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성곤 김해시장이 최근 페이스북 등에 사진을 하나 올렸다. 아침에 경전철을 타고 출근하는 사진이었다. 댓글이 적지 않게 달렸다. 대부분 긍정적인 내용이었다. "초심을 잃지 않기를" "시민들과 소통하는 시장이 되기를" 등이었다.
 
몇 년 동안 취재 등으로 지켜본 허 시장은 '보여주기 식' 행동을 그다지 좋아하는 사람이 아니었다. 어떻게 보면 투박하다 싶을 정도로 자신의 감정과 모습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고 보여주는 게 그의 매력 중 하나였다. 그래서 허 시장이 페이스북에 올린 사진을 보면서 단순한 허례나 과시용이라는 느낌을 받진 않았다. 그런데, 그가 경전철 안에서 환하게 웃는 모습을 보면서 두 가지 생각을 하게 됐다.
 
먼저, 편안한 공간에서 시민들을 만나는 것도 좋지만 출퇴근 때 경전철을 너무 자주 이용하지 말았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경전철 이용 횟수를 상징적인 수준에서 제한하는 게 바람직하지 않나 하는 생각도 했다. 경전철 이용을 장려하고 소통을 강조하기 위해 그러는 것이라면, 별 효과가 없을 것이란 말씀을 드리고 싶다.
 
시장은 한 도시의 현재를 정리하고, 미래를 준비하는 최고경영자(CEO)이다. 따라서 항상 많은 생각을 해야 하고, 많은 사람을 만나야 하고, 많은 업무를 소화해야 한다. 숱한 업무와 방문객 때문에 늘 체력적으로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는 존재다. 그렇다면 선택과 집중 혹은 체력 비축을 위해서라도 전용차로 '편안하게' 출근하면서 하루 일과를 기획하고 정리하는 게 더 바람직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그게 경전철 안에서 대단한 대화도 없이 시민들과 함께 출근하는 것보다 김해시와 시민들에게는 더 나을 수도 있을 것이다.
 
만약, 대중교통에 대한 시민들의 불편을 이해하고 싶다면 현장 시찰을  가거나, 행사에 참석할 때 가끔 버스나 택시를 타고 가는 게 좋을 것이다. 경남도청에 업무를 보러 갈 때에는 시외버스를 타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왜냐하면, 김해는 대중교통이 매우 불편하다는 평가를 받는 도시이기 때문이다. 특히 장유 지역 주민들이나, 면 지역 자연마을의 어르신들은 버스를 타는 데 심각한 애로를 느끼고 있다. 김해~창원을 출·퇴근하거나 등·하교하는 직장인, 학생 들의 불편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배차 간격이 넓은데다 차량 운행시간도 길기 때문이다.
 
물론 허 시장이 자주 혹은 늘 힘들게 대중교통을 이용하라는 건 아니다. 1년에 일정 횟수는 경전철로 출퇴근하고, 버스를 이용해 보라는 뜻이다. 그러면 현재 김해가 처한 대중교통의 현실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시민들의 진솔한 목소리를 들을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아, 한 가지 더. 불암동 같은 곳에서 택시도 한번 타 보길 권한다. 그야말로 일반 서민으로서 길 위에 서 있으면 택시를 잡는 데 길게는 한 시간을 허비해야 할 것이다. 허 시장께서 참고하시기 바란다.

김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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