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계동 “매출 추락 불 보듯
롯데마트·홈플러스 때도 큰 타격”

내외동 “주변 상권 다 죽을 것
힘없는 우리가 뭘 할 수 있겠나”

“다 백화점 가진 않을 것” 낙관도

김해시가 지난 13일 유통업상생발전협의회를 열어 신세계백화점·이마트 개점을 위한 대규모점포 등록 관련 안건을 통과시키자, 직접적 영향을 받게 될 삼계동·내외동 등지의 소상공인들은 대체로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일부 소상공인들은 "큰 타격을 받지는 않을 것"이라고 낙관하고 있지만, 가게에서 직접 만나본 소상공인들 가운데 대다수는 매출 감소는 물론 자칫 대규모 폐업으로 이어질지도 모른다고 걱정하고 있었다.

■ 삼계동
삼계동에서 옷가게를 하는 서 모(여) 씨는 "신세계백화점이 들어오는 게 탐탁지 않다. 손님이 줄고 주변 상권이 무너질까 봐 걱정 된다"고 토로했다. 다른 옷가게를 운영하는 이 모 씨는 "롯데마트, 홈플러스 때문에 매출에 이미 타격을 입고 있다. 신세계백화점 때문에 매출이 더 떨어질까 봐 걱정 된다"고 말했다.
 
여성의류전문점을 운영하는 김 모 씨는 "외환위기 때보다 장사가 더 안 된다. 대형매장으로 사람들이 몰려간다. 여기에다 신세계백화점까지 생기면 장사가 더 안 될 게 분명하다. 이미 장사가 안 돼 문을 닫는 가게들도 많다. 단골손님이란 말도 옛날 말"이라고 걱정했다. 잡화점 사장인 여 모 씨는 "신세계백화점 개점에 반대한다. 소상공인들에게는 치명적일 것이다. 요즘은 매출이 용돈벌이에 불과하고 임대료도 맞추기 힘들다"고 말했다.
 
다른 소상공인인 김 모(48·여) 씨는 "이제 와서 반대해 봐야 뭐하겠나. 삼계동 주민들은 대부분 중상위층이다. 대부분 백화점으로 갈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 김해의 한 소상공인이 김해시청 앞에서 신세계백화점·이마트 개점에 반대하는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 내외동
피자가게를 운영하는 김 모(여) 씨는 "불만스럽지만 이젠 어쩔 수 없다. 우리 같이 힘없는 소상공인들이 뭘 할 수 있겠느냐"라고 푸념했다. 옷가게 점원 오 모(여) 씨는 "신세계백화점이 들어온다고 해서 위협을 많이 느끼고 있다. 우리뿐만 아니라 홈플러스에 입점해 있는 매장들한테도 비상이 걸렸다고 한다. 홈플러스 전체가 비상이란 말도 있다. 아침마다 조회를 하는데 다들 긴장하고 있다더라"라고 말했다.
 
화장품 가게를 하는 김 모(여) 씨는 "신세계백화점과 이마트 때문에 주변 상권이 다 죽게 생겼다. 여기서 장사하는 사람들은 다 불만이다. 안 그래도 경기가 안 좋아서 장사가 잘 안 되는데 더 안 될 것 같다. 김해 는 인구가 적어서 신세계백화점과 이마트도 오래 못 버틸 것 같은데 왜 들어오는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 기타
삼계동의 옷가게 주인 김 모(여) 씨는 "장사를 시작한 지 한 달밖에 안 됐다. 어느 정도 타격은 있겠지만, 백화점은 가격이 비싸니 모두가 거기로 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본다"고 낙관했다. 다른 옷가게 주인 서 모(여) 씨는 "내가 소비자라면 백화점에는 선물을 사러 갈 것 같다. 내가 쓸 물건을 사러 가지는 않을 것 같다. 우리는 고객 가운데 90% 이상이 삼계동 주민들이다. 신세계백화점이 생긴다고 해서 우리 가게가 잘 안 될 것 이란 생각은 안 한다"고 말했다.
 내외동의 한 이불가게 사장은 "아직까지는 잘 모르겠다. 그저 경쟁 상대가 하나 더 늘어나는 게 걱정될 뿐이다. 이마트가 본격적으로 문을 연 뒤에라야 정확한 판단을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 여성 수제화 가게를 운영하는 김 모 사장은 "조금 불안하지만 특별한 생각은 없다. 백화점에 갈 사람은 백화점에 갈 것이고, 시장에 올 사람은 시장에 올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해뉴스 /강은지·오진실 인제대 학생인턴 report@gimhaen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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