녀
대학에선 현대무용 전공… 무용단원으로 활동
6년 전 학원 개설… 대학서 ‘케이 팝’ 체험 강의도
“제자 양성 내가 춤추는 것처럼 뿌듯
지난해 정기 무용제… 계속 유지해 나갈 계획
일반 시민들과 합동 공연도 펼칠 생각”

구름이 가까운 곳에서 거니는 8층. 김지영(37) 씨의 무용학원은 칸칸이 나뉘어진 작은 공간들로 구성돼 있었다.
 
연습실은 한 쪽 벽면 전체가 거울로 되어 있었다.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은 한 연습실에는 화려한 그래비티 그림이 그려져 있었다. 큰 연습실에서는 수업이 한창이었다. 조명이 알록달록한 색을 사방으로 뿌리고 있었고, 성인 몸통만한 웅장한 스피커가 놓여 있었다. 창가 쪽에는 매트와 철봉처럼 생긴 무용 바 서너 개가 세워져 있었다.
 

   
▲ '김지영 무용학원'의 김지영 원장이 학생들의 자세를 바로 잡아주며 무용 지도를 하고 있다.
연습실 안의 공기는 아이들의 가쁜 호흡 때문인지 춤을 열정적으로 추고 난 뒤라서 그런지 고막을 때리는 경쾌한 음악과 어우러져 후끈 달아올라 있었다.
 
김지영 원장은 "지금은 유아반 수업 중이다"라고 말했다. 아이들은 기자의 방문이 신기했는지 질문세례를 쏟아냈다. "누구세요?, 우리 선생님이랑 무슨 얘기해요?, 눈에 반짝거리는 건 뭐에요? 예쁘다. 나도 바르고 싶다…."
 
무용을 하는 아이들은 밝고 적극적이라고 한다. 김 원장은 "춤을 추면 성격이 밝아지는 경우가 많다. 성격 개조를 위해 부모의 손에 이끌려 왔다가 전공을 현대무용으로 선택한 제자도 있다. '히키코모리(은둔형 외톨이)'처럼 집 밖으로 전혀 나가질 않고 친구도 안 만나는 아이가 있었다. 아이의 부모님이 아이를 데리고 학원을 찾아 왔다. 춤에 관심이 있는 아이는 아니었지만 춤을 배우다 보니 재능이 발견됐고 춤에 흥미를 보였다. 그 제자는 성격도 많이 밝아졌고, 현재 현대무용을 전공으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그러면서 "무용은 몸을 많이 움직이는 장르라서 정서적으로도 긍정적인 효과를 준다"고 덧붙였다.
 
   
 
김 원장은 부산에서 태어났다. 어린 시절부터 남들 앞에 나서는 걸 좋아했다고 한다. 태생적으로 무대 체질이었던 모양이다.
 
"어릴 때 부모님과 주변 어르신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으며 자랐어요. 끼가 다분해서 재롱을 많이 피웠죠. 중학교 2학년 때부터 뮤지컬 배우의 꿈을 품고 무용학원에 다니기 시작했습니다. 사실은 대중가요에 맞춰 춤추는 댄스가 배우고 싶었지만 그 시절에는 댄스학원이 많이 없던 터라 집에서 멀리 있는 무용학원을 다녀야만 했어요. 하지만 그래도 좋았죠."
 
그는 고교 졸업 후 신라대학교 무용학과에 진학해 현대무용을 전공했다. 대학시절에는 부산의 하루 무용단과 하야로비 무용단의 정단원으로 활동했다. 그는 "하야로비 무용단에 들어 갈 때는 경쟁률이 높았다. 특별히 잘했다고 생각하진 않지만 하야로비 무용단의 단원으로 있을 적에 쌓은 경험들이 지금의 자양분이 되었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2000년에 전국 청소년 무용제 공연에 초청됐다. 하루 무용단 의 '흑백사진' 안무를 담당하며 출연을 했고, 2001년에는 부산 바다축제 '나는 춤춘다' 초청공연을 했다. 하루무용단의 '젊은이의 노래', '꼭두놀이' 안무와 출연을 담당하고, 뮤지컬 '심청이'에 객원으로 출연한 경험도 있다. 또한 '미스 앤 미스터'라는 공연으로 2003년 부산 달맞이 축제, 울산, 포항에서 초청공연을 열었다. 하야로비 무용단에서는 정기공연 '수호의 말 이야기'에 출연했다.
 
