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등산객들이 지난 15일 신어산에 활짝 핀 철쭉 옆을 지나가고 있다.

지난 15일 ‘신어산철쭉축제’열려
7천 평 규모 군락지 장관 연출
퀴즈왕선발 등 행사에 웃음 만발

삼안동자연보호협의회(회장 김동수)는 지난 15일 오전 9시 30분 신어산 약수터 앞 공원에서 '제13회 신어산 철쭉축제'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민홍철(김해갑·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을 비롯해 김형수·송영환 김해시의원 등과 등산객 2천여 명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식전행사로 펼쳐진 삼안동풍물단의 흥겨운 가락은 등산객들의 발길을 축제장으로 이끌었다. 지역가수의 공연에 이어 개회식이 시작됐다. 삼안동자연보호협의회 김동수 회장은 "2003년 5월부터 시작한 신어산 철쭉축제가 벌써 13회를 맞았다. 최근 불어 닥친 태풍급 강풍 때문에 철쭉이 상하고 개화가 느리게 진행되고 있지만, 김해 유일의 꽃축제인 만큼 다들 봄기운을 만끽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개회식을 끝내고 물과 빵, 행운권을 나눠 받은 등산객들은 정상으로 향했다. 신어산은 해발 630m로 등산 초보자들도 쉽게 오를 수 있는 친절한 산이다. 은하사에서 출발해 약 1시간 정도 산을 오르면 정상에 도착한다. 동쪽 아래 9부 능선으로 내려가면 7천 평 규모의 철쭉 군락지가 펼쳐진다.
 
이른 아침 촉촉히 젖은 땅 위에 자욱하게 낀 안개 사이로 피어난 철쭉 군락은 오묘한 분홍빛 장관을 연출했다. 투명한 이슬을 머금은 철쭉의 모습은 정상에서 가쁜 숨을 몰아쉬는 등산객들에게 생기를 불어넣었다. 등산객들은 저마다 카메라를 꺼내들어 사진을 찍는 등 추억을 남기기에 바빴다.
 
시간이 지나고 안개가 걷히자 철쭉 군락은 제 모습을 또렷하게 드러냈다. 아쉽게도 군락 절반 이상이 아직 초록빛이었다. 2013년 겨울에 발생한 신어산 산불 때문에 잘린 나무에는 검게 탄 흔적이 남아 있었다. 화마가 지나간 자리에는 '잠깐 회복 중입니다'라는 표지판과 함께 철쭉이 새로 심어져 파릇한 이파리들이 자라나고 있었다. 김동수 회장은 "강풍 때문에 꽃이 많이 떨어졌다. 그나마 개화도 65%밖에 진행되지 않았다. 지난해 가을 신어산 동봉 1천 평에 개량철쭉 1만 5천 본을 심었다. 이것까지 합치면 철쭉군락지에는 개량철쭉인 자산홍과 황철쭉 등 약 6만 본이 식재된 상태다. 삼안동자연보호협의회 회원들이 봄과 가을에 두 번씩 억새풀을 제거하고 울타리 보수작업을 하는 등 열심히 관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빈터에 삼삼오오 모여 앉은 등산객들은 도시락을 꺼내 허기를 달랜 후 퀴즈왕 선발대회에 참가했다. 자연보호 쓰레기 줍기 대회에 참가한 등산객들은 비닐봉투를 들고 다니며 떨어진 쓰레기 줍기에 여념이 없었다. 철쭉군락 울타리 앞에서는 가족허수아비 세우기 대회가 열렸다. 미리 만들기 재료를 가지고 온 참가팀들은 각자 창의성을 발휘해 허수아비를 만들었다. 13개 팀 중 1등은 부모와 함께 대회에 참가한 정혜주(10·구산동) 양이었다. 그의 허수아비는 철쭉색과 같은 분홍색 목도리를 두르고 밀짚모자를 눌러쓴 채 미소를 짓고 있었다. 그는 "철쭉에 어울리는 예쁜 허수아비를 만들었다"며 환하게 웃었다.
 
매년 신어산 철쭉축제를 찾고 있다는 김정화(53·여·흥동) 씨는 "지난해보다 꽃이 덜 피어서 아쉽지만 꽃망울을 활짝 터트린 철쭉을 보니 기분이 좋다"며 웃어 보였다. 철쭉을 보기 위해 부산에서 왔다는 김현국(48·부산 북구) 씨는 "올해 처음 신어산을 방문했다. 드넓은 철쭉 군락지를 보니 눈이 맑아진다. 내년 축제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김동수 회장은 "오는 20일 쯤 철쭉이 만개할 것 같다. 매년 철쭉 군락지를 확대해 신어산 철쭉축제가 김해 대표축제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밝혔다.

김해뉴스 /배미진 기자 bmj@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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