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학교 가는 길' 프로그램을 진행할 다문화가족지원센터 강의실.

'한국인'이라는 정체성이 부족하고 한글 능력이 떨어지는 다문화가정의 미취학 아동들에게 초등학교 입학에 앞서 학교 적응 기회를 미리 제공하는 프로그램이 개설된다.
 
김해시다문화가족지원센터는 "오는 8일부터 11월까지 8개월 동안 내국인(원주민)가정의 자녀들에 비해 한국어 능력이 부족한 다문화가정의 미취학 아동들이 미리 학교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돕는 '학교 가는 길' 프로그램을 실시한다"고 4일 밝혔다.
 
다문화가족지원센터는 "다문화가정 미취학 아동들의 한국어 능력, 학습태도를 향상시켜 아이들의 학교 부적응을 예방하는 데 목적이 있다"고 덧붙였다.
 
'학교 가는 길' 프로그램에는 다문화가정의 미취학 아동 15명이 참여한다. 프로그램은 매주 1차례 총 30회에 걸쳐 진행된다. 다문화가정 자녀들에게 한국어교육, 학습코칭, 생활지도를 진행하게 된다. 프로그램은 소그룹 형식으로 진행된다. 어린이들마다 수준이 다르기 때문에 강사가 어린이들에게 1 대 1 지도를 하게 된다. 교육 외에도 전통놀이문화체험, 진로(직업)체험도 할 계획이다.
 
다문화가족지원센터가 '학교 가는 길' 프로그램을 진행하게 된 것은 다문화가정의 미취학 아동들을 대상으로 하는 한국어 강의를 열어달라는 요청이 끊이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다문화가정 자녀들 중에는 어머니의 나라에서 살다 입학할 나이가 돼 귀국한 경우가 적지 않다. 이들은 한국인이라는 정체성도 없을 뿐더러 한글도 모른다.
 
지금까지 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 진행하는 한국어 강의는 모두 성인을 대상으로 한 강의 뿐이었다. 다문화가정 자녀들이 받을 수 있는 강의는 없었다.
 
다문화가족지원센터는 다문화가정 어린이들을 지역아동센터로 연결시켜 줬지만, 지역아동센터도 주로 초등학생들만 담당하기 때문에 다문화가정의 미취학 아동들은 교육에서 소외된 상태나 다름없었다.
 
다문화가족지원센터는 예산 문제로 고민을 하다 김해시 교육도시육성과의 '우수 평생학습프로그램' 공모에 참여해 선정됐다. 그 덕분에 시 지원을 받아 '학교 가는 길' 프로그램을 열 수 있게 됐다. 프로그램이 개설되자 반응은 뜨거웠다. 다문화가족지원센터 측이 다문화가정에 연락해 참여 의사를 타진하자 거의 대부분이 참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한다.
 
다문화가족지원센터 이경현 사회복지사는 "다문화가정 관련 사업, 정책의 초점은 대부분 결혼이민자에 맞추어져 있다. 이들의 자녀들이 성장하면서 교육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다. 앞으로 다문화가정의 자녀들에 대한 다양한 사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프로그램을 통해 다문화가정 아이들의 학습능력을 향상시키고, 또래집단과의 상호작용을 통한 적응력·사회성 발달을 기대하고 있다. 일회성 체험보다는 장기적인 프로그램을 만들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해뉴스 /강은지 인제대 학생인턴 report@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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