   
 
2005년, 대학을 졸업 하자마자 그는 선배의 소개로 가야대학교와 인제대학교 평생교육원에서 재즈댄스 강사 생활을 시작했다. 전공은 한국무용이지만, 독학으로 재즈댄스와 방송댄스를 계속 연습해 와 문제는 없었다. 2006년부터 2009년까지는 인제대학교 동부스포츠센터에서 스포츠교육 3팀장, 강사 양성반 2기를 운영했다.
 
김 원장이 개인 학원을 개원한 것은 6년 전이다. 처음에는 삼정동에서 제자를 양성하다 3년 전부터 어방동에 자리를 잡았다. 2014년부터 현재까지 김해시 장애인복지관에서 댄스강사 일과 함께 인제대학교의 일본, 중국, 필리핀, 말레이시아 등 외국인교류학생 케이 팝(K-pop) 체험 강의도 하고 있다. 무용을 통해서 세대를 아우르는 소통을 실현하고 싶다는 김 원장은 "제자를 양성하는 건 제 자신이 춤을 추는 일 만큼이나 의미있는 일이다. 아이들의 성장과정을 지켜보면 마치 거울을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지난해에 학원을 개원하고 나서 칠암문화센터에서 '가장 순수한 춤과의 만남'이라는 제목으로 정기 무용제를 열었다. 약 6개월 동안 안무와 연출을 모두 총괄했다. 절대 관객들에게 학예회를 보는 듯한 느낌을 주지 말자고 다짐하면서 새벽까지 준비를 했다. 그 결과 관객들이 가득 찼고 열화와 같은 환호를 받았다. 공연이 모두 끝난 후에는 가슴이 벅차서 울음을 멈출 수가 없었다. 제자들과 함께 무언가를 해냈다는 기쁨이 한꺼번에 밀려들었다"면서 눈시울을 붉혔다.
 
김 원장은 안무를 구상할 때 많은 부분을 염두에 둔다고 말했다. 우선 춤을 추는 사람의 성격과 신체의 장단점을 모두 생각해서 안무와 동선을 맞춘다. 그러고 보면 안무를 완성 하는 일은 무대 연출과 다를 바 없다.
 
"앞으로는 전문적으로 연출 공부를 할 생각이다. 지난해에 열었던 정기 무용제를 더욱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다. 일반 시민들과 합동 공연도 시도할 예정이다. 일반 시민뿐만 아니라 장애 아동이나 노인층 등 남녀노소 많은 사람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하나의 문화제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 제자 중에 70대의 멋쟁이 할아버지가 있다. 그 분과도 내년 공연에는 함께 할 예정이다."
 
인터뷰를 마치면서 김 원장은 수업 준비에 들어갔다. 이윽고 전공반 학생들은 분주히 무용 바를 연습실 안에 일정한 간격으로 배치 하며 수업 준비를 했다. 김 원장이 들어와 아이들과 스트레칭으로 몸을 풀었다. 아이들의 스트레칭을 돕던 김 원장의 눈빛은 사뭇 달라져 있었다. 그가 춤을 출 때 보니 거울 속 자신의 모습에 스스로 매료된 듯한 눈빛이었다. 그는 고개를 꼿꼿이 들고 거울 속의 자신을 응시했다. 당당하면서도 자신감이 넘쳤다. 거울에 비친 그와 제자들의 몸동작은 메소드적 연기와 나르시시즘적 아름다움을 발현하고 있었다.  


≫김지영 /부산 출신. 신라대학교 무용학과 졸업. 현대무용을 전공하고 독학으로 방송댄스, 재즈댄스, 걸스힙합 등을 섭렵. 2006년 동부스포츠센터 수영대회 초청공연 안무, 인제대학교 사회체육학과 학술제 총안무를 맡음. 2005, 2008년 김지영의 재즈스토리 공연과 2015년 칠암문화센터에서 열린 학원 정기 무용제의 총 안무 및 연출을 맡음.

김해뉴스 /강보금 기자 amond@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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