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하마을서 노 전 대통령 서거 7주기 특강
전국에서 3천여 명 몰려 인산인해 이뤄
"서로 의견에 반대할 수 있는 게 민주주의"
23일 오후 2시에 대통령묘역에서 추도식


"싫다는 말을 할 수 있는 게 민주주의다."

노무현재단은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7주기를 맞아 19일 진영읍 봉하마을 생태문화공원 잔디밭에서 '사람이 사람에게'라는 주제로 방송인 김제동 씨의 특강을 진행했다.

이날 행사에는 김해를 비롯해 전국에서 3천여 명이 몰려 인산인해를 이뤘다. 많은 사람이 몰린 탓에 봉하마을 진입로에서부터 차가 밀려 많은 사람들은 봉하마을까지 600m 가량 걸어 들어갔다.

▲ 방송인 김제동 씨가 19일 봉하마을에서 특강을 진행하고 있다.

특강이 앞서 노 전 대통령 추모 동영상이 상영됐다. '김대중과 노무현은 하나다'라는 주제의 영상이었다. 관객들은 고 김대중 전 대통령과 노 전 대통령의 생전 활동을 담은 동영상을 10분 가량 감상했다.

오후 7시 10분께 김제동 씨가 무대에 올랐다. 사람들의 환호가 쏟아졌다. 김 씨는 특유의 재치 있는 입담으로 관객들을 사로잡았다. 그는 시민들과 대화하는 방식으로, 일상적인 이야기 위주로 특강을 진행됐다. 현 사회의 문제점을 날카롭게 꼬집는 이야기로 청중들의 공감대를 이끌어냈다.

경북 구미에서 어머니와 함께 온 공수빈(18) 양이 마이크를 잡았다. 공 양의 어머니는 "아이들에게 민주주의를 가르쳐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공 양은 김 씨와 사진을 같이 찍고 싶다고 부탁했다. 김 씨는 "안 된다"고 대답한 뒤 "거절할 수 있는 권리가 민주주의"라고 말했다.

김 씨는 "민주주의는 학생과 내가 이야기한 상황 그대로다. 학생은 사진을 찍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고, 나는 거절했다. 학생이 다시 한 번 '집에 가서 울 거예요'라고 타협하면 나는 또 거절한다. 이 상황이 민주주의다. 타협, 존중, 이해가 들어 있다. 당신은 자신의 의견을 말할 권리를 갖고 있고, 나도 그렇다. 우리는 서로의 의견에 반대하고, 그것을 개진할 권리가 있다. 누군가 당신의 말할 권리를 막는다면 나는 당신의 편에 서서 싸우겠다. 이것이 바로 민주주의"라고 설명했다.

김 씨는 인터넷에서 유행하는 신조어인 '흙수저'와 '금수저'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그는 "아이에게 흙수저가 금수저가 되는 방법보다 흙수저가 금수저보다 나은 장점을 알려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흙수저의 장점은 숫자다. 금수저는 흙수저들을 기반으로 해서 존재한다. 아이들에게 금수저가 되라고 가르치는 대신 '흙수저로 사는 것도 행복하다'라는 것을 알려줘야 한다. 흙수저로 사는 데 대해서는 정당한 대우가 있어야 한다. 그것은 권력을 가진 금수저가 도와야 할 일"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오는 23일 오후 2시 봉하마을 대통령 묘역에서 노 전 대통령 서거 7주기 추도식이 열린다. 이날 추도식에는 권양숙 여사 등 유족과 노무현재단 회원, 일반 시민 및 참여정부 인사 등이 참석한다.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정의당 등 야3당 지도부와 소속의원도 대거 참석할 예정이다.

김해뉴스/ 어태희 기자 tto@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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