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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모두 참으로 괜찮은 사람들(26) 내 마음 속의 어린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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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재 2016.06.08 09:38
  • 호수 276
  • 15면
  • 박미현 한국통합TA연구소 관계심리클리닉 대표(report@gimhaenews.co.kr)

상담을 신청한 J양은 겉보기에는 아름다운 20대 후반의 아가씨였다. 그러나 그는 항상 누군가와 함께 있지 않으면 마음이 텅 빈 것 같다고 했다. 
 
J양에게 자신의 삶에 대해 말해 보라고 했다. 그는 엄격한 아버지, 이기적인 어머니, 예민한 남동생 사이에서 항상 혼자였다고 했다. 그는 여러 남자친구를 만날 때마다 그 남자가 부모 역할을 해 주길 바랬다. J양의 끊임없는 요구에 지친 상대가 떠나려 하면 그는 다른 상대를 찾을 때까지 그를 붙잡았다. 다른 사람이 나타나면 이전의 연인과 헤어짐을 반복했다.
 
J양의 연애방식은 상대에게는 집착처럼 느껴졌지만 정작 그에게는 불안과 행복의 롤러코스터였다. 연인과 통화를 못하면 정신없이 연거푸 통화버튼을 눌러댔다. 그 사람이 일 때문에 바빠 며칠간 못 만나면 불안해 견딜 수가 없었다. 남자가 지친다며 헤어지자고 하면, 그는 울면서 더 잘하겠다고 애원을 했다. 그것도 그때 뿐. 그는 연인과 결국은 헤어졌다. 그러고 나면 세상이 무너지는 듯한, 내 존재 자체가 없어지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고 했다.
 
상담을 하면서 J양은 자신의 마음 속에 '작은 아이'가 있음을 깨달았다. 싸늘한 부모로부터 제대로 된 사랑을 받지 못했던 자신, 동생이 태어나던 날 커다란 방 한쪽 구석에 혼자 남겨졌던 자신, 그렇게도 원하던 놀이공원에 갔지만 인파에 밀린데다 잔뜩 인상을 쓴 아버지 옆에서 타고 싶은 놀이기구도, 갖고 싶던 풍선도 말하지 못한 채 눈치만 보고 있던 자신, 에스컬레이터를 타는 게 무서워 내려가지도 못하고 울고 있을 때 자신을 내버려 두고 혼자 가 버린 엄마의 싸늘한 뒷모습을 바라보던 자신, 일기를 안 썼다는 이유로 다리에 멍이 들도록 맞았던 어린 시절의 자신, 꾸중을 들을 때 아버지에게 들었던 비아냥거림과 거친 말투에 아파하던 자신….
 
J양은 상담을 통해 '작은 아이'를 안아줄 수 있는 사람은 어느 누구도 아닌 '나' 자신뿐이라는 걸 깨닫기 시작했다. 그는 차츰 자신의 마음 속에서 불안해하던 작은 아이에게  "괜찮아. 많이 아팠지? 너에게는 내가 있어. 널 버리지 않아"라며 다독여 줄 수 있는 힘을 갖기 시작했다. 그는 '내가 나 스스로를 괴롭히지 않는 한 어느 것도 나를 괴롭힐 수는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점점 성장해 나갔다. 이제는 이틀에 한번 꼴로 남자친구를 안 보면 죽을 것처럼 불안해하지 않는다. 남자친구가 전화를 받지 않아도 무던하게 대처할 수 있게 됐다.
 
누구에게나 마음 속에 이렇게 자라지 못한 '작은 아이'가 자리 잡고 있다. '작은 아이'는 타인과의 관계에서 열등감으로 나타나거나, 못난 자존심으로 튀어 나오거나, 사랑받지 못할까 봐 두려워하는 모습으로 나타난다.
 
내면의 '작은 아이'를 키우는 방법은 자신이 사랑해 주는 것이다. 못난 모습이나 고쳐야 할 단점을 생각하거나, 더 열심히 살라고 하는 채찍은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것보다는 무엇이 나에게 가장 좋은 것일까, 나에게 힘이 되는 말은 무엇일까, 라면서 남들과 비교하지 말고 나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수용하고 사랑하는 것이다. 우리 모두는 지금 모습 그대로 참으로 괜찮은 사람들이다.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은 오직 그것 뿐이다.  -끝- 김해뉴스

   
 



박미현 한국통합TA연구소 관계심리클리닉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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