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방고등학교 연극반 '초아'가 지난 13일 김해청소년연극제에서 '겉에 가려진 속'을 공연하고 있다.

제20회 김해청소년연극제 거행
김해연극협, 12~13일 가인소극장
분성여고·삼방고 참가 열띤 경연

"내가 아직도 이상해요? 누가 나에게 좀 괜찮다고 해줘요. 제발!"
 
김해삼방고등학교 연극반 '초아'의 연극 '겉에 가려진 속' 대사 중 한 대목이다. 배우가 오열하며 독백하는 장면이 펼쳐지자 객석에 앉은 관객들은 눈물을 훔치며 마음 아파했다.
 
김해연극협회는 지난 12~13일 봉황동 가인소극장에서 제20회 김해청소년연극제를 개최했다. 올해 대회에는 분성여자고등학교(교장 장병문)와 삼방고등학교(교장 허경래)가 참가했다. 두 학교는 다음달에 김해에서 열리는 제20회 경남청소년연극제에 참여하게 된다.
 
첫 공연은 지난 12일 오후 7시 30분에 치러졌다. 분성여고 연극반 '아낙네'의 '가스러지다'였다. 사회적 약자인 성소수자들의 이야기를 담은 연극이었다. 주인공 수연과 민희는 서로 사랑에 빠지게 된다. 이 사랑을 학교 측에서 알아차리게 되고, 친구들은 비난과 멸시의 눈초리로 그들을 배척한다. 둘은 현실을 극복하지 못하고 헤어지게 된다. 성소수자에 대한 편견에 사로잡혀 그들의 행복과 인권을 무시하는 세태를 고발하는 내용이었다.
 
공연이 진행되는 도중 출연 학생들이 대사를 잊는 등 작은 실수들이 이어졌다. 그 때마다 학생들은 재치 있는 즉석대사를 던지면서 자연스럽게 위기를 모면했다. 관객들은 작은 실수에도 함박웃음을 짓고 박수를 보냈다.
 
지난 13일 오후 7시에는 삼방고 '초아'의 '겉에 가려진 속'이 무대에 올랐다. 겉으로는 안 보이는 여러 관계들의 갈등을 보여주고, 서로의 이해를 통해 갈등을 해소해 나가는 과정을 보여주는 연극이었다. 사고로 운동을 그만두고 기간제 교사로 학교에 온 영환은 학생들에게 다가가려 애쓴다. 그들과 소통하기 위해 상담을 하지만, 그들의 마음은 굳게 닫혀 있다. 영환은 여기에 굴하지 않고 진심어린 손을 거듭 내민다. 마침내 학생들은 마음을 열고 교사를 반긴다.
 
'초아'는 2014~2015년 경남청소년연극제에서 연거푸 최우수상을 받은 실력 있는 연극반이다. 이번 공연에는 웃음과 재미, 눈물, 감동 등 모든 감성을 담아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자연스럽게 웃음을 자아내는 배우들의 내공이 돋보였다는 게 중평이었다.
 
분성여고의 최지원 지도교사는 "연기를 지도해 줄 전문가가 없어 준비에 애를 먹었다. 이번 연극제를 준비하며 빠르게 성장해 나가는 아이들의 모습에 감동을 받았다. 경남청소년연극제에서는 더 성장한 모습을 보이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삼방고 여예원, 황주원(이상 2학년) 양은 "연습기간이 한 달밖에 되지 않아 밤을 새며 연습했다. 시험까지 겹쳐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모두가 열정을 가지고 참가해 마무리를 잘 한 것 같다. 뿌듯하다"며 환하게 웃었다.
 
김해연극협회 정주연 사무국장은 "원석들을 많이 발견했다. 아이들이 열심히 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학생 배우들이 진한 감동을 전할 수 있도록 연기 연습에 더 집중하기를 기대한다"고 평가했다. 김해연극협회 정명심 회장은 "삼방고 연극반은 기대한 만큼 잘 해 줬다. 다만 극본은 지난해보다 미숙해 아쉬웠다. 경남청소년연극제에서 다시 좋은 결과를 얻기 위해 노력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최우수연기상은 삼방고 이호형(2학년) 군이 차지했다. 우수연기상은 분성여고 류선혜(2학년), 삼방고 여예원 양이 각각 수상했다.

김해뉴스 /강보금 기자 amond@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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