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해시의회가 9일 '밀양신공항 반대 결의안'을 채택했다.

‘입지선정 시민 처지 반영 결의안’
여·야 시의원 만장일치로 채택
“주장 관철될 때까지 강력 대응”
국회·국토교통부에 전달하기로
종교·시민단체도 반대 운동 가세

정부가 다음 달 중으로 '영남권(동남권)신공항 입지 사전타당성 검토용역' 결과를 발표할 예정인 가운데, 김해 지역에서 '밀양신공항'을 반대하는 움직임이 거세게 일고 있다. 

김해시의회의 배창한(새누리당) 의장과 송유인(더불어민주당), 김명식(새누리당), 이영철(무소속) 의원 등 여·야·무소속 시의원 18명은 9일 제191회 김해시의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영남권신공항 입지선정에 따른 김해시민 처지 반영 결의안'을 발의했다. 시의회는 대표발의자인 송 의원의 제안 설명을 들은 뒤 토론 없이 만장일치로 결의안을 채택했다. 김해시의회는 결의안을 국회와 국토교통부에 전달할 방침이다. 김해시의원들은 "2011년 국토부가 발표한 '2011 동남권 신공항 입지평가 자료집'에 따르면, 밀양에 신공항이 들어설 경우 잘려 나갈 27개 산봉우리 중 19개가 김해에 있다. 밀양으로 신공항 입지가 선정되면 김해에 엄청난 피해를 줄 수밖에 없어 김해시민 대다수는 밀양신공항에 반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해시의원들은 "국토부는 영남권신공항 사전타당성 검토 용역을 수행할 때 김해 지역 환경 및 소음 영향에 대한 정밀조사를 실시해야 한다. 산지 훼손으로 인한 환경파괴, 24시간 항공기 이·착륙으로 인한 소음 때문에 발생할 피해에 대해 김해시민들에게 소상하게 밝혀야 한다. 김해시민들의 처지를 (용역에)반영해야 한다"면서 "김해시는 공항문제 특별(TF)팀을 구성해서 김해시민들의 처지와 여론을 반영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해시의원들은 "정부는 잘못된 입지 선정을 할 경우 엄청난 환경파괴를 일으킨다는 점을 인지하고 특단의 조치를 내려야 한다. 밀양으로 신공항 입지가 정해질 경우 김해시민들이 엄청난 스트레스에 시달리게 될 것이므로 밀양신공항 결정에 반대한다. 밀양신공항 입지 선정은 김해의 미래가 걸려 있는 중요한 현안인 만큼 김해시의회는 김해시민들의 입장을 관철시키도록 적극 노력하겠다. 주장이 관철될 때까지 모든 방법을 동원해 강력히 싸우겠다"고 밝혔다.
 

▲ 은하사 경내에 붙은 밀양신공항 반대 현수막.

지난 2일 김해시의회 제1차 본회의 때 '영남권신공항 입지 선정에 김해시민의 입장이 반영돼야 한다'는 제목의 5분 자유발언을 했던 김형수(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대구의 한 신문은 '신공항 유치를 통한 기업유치 활성화와 양질의 일자리 확보가 곧 가정의 평화와 직결 된다'고 보도했다. 대구·경북의 경제를 위해 김해시민의 삶을 희생시키고, 엄청난 자연을 파괴한다는 것은 후손에게 해서는 안 될 죄"라고 주장했다. 그는 "김해의 산봉우리를 절개하고, 인구밀집지역인 김해의 시민들에게 24시간 소음피해를 영원히 주면서 밀양에 공항을 짓는다는 것은 상식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시민단체에서도 밀양신공항 반대 운동에 가세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김해생활포럼 홍태용 공동대표는 "김해시의회의 생각에 전적으로 공감한다. 김해생활포럼도 지난해에 밀양신공항 반대 토론회를 여는 등 관련 활동을 벌여왔다. 시민단체들과 논의해 정부에 김해시민들의 뜻을 전달할 수 있는 방안을 찾겠다"고 말했다.
 
김해의 대표 사찰인 은하사는 석가탄신일을 앞둔 지난 7일 사찰 입구에 '신어산과 은하사를 훼손하는 밀양공항을 반대합니다'라는 내용의 현수막을 내걸었다. 게시판에는 혜진 스님의 이름으로 서한문(대자보)을 붙였다. 은하사 측은 서한문에서 밀양신공항에 반대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은하사는 또 신도들과 사찰을 찾는 관람객들을 대상으로 밀양신공항 반대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
 
한편, 국토부가 발표한 '2011 동남권신공항 입지평가 자료집'에 따르면, 밀양신공항을 건설하기 위해서는 김해와 창녕, 밀양의 산봉우리 27개를 깎아내야 한다. 김해의 경우에는 생림면 무척산 산봉우리 1개, 한림면 안곡리 뒷산 산봉우리 7개, 상동면 우계리 석용산 산봉우리 1개, 삼방동 신어산 산봉우리 2개, 진영읍 봉화산 산봉우리 8개 등 총 19개를 깎아내야 한다. 항공기 이·착륙 시 발생하는 소음 피해도 김해시민들의 삶의 질을 떨어뜨릴 것으로 예상됐다.  

김해뉴스 /남태우·조나리 기자 leo@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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