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사람에게 작은 것을 주었는데, 그것이 두 배쯤 커져서 돌아왔다면 흔히 '수지맞았다'라고 합니다. 그렇다면 인간관계에서도 수지맞는 장사를 할 수 있을까요. 물론입니다. 인간 관계에서도 행위나 감정을 교환하면서 수지맞는 인생 장사를 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다음과 같은 것입니다.
 
K 씨는 항상 아내의 음식 솜씨에 불만을 갖고 있었습니다. 결혼하고 여러 해가 지났지만 아직 된장찌개 맛조차도 들쑥날쑥입니다. 처음에는 곧 나아지겠지 하고 참았지만, 가끔 새로 이사한 친구의 집에 집들이를 하러 다녀나면 여지없이 참았던 불만이 터져 나옵니다.

"당신은 도대체 언제 제대로 음식을 할 수 있는 거야"라고 잔소리를 하거나, "요리학원 등록해 줄까"라고 은근히 부추기기도 합니다. 그러면 아내는 "맛없으면 먹지 말든지…. 배가 고프면 다 맛있는데 당신은 아직 배가 부른 모양이네"이라고 당당히 대꾸를 합니다.
 
이러다간 영원히 맛없는 음식을 먹고 살 수 밖에 없겠다는 생각을 한 K 씨는 전략을 바꾸기로 했습니다. 어느 날 퇴근을 하고 집에 들어갔습니다. 그날도 여지없이 별로 맛이 없어 보이는 찌개가 상 한가운데에 떡 하니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한 숟가락 떠먹는 순간 신통치 않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어, 오늘 찌개 맛있는데…, 어떻게 한 거야? 맛이 기가 막히네!" 그는 바꾼 전략대로 밀어붙였습니다. "정말? 괜찮아?" 아내도 반색하는 기색으로 마주 앉았습니다.
 
조금은 고역이었지만 일단 맛있다고 한 이상 안 먹을 수가 없어서 맛있는 척하며 밥 한 공기를 다 비웠습니다. 그 후로 찌개는 아내의 요리 필살기가 돼 사흘에 한 번씩은 꼭 상에 올라왔습니다. K 씨는 한결같이 "야! 지난 번보다 더 맛있는데"라는 칭찬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그 평가에 고무된 아내는 다른 메뉴에도 더 신경을 써서 음식을 준비하는 것 같았습니다. 그러다 보니 어느 날부턴가 K 씨는 더 이상 마음에 없는 소리를 늘어놓을 필요가 없게 됐습니다. 진심으로 "야, 맛있다"를 반복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아내의 음식 솜씨는 남편의 칭찬에 힘입어 놀랍게 발전해 있었던 것입니다. 작은 칭찬이 영원히 맛있는 식사로 돌아온 수지맞는 인생 장사였던 셈입니다.
 
이렇게 수지맞는 인생장사를 하려면 먼저 칭찬이든, 인정이든 상대를 행복하게 하는 말이나 행동을 먼저 해야 합니다. 그러면 그런 것들이 더 큰 것이 되어 돌아오게 되는 것입니다.
 
먼저 줄 때는 진심으로 말이나 행동을 해야 합니다. 그렇게 하다 보면 어느새 처음에 생각했던 것보다 상대가 더 괜찮은 사람으로 느껴집니다. 상대도 자꾸 받기만 하면 빚을 진 느낌이 들기 때문에 뭔가로 갚아주고 싶어집니다. 그래서 자신이 받은 것보다 더 큰 것으로 갚아줄 수도 있게 되는 것입니다.
 
이러한 원리를 부모와 자식 간에, 혹은 부부 사이에 적용해서 작은 칭찬, 따뜻한 눈빛이나 포옹, 이해해 주는 말이나 격려하는 말 등을 먼저 준다면 반드시 편안하고 행복한 관계라는 엄청난 선물이 되돌아오는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김해뉴스


박미현
한국통합TA연구소
관계심리클리닉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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