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에는 7천여 개의 중소기업이 있다. 아직 널리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조개 속의 진주처럼 보물 같은 제품을 생산하는 업체들이 적지 않다. 지역업체들이 생산하는 '김해의 우수제품'을 소개한다.

비누 가지고 노는 아이 보며 발상
중금속 검사 통과 등 안정성 인증
동물 등 원하는 모형 만들 수 있어
손 씻기 싫어하는 아이도 만족

주부 김지연(32·삼방동) 씨에게는 고민이 하나 있다. 5세 된 딸이 외출하고 돌아온 뒤 손 씻는 걸 싫어하기 때문이다. 김 씨의 딸처럼 씻기를 싫어하는 어린이의 호기심을 자극하면서 위생 개념을 심어주는 아이디어 제품이 있다. 비누를 원하는 모양으로 만들면서 손발을 씻을 수 있는 '쪼물락비누'다. 비누를 찰흙처럼 직접 손으로 주물러서 아이스크림, 도넛, 병아리 등 원하는 형체를 만들 수 있는 교육용 천연비누다.
 
쪼물락비누를 만드는 회사는 상동면에 있는 천연비누 생산업체인 펀앤조이(대표 김성우)다. 쪼물락비누는 김 대표의 아이디어에서 출발했다. 그는 2007년 아들과 함께 간 대중목욕탕에서 아들이 비누를 가지고 노는 모습을 보게 됐다. 그는 그날 '아이들이 가지고 노는 비누를 만들어 보자'고 생각했다. 그리고 숱한 연구 작업 끝에 쪼물락비누를 개발했다.
 
2012년에 김 대표가 '비누클레이협회'를 만들어 방과후 교사 등을 가르치면서 쪼물락비누는 널리 알려지기 시작했다. 펀앤조이는 2014년 법인회사로 전환했고, 지금은 중국·홍콩·싱가포르 등에 상품을 수출하며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 '비누클레이협회' 회원들이 쪼물락비누로 만든 작품을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천연비누는 제조방법에 따라 HP(핫 프로세스)비누, CP(콜드 프로세스)비누로 나뉜다. HP비누는 식물성 오일을 높은 온도로 가열한 뒤 2주간 숙성시켜 만든다. CP비누는 식물성 오일과 천연재료를 저온에서 4~6주간 숙성시켜 만든다.
 
쪼물락비누는 HP비누와 CP비누에 옥수수전분, 천연색소 등을 섞어 만든다.  그래서 색상이 화려하다. HP비누, CP비누에 치자, 카카오분말, 숯가루, 청대 등 자연에서 추출한 색소를 넣어 노랑, 갈색, 검정, 파랑 등 총 14가지 색상의 비누를 생산한다.
 
주로 3세 이상 어린이들을 위한 교육용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제품의 안전도를 무시할 수 없다. 쪼물락비누는 한국화학시험연구원에서 중금속검사를 통과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피부자극 테스트와 함께 중금속, 농약 잔류검사도 마쳤다. 또 유럽완구안전기준, 미국소비제품안전개선법(CPSIA) 기준도 충족시켜 안전성을 인증받았다. 
 
▲ 여러가지 모양을 만드는 어린이, 손을 씻을 수 있는 쪼물락비누, 쪼물락비누 세트와 작품(사진 위쪽부터).
쪼물락비누는 '1인용 만들기세트', '만들기패키지', '100g 비닐패키지' 등으로 구성돼 있다. '도넛만들기' 1인용 세트를 뜯자, 도넛 하나를 만드는 데 필요한 쪼물락비누가 색깔별로 들어 있다. 세트 안에 비누를 만드는 방법을 친절하게 적은 설명서가 들어 있기 때문에 손재주가 없는 사람도 다양한 완제품을 만들 수 있다.  
 
펀앤조이 박현정 과장이 쪼물락비누를 가져오더나 직접 만져보라고 했다. 비누는 찰흙처럼 말랑말랑했다. 카카오분말을 넣어 만들었다는 갈색쪼물락비누를 만지자 달콤한 향이 코  끝에서 맴돌았다. 박 과장은 "쪼물락 1인 만들기 세트를 직접 개발했다. 나는 손재주가 없는 편인데 쪼물락비누로 동물, 음식 등 다양한 모양을 만들 수 있었다. 그 덕분에 100가지나 되는 1인 만들기 세트를 개발했다"며 웃었다.
 
쪼물락비누는 공기에 오래 노출되면 굳어버린다. 그래서 만들기 재료로 다시 사용할 수 없다. 그 때에는 비누로 사용할 수 있다. 그래서 손발이나 얼굴을 씻기 싫어하는 어린이에게 다양한 모양의 비누를 만들게 한 뒤 자신이 만든 비누로 손발을 씻도록 유도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박 과장은 "어린이들이 유치원이나 학교에서 지점토로 동물 등의 작품을 만들어 오면 부모들은 집안에 전시해 둔다. 시간이 흐르면 작품에 먼지가 쌓여 휴지통에 버려지기 일쑤다. 쪼물락비누는 완제품을 비누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훨씬 실용적이다. 게다가 천연비누로서 식물성 오일의 유용한 성분들을 갖고 있기 때문에 아토피 등 민감성 피부에도 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해뉴스 /김예린 기자 beaurin@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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