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 추도식 봉하마을서 거행
유족, 정부관계자, 정치인, 국민 등 4천명 운집
1시간 행사 뒤 차례로 묘역에 헌화하고 분향


고 노무현 전 대통령 7주기 추도식이 23일 진영 봉하마을에서 열렸다.

'깨어있는 시민 행동하는 양심'이라는 주제로 열린 이번 추도식은 국민의례,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순국선열과 세월호 희생자에 대한 묵념, 이해찬 이사장 인사말, 가수 장필순 특별공연, 김원기 전 국회의장의 추도사, 노건호 씨의 인사말, 밴드 우리나라의 특별공연 순으로 진행됐다. 이후에는 묘역 참배가 이어졌다.

이날 추도식에는 노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여사와 장남 노건호 씨,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와 우상호 원내대표,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 국민의당 안철수·천정배 공동대표와 박지원 원내대표, 심상정 정의당 상임대표 등 여야 지도부가 참석했다.

또 20대 총선 야당 당선인들과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 김원기 전 국회의장, 이해찬 노무현재단 이사장, 김홍걸 연세대 김대중도서관 객원교수, 허성곤 김해시장, 민홍철(더불어민주당·김해갑) 국회의원, 김경수(더불어민주당·김해을) 당선자, 배창한 김해시의회 의장 등도 참석했다.

평일에 열렸지만 이날 추도식에는 국민 추모객 등 2만여 명이 몰렸다. 전국에서 모인 추모객들은 뜨거운 햇볕 아래 재단에서 제공한 노란종이 모자를 쓰고 행사를 지켜봤다.

▲ 이해찬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23일 고 노무현 전 대통령 7주기 추도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이해찬 이사장은 "4·13 총선에서 깨어 있는 시민과 행동하는 양심이 무엇인가를 여실히 보여줬다.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이 연 금강산 관광을 이명박 전 대통령이 중단시켰고, 노 전 대통령이 건립한 개성공단을 박근혜 정부가 폐쇄했다. 이제 깨어 있는 시민, 행동하는 양심으로 다시 역사를 돌이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원기 전 국회의장은 "우리나라 민주주의는 북풍한설 몰아치는 벌판에 내몰렸다. 민주주의뿐만 아니라 서민 경제, 국가 위상, 평화통일의 길이 모두 낭떠러지에 내몰렸다. 국민들은 지난 총선에서 직접 불의한 시대를 바꾸기 위해 일어섰다. 집권당을 소수정당의 위치로 끌어내리고 여소야대를 만들어 줬다"고 지적했다.

그는 "김대중, 노무현 두 전직 대통령을 잇겠다고 하면서 서로 갈등하는 지금, 우리들이 그 뜻을 이어갈 수 있겠는가. 노무현이 피운 꽃은 김대중이 뿌린 씨앗에서 비롯됐다. 노무현이 이루고자 했던 사람 사는 세상은 김대중이 꿈꾼 나라를 완성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건호 씨는 "봉하마을에는 기념관과 문화·생태 공간들이 많이 생기고 있다. 많은 시간이 흘렀지만 전국에서 추모행사가 열리고 있다. 국민들과 자원봉사자들에게 감사를 드린다"며 짧은 인사말을 전했다.

1시간 동안 진행된 추모 행사 뒤에는 노 전 대통령의 묘역에서 헌화 및 분향이 이뤄졌다. 권 여사와 노건호 씨, 이해찬 이사장이 먼저 헌화 및 분향을 했다. 이어 정부·정당 대표, 김 전 대통령 유족 대표, 김근태 고문 유족, 노무현재단 고문·이사진 등이 뒤를 이었다. 일반 추모객들도 엄숙한 분위기 속에서 하얀 국화를 손에 쥐고 차례에 맞춰 참배를 진행했다.

▲ 김경수(왼쪽) 국회의원 당선인 등이 23일 고 노무현 전 대통령 7주기 추모식을 마친 뒤 묘역을 참배하고 있다.

남양주에서 온 강희예(39) 씨는 "매년 오지 못해 대통령에게 죄송하다. 여소야대가 이뤄진 올해 추도식에는 더욱 많은 사람들이 대통령에게 좋은 소식을 전해 주러 온 것 같다"고 말했다. 진영에 사는 주오찬(52) 씨는 "대통령이 살아 있을 때 차를 얻어 마시고, 사람 사는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소탈하고 인간적이었던 다시 없을 대통령"이라고 추모했다.

어태희 기자 tto@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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