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지은 어방동·독자
지난 3월 재수 끝에 원하던 대학에 합격한 남동생의 입학식에 참석했을 때의 일이다. 밝은 표정으로 취업률이 나열된 학과 홍보물을 나눠 주던 재학생들 사이로 다소 굳은 표정의 학생들이 눈에 띄었다. 그들은 해당 대학에서 추진하려는 '프라임 사업'에 반대한다는 내용의 유인물을 나눠 주고 있었다.
 
동생 역시 취업률과는 동떨어진 도자공예과에 입학했기 때문에 그 학생들에게 관심을 갖게 됐다. 아니나 다를까, 동생의 도자공예과는 '세라믹아트&디자인과'로 바뀌게 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도자공예에 꿈을 갖고 입학한 동생은 원하던 공부를 할 수 없게 될까 봐 불안해했다. 결과적으로 이 학교는 프라임 사업에 선정되지 않았다. 동생은 도자공예과에 다닐 수 있었다.
 
모교인 인제대학교가 프라임 사업에 선정됐다는 소식을 듣게 됐다. 앞으로 산업연계 교육활성화를 목표로 의생명 헬스케어, 미래 에너지, 디자인 엔지니어링 분야의 인재를 중점 육성할 방침이라고 한다. 특성화 분야인 의생명 헬스케어 분야 관련 학과(부) 정원을 증원시키고, 의용공학부·보건안전공학과·제약공학과·나노융합공학부의 정원도 늘리는 등 학사구조 개편에 나설 계획이라고 한다. 인제대 차인준 총장은 "의생명 헬스케어 분야 세계적 경쟁력 확보, 지역산업 연계학과 지속 육성, 취·창업에 강한 대학 지향, 인성·전문성을 갖춘 글로벌 인재 양성"에 힘쓰겠다고 강조했다.

김해 지역의 종합대학인 인제대마저 취업을 위한 학교로 변해가는 모습을 보면서 언젠간 김해에서도 동생처럼 꿈을 찾아 들어간 학교에서 꿈을 뺏길까 전전긍긍하는 후배들이 생길까 걱정스럽다. 졸업생과 재학생, 지역민 모두 인제대가 학문의 요람으로서 종합대학의 역할에 최선을 다할 수 있도록 비판과 격려를 아끼지 말아야 할 때이다. 김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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