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학교 개교와 함께 만들어
매주 장유 ‘사할린 경로당’ 방문
동포 어르신들 다양한 활동도와

김해율하고등학교(교장 김영환)에는 봉사단이 하나 있다. 이름은 '메아리 봉사단'이다. 다른 고등학교에도 봉사활동을 하는 학생들이 많지만, 김해율하고 봉사단은 어딘가 남다른 데가 있다. 활동 내용이 독특하기 때문이다.
 
메아리 봉사단은 2011년 김해율하고 개교와 함께 만들어졌다. 지금은 박병관 지도교사 아래 1학년 7명, 2학년 9명, 3학년 9명 등 25명이 활동하고 있다. 메아리 봉사단은 매주 토요일 오후 1~4시 장유3동 율현주공마을 '사할린 경로당'에 간다. 일제강점기 때 강제징용됐던 조선인들의 후손인 사할린동포 어르신들에게 한글 등을 가르치고 다양한 체험활동을 할 수 있게 돕기 위해서다.
 
메아리 봉사단은 회의를 통해 매주 활동계획을 세우고 수업 대본을 만든다. 봉사 당일에는 오후 1~2시에 1시간 동안 수업 준비 및 리허설을 진행한다. 2~3시에는 학생 2명이 교사로 나서 수업을 진행한다. 나머지 학생들은 수업 도우미 역할을 맡아 어르신들의 공책에서 틀린 글자를 고쳐 주거나 수업 내용을 이해하도록 도와준다.
 

▲ 김해율하고 메아리봉사단 학생들이 사할린동포 어르신들을 상대로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메아리 봉사단 단원들이 진행하는 수업은 내용이 다양하다. 메아리 봉사단의 3학년 회장인 박규리(18) 양은 "메아리 봉사단은 사할린 귀국동포 어르신들에게 한글을 가르친다. 할머니, 할아버지 들은 아직 배우는 단계라 한국말에 익숙하지 않다. 전자제품이 고장나거나 세금 고지서가 나오면 혼자 해결하기 어렵다. 그럴 때 도와주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글 공부보다 더 큰 역할은 어르신들의 손자·손녀가 돼 주는 것이다. 어르신들은 멀리 러시아에 가족을 두고 귀국해 많이 외롭다. 우리가 할머니, 할아버지 들의 손자·손녀 노릇을 한다. 명절이나 어버이날에는 같이 음식을 만들어 먹거나 카네이션을 달아 주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3학년 민성민(18) 군은 한국사 수업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그는 "일제강점기에 대해 수업을 진행했다. 어르신들은 다른 때보다 더 집중해서 수업을 들었다. 일제강점기 때 피해를 본 분들이어서 수업이 더 의미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2학년 조혜인(17) 양은 "중학교 3학년 때 학교에서 심리검사를 했다. 매우 재미있었다. 할머니, 할아버지 들도 심리검사를 하면 즐거워할 것 같아서 심리검사 수업을 진행했다. 어르신들이 흥미를 갖고 참여해 매우 기뻤다"며 웃었다.
 
사할린 귀국동포 어르신들은 8~10월에는 가족을 만나러 러시아에 간다. 메아리 봉사단은 그 기간에는 다른 봉사 활동을 벌인다. 박규리 양은 "지역아동센터에 가서 초·중학생들에게 국어, 영어, 수학을 가르친다"고 말했다. 그는 "학교 동아리 발표대회에서 메아리 봉사단은 1등을 했다. 상금을 받아서 어르신들과 함께 음식을 만들어 먹었다"고 자랑했다.
 
2학년 회장인 강민빈(17) 군은 "1학년 때 별명이 '메회'였다. 메아리 회장이라는 뜻이다. 메아리 봉사단에 관심을 많이 갖고 자주 참여한 덕분에 얻은 별명이다. 항상 감사하는 마음으로 봉사를 한다"면서 "메아리 파이팅"이라고 외쳤다. 박병관 교사는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적극 참여하고 스스로 동아리를 이끌어 나간다. 봉사 동아리 활동을 통해 참된 봉사의 의미를 알아 가는 것 같다. 앞으로도 계속 즐거운 마음으로 봉사를 같이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해뉴스 /오진실 인제대 학생인턴 report@gimhaenews.co.kr

저작권자 © 김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