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미화 관련업 종사자 단체
청소에 어려움 겪는 가정 지원
더럽고 힘든 일 마다않고 작업

"냄새 나고 더러운 쓰레기들을 치우는 일은 다들 꺼립니다. 우리가 아니면 누가 하겠나 싶었습니다. 일할 때와 달리 봉사할 때의 환경미화는 각별합니다. 제 마음이 치유되는 기분입니다."
 
온새미로 봉사단은 다른 봉사단과 달리 특정 분야에서 활동을 하고 있다. 바로 '환경미화'다. 온새미로 봉사단의 단원은 11명이다. 모두 환경미화 관련업체에서 근무하는 사람들이다.
 

▲ 온새미로 봉사단 단원들이 폐장롱을 치우고 있다.

온새미로 봉사단은 2012년 말 김종봉(50) 단장의 아이디어로 탄생했다. 그가 봉사단을 꾸리게 된 것은 요양보호사인 부인의 권유 덕분이었다. 김 단장은 "아내는 봉사활동을 많이 다녔다. 아내와 이야기를 나누다 김해에 환경미화 봉사활동이 필요하지만, 이를 전문으로 하는 봉사단체가 없다는 말을 들었다. 그래서 동료들을 모아 봉사단을 만들게 됐다"고 창단 계기를 밝혔다.
 
온새미로 봉사단은 독거노인, 장애인, 불우이웃 등 청소에 어려움을 겪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달려간다. 활동은 두세 달에 한 번 정도다. 다른 봉사단에 비해 잦은 편은 아니지만, 한 번 봉사활동을 하면 규모가 크다. 2014년 대성동 인근의 한 아파트에서는 43일 동안이나 봉사활동했다.
 
당시 아파트의 한 가정에는 사람이 다닐 수 없을 정도로 생활쓰레기 등이 가득 차 있었다. 온새미로 봉사단을 지원하는 김해자원봉사센터의 박윤주 대리는 "의뢰가 들어와 가 봤더니 현관부터 발 디딜 틈도 없이 쓰레기가 가득 차 있었다. '이걸 치울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고 회고했다. 아파트에 사는 어르신은 저장강박증에 시달리고 있었다. 늘 쓰레기를 집에 들고 갔다. 옷장, 우산, 의자, 책상 등이 쌓이고 쌓였다. 같이 살던 가족은 도저히 안 되겠다 싶었던지 다른 곳에 이사가서 따로 살고 있을 정도였다.
 
서울의 한 봉사단체가 도움을 주겠다고 와서 현장을 보더니 고개를 저으며 가버렸다. 그때 온새미로 봉사단만이 지원에 나섰다. 사람이 들어갈 수 있도록 현관을 터는 데에만 이틀이 걸렸다. 옷장 등 큰 쓰레기를 버릴 때에는 중장비까지 동원됐다. 업무를 마친 뒤 매일 오후에 청소를 진행해 결국 한 달을 훨씬 넘겨 정리를 마무리했다.
 
봉사단원인 정영철(54) 씨는 온새미로 봉사단에서 진행한 활동 중에서 지난해 3월의 일이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당시 공터의 폐트럭에 살던 할머니가 있었다. 할머니는 김해시의 도움을 받아 새 보금자리로 떠났지만 남은 폐트럭과 쓰레기가 문제였다. 쓰레기는 무려 10t 정도였다. 단원 10여 명이 이틀 동안이나 작업을 했다. 정 씨는 "쓰레기를 다 치우고 나니 기분이 상쾌하더라"며 웃었다.
 
온새미로 봉사단 단원들에게 이제 봉사는 하나의 기쁨으로 자리 잡았다. 정 씨는 "봉사활동을 하고 나면 몸에 냄새가 많이 배인다. 땀도 많이 난다. 그래도 깨끗하게 씻고, 함께 시원한 막걸리 한 잔을 마시면 그만한 낙원이 또 없다. 일로서는 느낄 수 없는 기쁨이자 삶의 즐거움"이라고 말했다. 
 
박윤주 대리는 "환경미화는 모두가 피하는 일이다. 대학생이 온새미로 봉사단을 따라 나섰다가 '살면서 이런 냄새는 처음 맡아본다'고 하더라. 그런 일을 앞장서서 책임지는 고마운 사람들이다"라고 말했다.  
 
김 단장은 박 대리의 말에 허허 하고 웃었다. "더럽고, 냄새나고…. 우리라고 그런 것을 못 느끼는 게 아닙니다. 다만 남을 돕는다는 게 우리에게 행복감을 주기에 참는 것입니다. 봉사활동을 시작한 것은 인생의 새 기회였습니다. 봉사는 이제 마음의 빈 공간을 채워주는 안식처입니다."

김해뉴스 /어태희 기자 tto@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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