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기념일을 맞은 김준수(가명·35)씨. 평소 눈여겨 봐둔 마트의 주류코너에서 저렴한 데일리 와인을 한 병 구입했다. 1만 원대로 가격대가 비슷하니 맛도 비슷할 것이라고 생각해, 병 디자인이 고급스럽고 빈티지(생산년도)가 오래된 제품을 골랐다. 하지만 결과는 참혹했다. 와인에서 오래된 포도주스와 소주를 뒤섞은 것 같은 맛이 난 것. 저가 와인에 대한 신뢰가 와르르 무너진 순간이었다. 결론부터 말하면 김 씨는 틀렸다. 1만 원대 저가 와인 중에도 잘 만 고르면 고급 와인 부럽지 않은 '명품'을 골라낼 수 있다. 그렇다면 김 씨의 실수는 무엇이었을까? 우선 저가 와인은 생산년도가 최대한 현재와 가까운 제품을 골라야 한다. 맛과 향이 쉽게 풀어지기 때문. 또 세계 일류 양조장에서 하위 브랜드로 저가 와인을 생산하는 경우가 있으니 명품을 고르고 싶다면 제조업체의 이름을 눈여겨 살펴야 한다. 김해지역 유일의 대형마트인 내동 홈플러스 와인 매니저 김태희(29)씨의 도움을 받아 숨어 있는 1만원대 명품 와인들을 소개한다.


>> 1. 모스카토 스푸만테 이탈리아/스위트화이트와인
달고 풍부한 향 … 차게 해서 여름에 제격
스파클링이 뛰어나다. 포도 중 모스카토 품종으로 생산된 와인은 달고 향이 풍부한 특징을 보인다. 무게감이 가볍고 청량감이 뛰어나 탄산수처럼 마실 수 있다. 발효가 끝난 와인에 효모를 인위적으로 첨가한 '발포성 와인'으로 향은 약한 편. 차게 해서 마시는 와인으로 여름에 잘 어울린다. 이보다 조금 더 절제된 단맛과 무게감을 느끼고 싶다면 '까바 세미 스위트(1만5천800원)도 함께 즐겨보자. 가격 8천900원.


>> 2. 조닌 모스카토 다스티 프랑스/스위트화이트와인
아스티 지역 최고 품질 포도로 만든 1등급
병에 D'ASTI란 글자가 적혀 있다면 대부분 1등급 와인이다. 프랑스 피에몬테주 아스티에서는 최고 품질의 포도만 생산하는데, 이곳의 포도를 이용하는 와인에만 D'ASTI란 표기를 사용할 수 있기 때문. 조닌 모스카토 다스티 역시 단 맛을 자랑하는 1등급 와인이다. 보통 2만4천 원대에 판매되지만, 할인기간엔 1만 원대로 내려가니 기간을 잘 체크하자.
가격 1만6천원(할인가) 선.


>> 3. 큐피트 모스카토 다스티 이탈리아/스위트화이트와인
사랑이 시작된 연인들을 위한 '러브 와인'
홈플러스 와인매니저 김태희(29)씨가 스위트화이트와인 중 가장 추천 하는 제품. 맛이 달고 알코올 도수(5도)가 낮다. 다른 스위트화이트와인이 주로 사과향을 내는 반면, 큐피트는 살구, 복숭아 등 다양하고 풍부한 과일 향을 느낄 수 있다. 부부나 연인들을 위한 와인으로 유명하다. 평상시에는 가격이 2만원 후반대지만, 역시 할인기간엔 1만 원대에 구입가능하다. 가격 1만8천원(할인가) 선.


>> 4. 칼로로시 콩고드 미국/스위트레드와인
강한 단맛과 알코올 향 … 남성들이 선호
미국산 와인. 스위트레드와인이다. 포도품종 중 하나인 콩고드는 원래 주스용으로 재배될 만큼 맛이 단 것이 특징이다. 그 중 칼로로시는 단맛보단 알코올 향이 더 강한 축으로 분류돼 남성에서 선호도가 높은 편. 탄닌감(떫은 맛)이 약하고 뒷맛(여운)이 짧다. 세미스위트로 살짝 차게 해서 마시는 것이 좋다. 홈플러스 직수입 제품으로 가격이 저렴해 항상 판매율이 높다. 가격 9천9백원.


>> 5. 모건 데이비드 콩코드 미국/스위트레드와인
집에서 담근 포도주 맛 … 초보자 입문용
간단히 말해 가정에서 만든 엄마 표 포도주의 맛이다. 미국 3대 와인회사중 하나인 WINE GROUP사의 브랜드. 특유의 달콤한 맛과 향 그리고 매력적인 컬러로 전세계 소비자들에게 인기가 높다. 과일 향보단 알코올 특유의 술 맛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적당하다. 와인 초보자 입문용으로도 많이 판매된다. 출생지는 미국. 가격 8천900원


>> 6. 비앤지 세인트 루이스레드   프랑스/드라이와인
강한 탄닌 맛
단 맛보단 탄닌감이 강한 것이 특징. 등급은 없다. 가격 7천900원.


>> 7. 밸비노  프랑스/드라이와인
과일·풀·꽃 향
과일 향에 꽃과 풀 향기가 뒤섞인 풍부한 향을 느낄 수 있다. 가격 1만2천원.


>> 8. 애쉬우드 그로브 쉬라즈 호주/드라이와인
한국음식과 잘 어울리는 호주산 1등급
호주의 10대 와이제조업체 킹스턴이스테이드사가 판매하는 와인. 짙은 자주 빛 와인으로 안정된 탄닌감을 느낄 수 있고, 다채로운 향이 잘 조화돼 있다는 평을 받는다. 페퍼민트나 통후추의 알싸한 맛이 나서 한국음식과도 잘 어울린다. 쉬라즈 품종으로 유명한 호주제품 중에서도 1,2위를 다투는 와인. 가격 9천800원.


