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단원 10명으로 출발
‘빨간 밥차’에서 정기급식봉사
 일일찻집 운영 노인정 등 지원

지난달 29일 오전 장유 율하동 수남공원에 빨간 트럭 한 대가 미끄러지듯 도착했다. 빨간 트럭에는 '사랑해, 빨간 밥차'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었다. 트럭이 도착하자 미리 기다리고 있던 봉사자들은 서둘러 음식을 챙기고 책상과 의자를 정리하며 무료급식 준비를 시작했다. 빨간 조끼, 형광색 조끼, 앞치마 등의 유니폼을 입은 봉사자들은 분주하게 움직였다. 그 중에서도 형광색조끼를 입은 봉사자 7명의 활동이 특히 눈에 띄었다. '우리동네나눔봉사단'이었다.
 

▲ 우리동네나눔봉사단 단원 등이 ‘빨간 밥차’ 급식봉사를 하고 있다.

봉사자들의 빠른 손놀림 덕분에 수남공원 한쪽에는 금방 급식 장소가 마련됐다. 다른 한쪽에서는 맛있는 음식 냄새가 났다. 11시 15분 무렵 봉사자들은 간단한 회의와 기도를 한 뒤 어르신들을 맞이하기 시작했다. 어르신들에게 "어서 오세요"라고 반갑게 인사하며 자리를 안내했다.
 
11시 44분 "친구야 9988234"라는 구호가 터져 나오면서 무료급식이 시작됐다. '친구야 99세까지 팔팔하게 살다가 2~3일 아픈 후 나흘째 가자'라는 뜻의 구호라고 한다. 이날 메뉴는 밥에 잡채, 묵, 콩나물국, 김치였다. 봉사자들은 직접 배식을 받아 자리에 앉은 어르신들에게 배달했다. 바람이 많이 부는 날이었지만 봉사자들과 어르신들의 얼굴에는 미소가 끊일 줄 몰랐다.
 
우리동네나눔봉사단은 지난해 4월 단원 10명으로 창단했다. 지금도 10명이 함께 무료급식 봉사를 하고 있다. 우리동네나눔봉사단이 빨간 밥차와 인연을 맺은 것은 창단 직후였다. 빨간 밥차에서 봉사를 하고 있던 장유대성교회로부터 도와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우리동네나눔봉사단은 빨간 밥차 봉사 뿐만 아니라 한 달에 한 번 산·하천 등에서 환경정화활동도 벌이고 있다. 지난해에는 일일찻집을 운영해 부영11단지 노인정과 대청초등학교 학생 1명을 지원하기도 했다.
 
우리동네나눔봉사단 이성희 총무는 "주부라는 핑계로 봉사에 참여하지 않았다. 주변사람의 권유로 우리동네나눔봉사단에 들어와 어르신들에게 식사를 대접하니까 정말 좋다. 비록 친부모는 아니지만, 어르신들이 식사를 하고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면 덩달아 기분이 좋다. 봉사를 하면 할수록 더 많은 것을 배워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창원에서 왔다는 변혜진 씨는 "어렵게 자랐다. 많이 베푸는 것이 행복이라고 생각한다. 큰일은 아니지만 남을 도우면서 행복해진다. 봉사는 자기만족인 것 같다. '우리동네사람들'에서 북카페 봉사를 하던 중 봉사단을 창단한다는 소식을 듣고 참여했다. 앞으로는 아이들을 돌보는 봉사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우리동네나눔봉사단 박태옥 단장은 "이주여성 멘토링을 하기 위해 지난해 일일찻집을 통해 기금을 마련했다. 그러나 전문가들로부터 교육을 받아 보니 인원은 물론 전문성도 모자라 어려움이 컸다. 그래서 기금을 노인정 지원금과 장학금으로 내놓았다"고 털어놓았다.
 
박 단장은 "우리동네나눔봉사단의 목적은 '따뜻한 마을 만들기'다. 많은 사람들이 함께 봉사를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앞으로는 아이들과 어머니가 함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다. 누구나 올 수 있는 사랑방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우리동네나눔봉사단 단원들에게 '봉사'에 대해 물었다. 그들은 다 같이 입을 모아 말했다. "즐거움이죠. 뿌듯하기도 하고…. 솔직히 큰일은 아니지만 저희에게는 너무 즐겁고 뿌듯한 일입니다. 우쿠렐레도 연습하고 있습니다. 열심히 배워서 노인병원에 가거나, 무료급식소에서 어르신들이 식사할 때 연주도 하고 싶습니다." 

김해뉴스 /오진실 인제대 학생인턴 report@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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