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은하사 신도들이 게시판 서한문을 읽고 있다.

사찰 내에 현수막·서한문 게시
신도 대상 서명운동도 진행 중
“환경파괴·소음 물려줄 수 없어”

영남권신공항 입지 용역조사 결과 발표를 한 달 앞두고 김해의 대표적 불교 사찰인 신어산 은하사(주지 혜진 스님)가 밀양신공항 반대 운동에 나섰다. 은하사는 밀양신공항 반대 서한문과 현수막을 사찰 내에 내거는가 하면 사찰을 찾는 신도들을 대상으로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
 
은하사는 석가탄신일을 앞둔 지난 7일 사찰 입구에 '신어산과 은하사를 훼손하는 밀양공항을 반대합니다'라는 내용의 현수막을 걸었다. 은하사 게시판에는 혜진 스님의 이름으로 서한문(대자보)을 붙였다. 은하사 측은 서한문에서 밀양신공항에 반대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서한문에 따르면, 밀양신공항을 건설하려면 생림면 나전리 뒷산 등 산 19곳에서 산봉우리 27개를 잘라야 한다. 산 인근에 있는 전통사찰 16곳이 사라질 위기에 몰린다. 여기에 밤낮을 가리지 않는 비행기 소음 때문에 소·돼지 등 가축들이 새끼를 낳지 못하거나 사산하는 일이 일어나게 되고, 청소년들이 수업을 제대로 받지 못할 수도 있다. 비행기 소음에 따른 삶의 질 저하는 물론 철새, 멸종위기 야생동물, 천연기념물이 사라지는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
 
은하사는 또 신도들과 사찰을 찾는 관람객들을 대상으로 밀양신공항 반대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 은하사 관계자는 "지금까지 300여 명의 서명을 받았다. 석가탄신일에 은하사를 찾는 인원이 5천여 명에 이르기 때문에 서명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6월 영남권 신공항 입지 용역조사 결과가 발표되기 때문에 그 전에 서명운동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은하사 관계자는 "세계적으로나, 또는 인천공항의 예를 보더라도 공항은 산지 등 장애물이 없는 해안가에 만들고 있다. 김해공항은 돗대산과 신어산 때문에 비행기가 뜰 때마다 사고를 걱정해야 한다. 김해공항의 소음 피해보다 더 심한 피해를 자자손손 후손들에게 입힐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김해에서는 언제부터인가 소란스러워지고, 이웃 간에 반목이 끊이지 않았다. 기업인, 정치인, 행정지도자, 지역 인재 등이 구속되거나 낙마하는 일이 이어졌다. 이는 김해의 수호산인 남산을 망가뜨린 것과 무관하지 않다. 남산의 혼을 달래고 지역의 안녕을 기원하기 위해 위령제를 지내는 상황에서 신공항을 짓겠다고 김해의 산봉우리 19개를 자르는 일이 일어나게 해서는 안 된다"며 신도들과 정치인, 환경단체, 시민지도자 등이 힘을 모을 것을 촉구했다.
 
은하사를 찾은 시민 김덕순(49·부원동) 씨는 "굳이 정치적인 이유를 거론하지 않더라도 아름다운 자연을 훼손해서는 안 된다. 밀양에 신공항이 들어서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다른 시민 서 모(55·삼방동) 씨는 "김해 지역의 산을 깎으면서까지 밀양에 신공항을 세우는 것은 말이 안 된다. 경제 논리 뿐만 아니라 자연 환경 보존에 대해서도 생각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해뉴스 /조나리 기자 nari@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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