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해이주민지원센터 이상만 대표가 임호성당 성모마리아 상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네 이웃을 내 몸같이 사랑하라." 이상만(51) 김해이주민지원센터 운영 대표가 센터를 운영하며 지금까지 지녀온 좌우명이다.
 
이 대표는 2007년 5월 설립한 김해 외동 임호성당 내 김해이주민지원센터를 지난 4년 간 이끌어 온 인물이다. 그는 임호성당의 지원으로 성당 뒤편에 컨테이너박스를 설치하여 사무실을 열게 되었고 2007년 12월 천주교부산교구 김해이주민지원센터라는 이름으로 법인을 설립하여 2008년부터 김해시에 사회단체 지원사업 요청을 통해 운영자금 지원도 일부 얻어냈다.

2007년 컨테이너 가건물로 시작
매주 일요일 200여명 운집
노동상담, 무료진료소 등 진행

 
그는 2007년 이주민지원센터를 설립하기 몇 개월 전부터 이주민을 돕기 위해 자원봉사자를 모집해 이주민 현황을 조사했었다고 한다. 외국인 근로자들이 많이 일하고 있는 공장들을 직접 다니면서 외국인들에게 이주민지원센터를 운영할 계획을 알렸다. 또한 그들이 센터에 나와 신앙생활을 유지하게 함은 물론 타국에서 소외감을 느끼지 않도록 도와주었다. 2007년 센터를 열고 모인 외국인들은 50여명. 하지만 지금은 200여명이 이곳에 몰린다.
 
자원봉사자들에 의해 운영되는 김해이주민지원센터는 영어미사, 노동상담소, 무료진료소, 다문화교실 등을 통하여 한글교실, 다문화자녀 공부방, 명절음식나누기, 공동체 행사 등의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매주 일요일에 실시하고 있다.
 
그는 센터를 운영하며 안타까운 일들을 많이 경험했다고 한다. "한국에 온 지 일주일밖에 지나지 않은 한 필리핀 근로자가 중장비에 치여 크게 다친 적이 있었죠. 그런데 회사에서는 그 외국인 근로자에게 불합리한 대우를 했어요. 빨리 병원에 데리고 가도 시원찮을 판에 회사는 병원비가 부담이 됐는지 한의원에서 침을 맞게 하는 게 고작이었죠. 결국 부상당한 다리에 물이 차고 부어 올라서 다리를 절단해야 될 상황까지 이르렀어요. 그가 아픈 몸을 이끌고 센터를 찾아 왔었죠." 이 대표가 결국 자가용으로 태워 응급실에 급하게 데려다 주었고 몇 달 간의 치료를 도운 끝에 그는 회복될 수 있었다고 한다.
 
"2년 전에는 내외동에서 한국인과 이주민들 사이에서 다툼이 있었던 적이 있었어요. 밤중에 전화를 받고 경찰서로 가 보았더니 사소한 일이었는데 의사소통이 되지 않고 한국인이 그들을 몰아 붙이자 이주민들이 억울한 상황에까지 놓이게 되었더라구요." 그는 이런 일과 유사한 일을 수 차례 겪으면서 이주민들에 대한 배려가 미흡한 사회모습에 화가 치밀었던 적도 많았다고 한다. 그는 목소리를 높였다. "이주민들도 이 지역사회에 기여를 하고 있는 사람들입니다. 지역주민들이 관심을 가지고 보듬어야 사회적 갈등을 줄이고 더불어 살아갈 수 있어요. 어울릴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함께 할 수 있는 프로그램에 참여해 그들을 이해하고 격려해야 합니다."
 
이런 이 대표의 생각에 부합해 김해이주민지원센터는 독특한 운영방식을 선택하고 있다. 한국인 운영진들이나 자원 봉자사들이 이주민지원센터의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것이 아니라 이주민들이 매주 모여 하고 싶은 프로그램들을 아이디어 회의를 통해 마련하게 하는 것이다. 센터는 회의를 통해 나온 아이디어를 진행시키는 역할만 한다고 한다.
 
이 대표는 "여기서 이뤄지는 모든 것들은 이주민들이 생각해 낸 아이디어입니다. 우리는 장소나 행사에 필요한 운영비만 지원했을 뿐이지요"라며 환하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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