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맨 심형래는 얼굴이 복스럽게 통통해 보인다. 볼 살이 도톰하게 붙어 있고 아래로 갈수록 넓어지는 사다리꼴의 형상이다. 아래가 발달하면 지적상(地積象)이라고 하며, 정기신혈(精氣神血)의 네 가지 분류로는 혈과(血科)에 속한다.
 
혈과에는 계란형의 혈과와 지적상의 혈과 두 종류가 있다. 계란형 혈과는 중기가 약해서 비장기능을 비롯한 소화기가 약해지기 쉬운데 반해 지적상 혈과는 힘이 좋고 소화기가 튼튼하다. 지적상 혈과는 힘이 좋기 때문에 힘쓰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에게서 많이 볼 수 있다.
 
혈과는 피가 새는 질환이 잘 생기며, 어혈(瘀血)이 잘 생기는 편이다. 차고 축축한 기운이 합쳐진 한습(寒濕)이라는 사기는 무거운 성질 때문에 아래쪽에서 침입하는데, 지적상의 형상은 아래쪽이 발달되었기 때문에 한습이 침입하기 쉽다.
 
한습이 몸에 들어오면 감기몸살처럼 아프기도 하고 다리가 시리고 허리와 엉덩이 주변이 차가우면서 아프고 물건을 매달아 놓은 것처럼 무겁게 느껴진다. 한습은 말 그대로 차고 축축한 기운이라서 작업환경이나 주거지가 차고 습하면 더 잘 들어오므로 주의하는 것이 좋다.
 
심형래는 눈코입이 작고 귀는 큰 편이다. 남자는 코가 발달되어야 기(氣)를 잘 보충하는데 남자의 코가 작고 들리면 양기(陽氣)가 부족해지기 쉽다. 양기가 부족하면 몸이 차가워져서 추위를 잘 타고, 하초(下焦)는 냉하고 머리로는 열이 뜨기도 한다. 땀이 많으며 잘 먹기는 하지만 소화 기능이 떨어진다. 소변이 시원치 않게 되고 성기능이 떨어지기도 한다.
 
심형래는 예전에 영화 촬영 당시 구안와사를 겪었다고 한다. 추운 곳에서 계속 촬영하고 수면도 부족한 상태에서 구안와사가 생긴 것이다. 구안와사는 안면신경이 마비되어 한쪽에만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은데, 얼굴 감각이 이상하고 둔하게 느껴지면서 얼굴이 비뚤어진다. 이마에 주름을 잡을 수 없고, 눈이 감기지 않으며, 마비된 쪽의 입이 늘어져서 물을 마실 때 마비된 쪽으로 새어 나오게 된다. 마비된 쪽의 얼굴에 통증이 있는 경우도 있다.
 
마비가 되기 전에 귀 뒤쪽에서 통증을 느끼기도 하는데, 구안와사가 생기려는 전조증상이다. 구안와사는 와사풍이라고도 하는데 풍사(風邪)가 침입해서 신경을 마비시키는 것이다. 풍사는 뒷목의 경락을 타고 잘 들어오기 때문에 귀 뒤쪽이 아픈 것이다.
 
구안와사는 보통 10일 안에 증상이 호전되기 시작하고 6주 전후로 완전히 회복된다. 간혹 2개월 정도 지나야 회복의 기미를 보이는 경우는 안면근육쇠약 등 후유증이 남기도 한다.
 
구안와사는 차가운 기운에 너무 많이 노출되어도 잘 생기지만, 풍(風)에 손상당하기 쉬운 봄철에도 많이 생기는 편이다. 풍사가 들어온다 하더라도 체력이 좋고 건강한 사람들은 가벼운 감기기운이나 두통 정도만 하고 넘어가기도 하지만 면역력이 떨어진 상태, 과로로 무리한 상태에서는 심각한 상태가 되기도 한다.
 
지금은 가벼운 옷차림으로 외출하는 때이지만, 원기가 약한 사람들은 봄바람에 상하지 않도록 주의하는 것이 좋겠다. 김해뉴스



 

 

강유식 부산장덕한의원장

저작권자 © 김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