>> 9. 칠라노 까베네 쁘띠네르도 칠레/드라이와인
칠나노 와인의 과감하고도 혁신적 블렌딩
여러 품종이 섞인 블랜딩 와인. 칠라노 와인의 과감하고도 혁신적인 블렌딩 기법이 돋보인다. 스위트한 맛으로 시작해 목넘김이 적당히 가벼워 와인 마니아들에게 인기가 많다. 돌려서 열수 있는 스크류 마개를 착용했다. 그동안 와인은 마시고 싶지만, 코르크 마개를 개봉하는 데 어려움을 느꼈던 사람들에게 추천할 만한 제품. 가격 9천900원.


>> 10. 베어풋 까베네 쇼비농 미국/드라이와인
미국 비치발리볼협회 공식 와인 유명
와인 이름에 '까베네쇼비농(까쇼)'가 들어가 있다면, 대체로 약간 쓴맛을 느낄 수 있다. 이는 포도 품종을 나타내는 말로, 이와 완전 반대되는 품종으로는 '멜롯'이 있다. '멜롯'은 껍질이 얇고 씨가 작으며, 과육이 큰 포도품종으로 부드럽고 달콤한 와인이 만들어진다. 베어풋 까쇼는 감칠맛이 나는 하드한 와인으로 미국 비치발리볼협회 공식 와인으로도 선정된 바 있다. 가격 1만2,800원.


>> 11. 그라시아 까베네 칠레/드라이와인
클래식한 루비 색 … 훈제요리와 찰떡궁합
칠레와인이다. 그라시아는 '감사합니다'라는 뜻. 가장 클래식한 루비 색을 띄며, 부드러운 탄닌과 균형잡힌 산도가 어우려져 긴 여운과 깔끔하고 벨벳 같은 피니쉬를 느끼게 한다. 과일 향과 후추향이 함께 느껴지기 때문에, 달콤한 와인을 싫어하는 사람들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훈제 요리나 닭고기, 토마토나 페스토 소스의 파스타 요리와 잘 어울린다. 가격 8천900원.


>> 12. 가또네그로 까르미네르 칠레/드라이와인
칠레 최고 양조장에서 만든 선물용 제품
칠레 최고의 양조장 '샹페드로'에서 제조된 와인이다. 까도네그로는 '검은 고양이'라는 뜻인데 칠레에서는 검은 고양이를 행운의 상징으로 생각하는 풍습이 있어, 주로 선물용으로 주고 받는 와인이다. 칠레 토착품종인 카르미네르의 맛을 잘 보여주고 있는 와인. 봄·가을에는 상온에 둔 채 그대로 마시면 되는데, 온도와 습도를 조절해주면 여름·겨울에도 그대로 마실 수 있다. 가격 1만3천900원.


>> 13. 쁘띠 비스트로 카베르네 쇼비뇽   프랑스/드라이와인
고흐 명화 '아를르의 밤거리' 형상화 라벨
쁘띠 비스트로는 프랑스의 와인제조업체 '라보레루아사'가 고흐의 명화 '아를르의 밤거리'를 형상화해서 만든 와인. 병의 표면을 살피면 그림이 붙어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모두 4가지 품종의 와인이 생산되는데, 품종별로 각기 다른 색의 라벨을 감아 차별을 뒀다. 아를르의 밤거리가 붉은색과 푸른색을 이용해 인간의 열정을 나타낸 그림인 만큼, 라벨의 색도 고흐가 평소 즐겨 사용하던 열정적인 색 위주로 선정됐다. 탄닌감이 강해 맛이 다소 거친 느낌인 '카베르네 쇼베농'에는 강렬한 느낌의 붉은색 라벨이 감겨 있다. 가격 1만6천원.


>> 14. 무똥 까데레드 프랑스/드라이와인
소피마르소 즐겨 마신 칸영화제 공식 와인
정말 특별한 날엔 1만원만 더 투자해보자. 프랑스의 '바롱 필립 드 로칠드'사가 보르도 지역에서 생산한 포도로 만든 와인이다. 소비뇽, 까베르네, 메를로 등 다양한 품종을 블랜딩 한 뒤 1년간 오크통에서 숙성한 와인. 과일향이 진하지만 텁텁한 탄닌감도 함께 느낄 수 있다. '까데'는 둘째라는 뜻으로, 최고급 와인만 생산하던 로칠드 사가 1930년대 포도수확에 실패하면서 다른 지역 포도를 섞어 하위브랜드를 만들었는데, 무똥 까데레드의 기원이다. 프랑스의 여배우 소피마르소가 평소 즐겨 마시면서 유명해졌고, 칸 영화제 공식 와인으로도 지정됐다. 유럽에서는 가장 대중적인 와인으로 특별한 날에 잘 어울린다. 가격 2만8천원.



>> 와인 구별법 = 와인 종류의 구별은 크게 색깔, 제조방법, 당분 등 3가지를 기준으로 한다. 색깔별로는 투명하거나 노란색 또는 황금색의 화이트 와인과 자주·루비·적갈색의 레드, 엷은 붉은색이나 분행색의 로제 와인으로 구분된다. 제조방법 상으로는 스파클링·주정강화·가향 와인으로 나누며, 당분에 따른 구분은 스위트·드라이·미디엄드라이로 나뉜다.

사진촬영 = 김병찬 기자 KBC@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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