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수화물 과잉섭취 인구 65% 중
9% 중독…  비만 고혈압 질병 노출
밀가루 대신 통곡식 섭취 권장

사람들은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식사를 하고 나서나 혹은 식후가 아니더라도 신체적, 정신적으로 둔해지는 느낌과 피로감을 호소한다. 여기저기 군살이 찌고 한번 찐 살은 점점 더 빼기가 어려워지는 것 같거나, 혈압과 함께 콜레스테롤, 중성지방, 혈당도 조금씩 올라가는 것 같은 증상을 겪게 된다. 이런 증상들은 우리의 건강이 무언가 근본적으로 잘못되어 있음을 알려 주는 적신호들이다. 이러한 증상들의 원인을 인지한 과학자들은 이에 대해 성인병, 대사증후군, 당불내(인)성, 당뇨병 전기, 인슐린 저항성, 탄수화물 중독증 등 때로는 서로 의미가 겹치기도 하는 여러 가지 이름들을 붙였다.
 
2005년 세계당뇨병협회(IDF)는 전 세계 인구의 20~25%가 탄수화물 중독증이라는 신종 유행병을 앓고 있고, 이로 인해 당뇨병과 심장병이 무섭게 번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이 유행병은 그 어떤 전염 박테리아에 의한 것이 아니라, 현대의 산업화된 식품 생산 과정과 범람하는 가공식품이 빚어낸 영양학적 질병이라고 정의한다.
 
그렇다면 혹시 나도 탄수화물을 지나치게 많이 먹고 있는 것은 아닐까? 2014년 우리나라 성인 남녀 1천 명을 대상으로 탄수화물 과잉섭취 정도를 조사한 결과, 한국인의 65%가 탄수화물 과잉섭취, 그중 9%는 중독 수준에까지 이르러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탄수화물 중독은 기본적으로 정제 탄수화물 함량이 높은 식생활에 의해 촉발된다. 흰 설탕과 흰 밀가루, 흰 쌀, 그리고 이들을 이용한 다양한 가공식품(빵, 케이크, 피자, 과자, 면류, 각종 음료수)으로 대변되는 정제 탄수화물은, 매우 빠르게 소화되어 혈당과 인슐린 수치를 급격히 끌어올린다.
 
뿐만 아니라 설탕이나 단 음식의 경우 과다섭취를 했는데도 계속 허기를 느끼게 된다. 섭취를 중단하면 마음이 불안하고 힘들어지며 스스로 양을 줄이는 것도 어려워진다. 이런 증상은 마치 마약이나 흡연의 금단현상과 비슷해 '중독'이라고 이름 붙었다.
 
정제 탄수화물에 대한 중독은 우리를 빨리 늙게 하고, 실제 나이보다 더 노쇠하게 느끼게 한다. 이 유혹에 걸리게 되면 비만, 고혈압, 신경계 질환, 안구 질환, 당뇨병, 심장혈관 질환, 암, 알츠하이머병 등 사실상 노화와 관련된 모든 질병의 발병 위험이 높아질 뿐만 아니라 수면의 질이 떨어지며, 공연히 피로하고, 멍하고, 우울하고, 짜증이 나고, 화가 나는 등의 정신적 증상을 겪게 되기도 한다.
 
100년 전, 한국인의 밥상에 올랐던 거친 밥 한 공기는 지금의 세배나 되는 양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인병 없이 마른 체형을 유지하는 것이 가능했다. 현대에는 가공, 정제기술의 발달로 모든 식물성 음식들이 섬유질을 벗어 버리고, 입안에서 금방 녹아 설탕보다 더 빨리 혈당을 올리는 것들로 변해버렸다.
 
도정된 흰쌀, 밀가루보단 통곡식을 먹고 식이섬유가 풍부한 채소를 많이 먹자. 케이크나 과자를 찐 감자나 고구마, 과일 등으로 대체해 단순당의 섭취를 줄이는 것이 좋다. 청량음료, 과일 주스, 술, 기타 고도로 가공된 음료를 삼가고 출출할 때는 계란, 우유 등의 단백질 음식을 자주 먹으면 단맛 중독에서 벗어나는 데 도움이 된다.
 
식사를 할 때 꼭 쌀밥이 있어야 하거나 밥을 먹은 뒤에도 계속해서 빵이나 간식, 단것이 먹고 싶다면 탄수화물 중독을 의심해 보자. 김해뉴스

저작권자 © 김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