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해중부모범운전자회 회원들이 환하게 웃고 있다.

매일 오전 교통수신호 봉사
각종 캠페인 참여, 차량지원도
고충 많지만 “시민의 발” 자부

뜨거운 햇살이 내리쬐던 날 파란 와이셔츠를 입은 사나이들을 만났다. 김해중부모범운전자회 회원들이었다.
 
김해중부모범운전자회는 김해중부경찰서 산하협력단체다. 10년 이상 운전 경력자들로 구성된 이 단체는 1969년 창립했다. 지금은 이충권 회장(64) 외에 80여 명의 회원들이 활동하고 있다.
 
김해중부모범운전자회 회원들은  매일 오전 7시~9시 30분 교통체증 구간에서 교통수신호 봉사활동을 진행한다. 김해에서 큰 행사가 열릴 때에도 교통정리 봉사활동에 참여한다. 매달 4~5회 각 학교 앞에서 교통안전 캠페인을 벌이고, 노인복지회관에 차량을 지원하기도 한다. 4대악 근절 캠페인에도 동참한다.
 
김해중부모범운전자회는 지원제로 운영된다. 하지만 지원한다고 해서 모두 회원이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김해중부모범운전자회의 회원이 되기 위해서는 조건을 갖춰야 한다. 택시기사 혹은 버스기사 중에서 무사고 운전자만 회원이 될 수 있다. 경찰관들과 김해중부모범운전자회 회원들만 교통수신호를 할 수 있는 자격을 갖기 때문에 회원이 되면 수신호교육과 교통교육을 필수적으로 받아야 한다. 한 달에 한번씩 검열점호를 통해 복장 등을 점검받기도 한다.
 
회원들은 생활 가운데 20~30%의 시간을 봉사에 할애한다. 아침을 거르면서까지 출근길 교통수신호 봉사에 나선다. 봉사 활동은 쉬운 게 아니다. 뜨거운 아스팔트 위에 오래 서 있어야 하기 때문에 발에 물집이 생기거나 발톱이 빠지기도 한다. 봉사를 하는 동안에는 일을 하지 못하므로 돈도 벌지 못한다.
 
회원들은 일부 운전자들 때문에 속이 상하기도 한다고 토로했다. 김유진(52) 감찰차장은 "운전자들이 교통수신호에 따라주지 않을 때 가장 힘들다. 수신호가 신호등 신호보다 우선이지만, 이를 모르는 시민들이 욕을 하거나 담배꽁초를 던지며 밀어붙일 때가 많다"고 호소했다.
 
재정 사정 때문에 김해중부모범운전자회의 형편은 그다지 좋은 편이 아니다. 두 개의 컨테이너를 이어 만든 허름한 건물이 이들의 사무실이다. 비가 오는 날이면 천장에서 물이 새기도 한다. 운영비는 사비로 해결한다. 김청화(43) 감찰계장은 "어려운 환경과 자금 부족 때문에 많이 힘들다. 시에서 지원금을 주지만 조직을 운영하기에는 턱없이 모자란다"고 말했다.
 
김해중부모범운전자회는 이러한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다. 거동이 불편한 사람들이나 노약자, 어린이들이 횡단보도를 안전하게 지나갈 수 있도록 도와줬을 때 가장 보람이 크다고 한다. 회원 김병호(56) 씨는 "시민들이 잘 협조해 주어 안전하게 교통지도를 마칠 때 가장 뿌듯하다. 이 때문에 더 열심히 하게 된다"며 웃었다. 운전자들이 지나가면서 "고마워요. 수고하세요"라고 한마디 던지는 게 이들에겐 행복이자 봉사의 원동력이라고 한다.
 
김유진 감찰차장은 "김해 인구는 증가했지만 도로는 한정돼 있다. 교통체증이 심해져 우리의 업무도 많아졌다. 앞으로도 지금처럼 시민들을 위해 봉사하면서 시민의 발이 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김해뉴스 /강은지 인제대 학생인턴 report@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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