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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움·키움·채움·세움 통해 창의성 갖춘 글로벌 인재 육성(1) 김해고등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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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재 2016.05.25 09:31
  • 호수 274
  • 14면
  • 조나리 기자(nari@gimhaenews.co.kr)

김해 중학생들의 역외 유출 현상이
심각한 지역의 교육문제로 거론되고 있다.
지난해만 해도 1천여 명이 김해를 떠나
다른 지역 고교에 진학했다.
김해의 각 고등학교들은 중학생들이
김해를 이탈하는 현상을 막기 위해
학교마다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특목고나 자사고 등 다른 지역 학교들보다
뒤지지 않는 특색 있는 교과운영 프로그램을 자랑하는 김해의 고등학교들을 소개한다.

   
▲ 김해고 문병원 교장과 우정학사 학생들이 함께 기념사진을 찍으며 환하게 웃고 있다.

4년 전 자율형공립고 선정 큰 변화 시작
수시전형 맞춤 프로그램으로 전인교육

2학년 ‘과제연구’로 주도적 학습역량 강화
저렴한 강의료 방과후수업에 학생 몰려

매달 한 차례 ‘김고 아카데미’ 돋보여
동문선배 초청 진로상담에 대학 체험도

"옛적부터 '아는 것이 힘이다'라고 했습니다. 알기 위해서는 교육시설을 갖추어야 한다는 것은 삼척동자라도 다 아는 사실입니다. (중략) 존경하는 김해읍민 여러분! 그리고 20만 김해군민 여러분! 우리 모두의 정성 어린 부담금과 의연금으로 세워질 이 고등학교는 어느 한 사람의 학교가 아닌 20만 김해 군민의 학교인 것입니다."
 
1973년 10월 김해 곳곳에 격문이 나붙었다. 김해에 인문계 고등학교를 세우려고 하는데, 해당 부지의 감정지가와 실제 지가 사이에 차이가 커 학교를 짓기 어려우니 김해 사람들이 돈을 모아 도와달라는 내용이었다. 당시 김해에는 남자 인문계고교가 하나도 없어 지역의 우수 중학생들이 부산, 마산 등으로 유학을 떠나는 형편이었다. 안타까운 지역의 상황에 김해읍민, 군민들의 성금이 모였다. 마침내 이듬해인 1974년 김해고등학교가 문을 열었다.
 

   
▲ 수학여행 때 한국기계연구원을 방문한 학생들.
김해고는 이후 걸출한 인재들을 배출하며 지역의 명문고로 명성을 떨쳤다. 지역 유일의 인문계고교여서 지원자가 많아 김해고에 가기 위해 '재수'를 하는 학생들도 적지 않았다고 한다.
 
김해고는 2006년 고교평준화제도 도입 이후 우수 신입생을 선발하기 어려워지는 바람에 위기를 겪기도 했다. 그러나 2012년 자율형 공립학교로 선정되며 새로운 전기를 맞았다.
 
과거의 김해고는 수능 공부에 주력하는 학교였지만, 지금은 늘어가는 수시전형에 발 맞춰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입시 위주 교육에서 벗어나 다양한 전인교육을 시도하고 있는 것이다. 김해고의 교육 프로그램은 크게 배움, 키움, 채움, 세움으로 나눌 수 있다.
 
■배움 과정
'배움'은 교사들의 학습방법 개선, 역량 강화, 교과목을 중심으로 한 보충·심화학습, 독서·토론·논술 등 질문하고 참여하는 창의성 교육을 뜻한다.
 
지난해부터 시작한 과제연구(R&E)는 김해고만의 특별한 학습 프로그램이다. 참여 대상은 2학년 학생들이다. 학생들은 혼자서 혹은 둘이서 조를 짠다. 학생들은 자율적으로 탐구 주제를 선택한 뒤 문헌이나 실험을 통해 주도적으로 학습 역량을 늘려가고 이를 발표한다. 대학으로 치면 논문을 작성하는 것과 비슷한 과정이다.
 
   
▲ 김해고 전경.
장지영 교사는 "학생들이 생각지도 못한 연구를 해 오곤 한다. 시간표를 어떻게 짜면 교실 이동을 가장 적게 하면서 가장 효율적으로 수업을 들을 수 있는지에 대한 연구, 학교 내부 구조 변경에 대한 연구, '앵그리 버드'라는 게임에 나오는 대포 포물선의 수학적 연구 등은 학생들의 독창성이 인상적인 주제였다"고 설명했다.
 
심화과정도 함께 운영된다. 기본 교과과목을 중심으로 부족한 부분을 보충하고, 더 깊이 배우기 위한 과정이다. 방과후수업은 특히 학생들에게 인기가 높다. 방과후수업은 8교시에 실시하는 수업이다. 다양하고 높은 수준의 수업이지만 학습비는 시간당 500~1천 원 정도로 매우 저렴하다. 그래서 전교생 가운데 90% 이상이 방과후수업을 듣는다. 문병원 교장은 "학생에게 맞는 사교육을 학교에서 실시하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야간수업시간에는 토론, 발표를 위주로 하는 발표수업을 진행한다. 학생들이 수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동시에, 혼자 공부하는 것을 힘들어하는 학생들이 토론식 교육을 통해 공부에 흥미를 느낄 수 있도록 돕는 과정이다.
 
