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은희 창원·독자
3월에 맞은 봄은 꽃샘추위와 함께인지라 따뜻한 봄의 느낌을 내지 못했다. 4월이 돼서 여기저기 벚꽃도 만나고, 노란 개나리도 만나고, 먼 산의 분홍빛 진달래를 보고서야 '아~ 봄이구나' 싶었다.
 
하지만 이 따뜻한 4월의 봄에 따스함만 만끽하는 게 아니라 그 뒤에 슬픔을 느끼는 건 비단 나뿐만은 아닐 것이라고 생각한다.
 
2014년 4월 16일 전남 진도 인근 해상에서 여객선 '세월호'가 침몰해 당시 수학여행을 가던 단원고 학생들을 비롯해 많은 이들이 비통한 죽음을 당했다. 잊어서도 안되고, 잊을 수도 없는 그 날이 벌써 2주기가 됐다.
 
저마다의 소중한 꿈과 바람들을 펴 보지도 못하고, 사랑하는 가족들을 남겨둔 채 세상을 떠나야 했던 희생자들의 억울함은 남은 국민들의 마음에 말도 못할 슬픔과 깊은 상실감을 남겨 놓았다.
 
아직도 인양이 이뤄지지 않아 깊고 차가운 바닷물 속에서 혼백조차 위로받지 못하고 있는 아이들, 사랑하는 가족을 잃고 가슴이 찢어지는 고통 속에서 매일 슬픔을 안고 살아가는 유가족들….
 
팽목항에 나부끼는 수많은 노란 리본들과 희생자 가족들의 사연이 적힌 현수막들을 보면 아직도 목이 메인다.
 
'많이 춥지? 아빠 품에 꼭 안겨. 따뜻하게….' 어느 희생자의 아버지가 걸어놓은 현수막의 글귀를 보면 나도 자식을 키우는 부모로서 한 없이 눈물을 흘리게 된다.
 
앞으로 이런 끔찍한 사고가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유가족들에게는 사회가 진심어린 사과와 반성을 전달하고, 앞으로 절대 잊지 않겠다는 다짐을 보여주는 모습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또 사고의 원인을 철저히 규명하고 대책을 마련해 다시는 이런 끔찍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정부와 국민 모두 깊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 김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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