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불어민주당의 김경수 당선자, 민홍철 국회의원, 서형수 당선자(오른쪽부터)가 지난 12일 경남도청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새누리, 당 추스를 인물난 허덕
비례대표 정당 지지율도 첫 패배

더민주, ‘트로이카’ 체제 구축
완승 여세 당분간 계속 이어질 듯

"이제 김해에서는 새누리당 간판으로는 어렵겠습니다."(김해의 한 상공인)
 
4·13총선과 김해시장 재선거가 가져온 김해 정치권의 최대 변화는 새누리당의 몰락과 더불어민주당의 흥성이다. 시장선거에서 3연패, 최근 두 차례 총선에서 1승 3패를 기록한 새누리당은 구심점을 잃은 채 표류하고 있다. 2년 뒤의 김해시장 선거는 물론 4년 뒤의 총선에도 이렇다 하게 내세울 후보군조차 마땅찮은 상황이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시장선거의 3연승을 발판 삼아 '허성곤 시장-민홍철(김해갑) 국회의원-김경수(김해을) 국회의원 당선자'로 이어지는 '트로이카' 체제를 구축했다. 이 체제가 10년은 유지될 것이라는 평까지 나오고 있다.
 
■ 흔들리는 새누리당
김해 지역 새누리당의 몰락은 4·13총선 비례대표 투표 정당 지지율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새누리당은 35.01%의 지지율을 얻는 데 그쳐 사상 처음으로 더불어민주당(35.83%)에게 패했다.
 
새누리당은 불과 2년 전인 6·4지방선거 때는 도의원 비례대표 투표에서 48.77% 대 41.77%로 더불어민주당에게 7%포인트 앞섰다. 6년 전 지방선거 때 전국적으로 야당 바람이 분 탓에 도의원 3석을 잃었을 때에도 도의원 비례대표 투표에서는 37.56% 대 31.45%로 이겼다. 4년 전 총선에서 김태호(김해을) 국회의원이 이기고 김정권 후보가 졌을 때에도 비례대표 투표에서는 3%포인트 앞섰다.
 
사정이 이런데도 분위기를 추스르고 이끌어 나갈 유력한 정치인은 보이지 않는다. 그나마 구심점 역할을 해 온 김태호 국회의원과 김정권 전 국회의원은 "총선과 재선거 패배의 결정적 원인"이라는 비난을 받고 있는 형편이다.
 
새누리당은 다시 정당 투표율에서 다른 당을 압도할 수 있을까? 이에 대한 답은 회의적이다. 김해 지역 주민들의 평균 연령이 경남의 다른 지역의 그것에 비해 매우 낮다는 게 첫 번 째 이유다. 젊은 층과 창원을 오가는 유권자들이 많이 사는 장유와 진영, 북부동, 삼계동에서는 새누리당의 인기가 예전 같지 않다는 말이 많다.
 
또한 김해에서는 여권과 야권 성향의 후보가 뚜렷한 변별력을 보이지 않는 점도 새누리당을 힘들게 하고 있다. 허성곤 시장은 더불어민주당 소속이지만 그를 전통적 야권 인물로 보는 시각은 희박하다. 민홍철 국회의원에 대해서도 비슷한 정서가 있다.
 
이 때문에 새누리당에서는 다음 선거에 내세울 후보군조차 명확하지 않은 실정이다. 특히 김해시장 선거의 경우 뚜렷한 후보가 보이지 않고 있다. 이번 재선거에서 패한 김성우 후보와 경선에서 탈락한 김정권 예비후보가 재도전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돌고 있지만 지역의 반응은 미지근하다. 김성우 후보의 경우 '경쟁력이 약하다'는 평이 있고, 김정권 예비후보는 정계은퇴 압박을 받고 있다.
 
총선의 경우에는 그런대로 후보군이 형성돼 있는 편이다. 김해갑에서는 홍태용 당협위원장이 공공연히 재도전 의사를 내비치고 있고, 김해을에서는 이만기 인제대 교수가 계속 표밭을 다지고 있다. 이밖에 안상근 가야대 교수가 김해을 총선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새누리당 소속의 한 김해시의원은 "현재로서는 김해시장 후보가 마땅치 않다. 허성곤 시장이 다시 새누리당으로 옮겨왔으면 하는 사람들도 있다. 김해 지역 새누리당의 부활 여부는 다음 대선 결과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 더불어민주당의 거침없는 행보
더불어민주당은 이번 총선, 시장 및 시의원 재선거에서 4-0 완승을 거두었고, 당분간은 이 여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인물론'에서 보았을 때 더불어민주당의 '트로이카'가 새누리당에 비해 경쟁력이 있기 때문이다.
 
시장과 국회의원 두 자리를 모두 차지한 '현역 프리미엄'도 무시할 수 없다. 2년 뒤 지방선거에서 민홍철 의원과 김경수 당선자가 허 시장은 물론 더불어민주당의 시의원, 도의원 후보들을 합심해 지원할 경우 파급력은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시장, 국회의원에 이어 김해시의회, 경남도의회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약진할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가 그래서 나온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 내에서는 우려 섞인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번 선거의 결과는 외부의 바람에 의한 측면이 강하기 때문에 사정이 급변할 수 있다는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쪽 한 인사는 "이번 선거에서는 우리가 비례대표 정당지지율에서 새누리당에게 앞섰지만, 그건 새누리당의 지지율이 떨어지고 국민의당이 약진한 데 따른 '반사효과'를 본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자체의 지지율이 올라간 건 아니다. 실제로 더불어민주당의 지지율은 35%대로 2년 전의 지방선거 때보다 6%포인트 가까이 떨어졌다"면서 "공천 파동 등 외부 요인 때문에 등을 돌린 새누리당 지지자들이 다시 규합한다면 더불어민주당의 승리를 장담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김해뉴스 /남태우 기자 leo@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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