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형수 김해시의원 겸 김해공항소음대책위원
오는 6월로 예정된 영남권(동남권)신공항의 입지가 밀양으로 결정될 경우 김해는 엄청난 피해를 입게 된다. 지난해 1월 영남권 5개 시·도지사들이 유치운동 자제를 합의했지만, 김해는 가만히 앉아서 기다릴 수는 없는 입장이다. 신공항 유치로 경제적 이익을 생각하는 다른 지역들과는 달리 김해는 밀양으로 입지가 선정될 경우 큰 피해를 입어야 하기 때문이다.

밀양에 신공항을 건설하려면 밀양, 창녕, 김해지역 산봉우리 19곳을 절개해야 한다. 여기에서도 알 수 있듯이 항공기 사고의 위험이 크다. 밀양 일부 주민들은 고향을 떠나야 하고 비옥한 농토의 훼손이 불가피하다. 공항을 짓는 동안 산 정상부 절개 공사 때문에 엄청난 환경파괴가 일어나게 돼 시민 불편이 우려된다. 공사 후에는 밀양, 김해시민 들을 포함한 상당수 인구가 영원히 24시간 항공기소음에 시달리게 될 것으로 보인다.

김해는 지금도 김해공항 때문에 항공기소음 피해지역에 포함될 정도로 큰 소음피해를 겪고 있다. 당연히 항공기소음 피해에 대해 너무 잘 알고 있다. 2002년 지내동 동원아파트 뒤 돗대산에서 일어난 중국 민항기 추락사고로 탑승객 167명 중 129명이 사망한 참사를 눈으로 목격했기 때문에 항공기사고의 위험과 심각성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다. 지금도 항공기 소음이 평소보다 크게 들리면 사고가 난 게 아닐까 걱정하며 살아가고 있다. 또 고도제한 때문에 불암동 지역은 김해의 관문이면서도 도시의 성장에서 소외돼 있다.
 
소음 피해와 고도제한 등 생활의 불편과 경제적 피해를 줄 것으로 예상되는 24시간 신공항이 김해 인근 지역에 건설된다면 김해시민들이 반대운동을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각종 토론회와 언론보도에 인용된 국토부의 '2011 동남권 신공항 입지평가 자료집'에 따르면 밀양신공항이 들어설 경우 잘려 나갈 산봉우리 27곳 중 19곳이 김해에 있다. 밀양신공항은 이름만 밀양신공항이지, 사실은 김해에 엄청난 피해를 주는 공항이다. 김해시민들에게는 ‘나쁜 24시간 공항’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신공항 유치로 경제적 이익을 생각하는 다른 지역과는 달리 김해는 공사기간 동안은 물론이고 완공 후에도 상당한 지역이 엄청난 피해를 입어야 하기 때문에 가만히 앉아서 기다릴 수만은 없다. 신공항 입지가 밀양으로 정해진 후 반대운동을 하는 것은 명분도 없고 의미도 없는 일이 될 것이다.
 
지난 5일자 대구지역 한 일간지는 5월을 '신공항 결전의 달'로 정하고, 남은 기간 유치를 위한 모든 역량을 쏟아 부어야 한다고 했다. 신공항 유치를 통한 기업 유치 활성화와 양질의 일자리 확보가 곧 가정의 평화와도 직결된다고 판단해 배수의 진을 치자는 차원이라고 보도했다. 
 
신공항은 '결전', '배수의 진'이라는 단어를 사용할 정도로 사활을 건 지역 간 전투가 아니다. 특정지역에 대한 정치적 배려의 대상이 될 수도 없다. 100년, 1천 년을 내다보고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방법으로 입지를 선정해야 한다. 대구·경북의 기업 유치와 양질의 일자리, 가정의 평화를 위해서 밀양과 김해시민들의 안락한 삶을 희생시켜서는 안 된다. 엄청난 자연파괴를 전제로 한다면 밀양공항 건설은 후손에게 죄가 되는, 해서는 안 될 잘못된 일이다.
 
밀양의 비옥한 옥토를 훼손하고, 김해의 봉화산·신어산의 산봉우리를 절개해야 하고, 70만 도시로 성장하고 있는 김해와 밀양시민들에게 영원히 24시간 소음피해를 주면서 밀양에 공항을 건설하는 것은 상식이 아니다. 김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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