김해고에는 우수학생들을 위한 정독실인 '우정학사'가 있다. 지원자 중에서 내신성적, 학교활동 참여도를 평가해 학년별로 매년 30~40명을 선발한다. 우정학사에는 주로 우등생이 들어가는 만큼 심화 특강을 함께 진행한다. 학기별 리더십캠프에 참가하고, 논술 특강을 들을 수 있는 혜택도 제공한다.
 
■키움 과정
'키움'은 학생들이 진로를 찾을 수 있도록 소질과 적성을 파악하고 직업을 체험하도록 하는 교육이다. 다른 학교에서도 진로 교육을 실시하고 있지만, 김해고의 특징은 동문 선배를 통한 진로 교육이다. 여러 지역, 직종에서 종사하고 있는 동문들을 학교로 초대해 학생들을 만나게 한다. 
 
인제대학교와의 연계활동도 잘 꾸며져 있다. 인제대 각 과 교수들의 도움을 받아 진행하는 프로그램이다. 2학년 학생들이 인제대를 직접 방문해 자신이 고른 진학 희망전공을 미리 체험하는 행사다. 장지영 교사는 "입시설명회나 대학교 소개 행사가 아니다. 학생들이 각 학과에 가서 직접 체험을 하기 때문에 진로를 설정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 수도권 대학 탐방을 실시한 학생들.
■채움 과정
'채움'은 공동체 의식을 키우는 과정이다. 가장 돋보이는 프로그램은 매달 한 차례씩 김해학을 가르치는 '김고 아카데미'다. 강의 주제는 '인골로 보는 가야사', '김해 우리 고장 이야기', '김해에 꽃 핀 예술', '다문화 도시 이야기' 등이다. 문병원 교장은 "내가 사는 지역을 이해한다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내 고장을 알고 사랑하는 사람이 글로벌 리더로 성장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 김해학을 가르치고 있다"고 말했다.
 
동문 선배들과 함께 산을 오르는 '호연지기 기르기'도 김해고만의 특별활동이다. 학생들이 한 학기에 한 번씩 동문선배들과 짝을 이뤄 신어산에 오르는 행사다. 학생들은 체력과 도전정신을 기르는 동시에 산행 중에 선배들과 대화를 하면서 고민을 해결한다. 함께 산을 오르며 한뼘 가까워진 재학생과 졸업생들의 관계는 졸업생들의 지속적인 학교 사랑으로 이어진다.
 
■세움 과정
'세움'은 차세대 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리더십 강화 과정이다. 김해고는 지성과 인성, 창의성을 갖춘 학생을 차세대 인재상으로 삼고 있다. 이를 두루 갖춘 학생을 골라 '데카곤 우수상'을 시상한다. 데카곤은 10각형을 뜻한다. 이 상은 학업, 봉사, 독서, 리더십, 탐구, 협동, 재능, 인성, 창의, 역경 극복 등 10개 부분에서 고른 역량을 갖춘 학생에게 주어진다.
 
매년 여름방학에는 1~2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진로 설계를 위한 대학 탐방' 행사가 열린다. 학생들이 관심 있는 대학교와 학과를 결정한 뒤, 이메일이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해당 대학교 교수들에게 연락해 직접 학교를 찾아가 설명을 듣는다. 주로 수도권 우수대학을 방문한다. 이를 통해 학생들은 뚜렷한 목표를 세우게 되고, 자신의 진로를  찾아가게 된다.
 
수학여행도 김해고에서는 특별한 행사다. 2학년 전원이 함께 여행을 가는 게 아니다. 인문계열 2개, 자연계열 4개로 주제를 나눠 학생들이 적성과 흥미를 고려한 장소로 '수학(受學)' 여행을 간다. 지난해 '인문학 인재' 수학여행에 참가한 학생들은 전남 보성 태백산맥문학관, 전남 남원 혼불문학관, 경남 하동 박경리문학관 등을 방문했다. '수리과학인재' 수학여행 참가자들은 대전 국립중앙과학관과 카이스트를 탐방했다.
 
김해고의 교육 프로그램은 매년 책으로 만들 수 있을 만큼 다양하고 풍성하다는 게 특징이다. 문 교장은 "지금은 과거와 달리 주입식 교육이 아니라 참여형, 토론식 교육이 중요하다. 학생들의 대학 진학에도 큰 영향을 끼친다. 교사들이 최선을 다해 노력하는 만큼 학생들이 꿈을 찾고 이루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김해뉴스 /조나리 기자 nari@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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