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가능 그것은 아무것도 아니다." 이런 명언을 남긴 '20세기 최고의 복서' 무하마드 알리가 지난 4일 미국 애리조나 주 피닉스의 한 병원에서 세상을 떠났다. 전 세계가 그의 죽음을 애도하는 가운데,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그는 가장 위대한 사람이다"라고 알리를 추모했다. 미국 현지 언론에 따르면 알리는 파킨슨병의 후유증인 호흡기 합병증으로 숨졌다. 동아대병원 파킨슨병센터 소장 김재우 교수의 자문을 받아 알리가 30여 년을 싸운 파킨슨병에 대해 알아본다.

신경세포 소멸로 뇌기능 이상 발생
농촌 거주 고연령일수록 위험 노출
쉽게 넘어지고 세밀한 움직임 불편

뇌 자기공명영상촬영으로 진단
약물 복용과 심부 뇌 자극술 시행
완치 불가, 적절 치료시 증상 완화

■원인과 증상
파킨슨병은 알 수 없는 원인에 의해 도파민 신경세포들이 소멸, 뇌 기능에 이상이 발생하는 신경퇴행성 질환을 말한다. 파킨슨병과 함께 알츠하이머병, 루게릭병도 대표적인 신경퇴행성 질환에 속한다.
 

파킨슨병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뇌의 신경세포에서 만들어지는 '도파민'이란 신경전달물질에 주목해야 한다. 도파민은 뇌의 '흑질'에 있는 신경세포에서 생성되는데, 이 신경세포는 천천히 사라진다. 도파민 분비 신경세포가 50~70%정도 없어지면 그제야 걸음이 느려지거나 손이 떨리는 증상이 나타난다.
 
도파민 신경세포가 소멸되는 원인은 아직까지 밝혀진 바가 없다. 의학계에서는 유전적, 환경적 요인으로 추정하고 있을 뿐이다. 유전적 이상으로 인해 신경세포의 대사 과정에서 발생하는 불필요한 물질이 세포 내부에 쌓이면서 신경세포가 죽어버린다는 가설이 있다. 파킨슨병이 50세 이전에 발생하면 유전적 요인이라 추측할 수 있지만, 50세 이후에 발생하면 우리나라에서는 유전적 요인으로 보기가 힘들다.
 
파킨슨병은 연령이 높을수록 발생 빈도가 높아진다. 일반적으로 파킨슨병이 발생하는 나이는 60세이며, 연령이 증가할수록 유병률과 발생률이 높아진다. 또한 파킨슨병은 도시에 사는 사람보다 농촌에 사는 사람에게 많이 발생하는데 이를 두고 농약 등에 노출되는 것이 원인일 수도 있다는 가설이 있다. 알리처럼 머리에 충격을 많이 받을 경우 파킨슨병에 걸린다는 견해가 있지만 뇌 손상과 파킨슨병의 관계는 아직 정확하게 밝혀진 바가 없다.
 
파킨슨병이라고 하면 흔히 손과 다리를 떨고, 몸이 구부정한 상태에서 잘 걷질 못하는 모습을 떠올린다. 이는 파킨슨병의 일반적인 증상이다. 파킨슨병의 주요 4대 증상은 떨림, 근육 긴장, 움직임이 느려지는 운동 완서, 자세 불안정 등이다.
 
떨림은 파킨슨병의 주된 특징이다. 가만히 안정된 자세를 취했을 때 손가락과 손목, 다리 등이 떨린다. 잠을 자는 동안에는 나타나지 않지만 스트레스를 많이 받게 되면 떨림의 정도가 심해지는 경향을 보이기도 한다. 근육 긴장은 관절을 구부리고 펼 때 뻣뻣해지는데, 대부분의 환자에게 나타난다. 운동 완서는 근육의 힘이 약화돼 옷 단추 잠그기, 글쓰기 등 세밀한 움직임을 하기가 어려워지고 세수하기, 식사하기 등 일상생활에 평소보다 시간이 많이 소요된다.
 
자세 불안정은 걸어가다가 균형이 흐트러지면서 쉽게 넘어지는 증상이다. 운동 완서가 진행된 파킨슨병 환자는 넘어질 경우 팔이나 다리로 지지하지 못하고 머리와 몸통 전체가 바닥에 부딪히게 된다. 이 때문에 골절, 머리 외상이 발생할 수 있다.
 
또한 파킨슨병에서는 눈꺼풀 움직임이 감소하고 얼굴 표정이 굳어지는 표정감소 증상이 나타난다.
 
■진단·치료
파킨슨병은 환자의 말을 토대로 의사가 진단한다. 파킨슨병 확진 때는 도파민의 양을 가늠해볼 수 있는 뇌 핵의학 촬영을 한다. 파킨슨병과 증상이 유사한 이차 파킨슨병이나 파킨슨증후군을 감별하기 위해 뇌 자기공명영상촬영 등을 한다.
 
현재 파킨슨병에 대한 치료는 증상을 완화시켜 환자가 일상생활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이를 위해 '레보도파' 성분이 들어간 약물을 처방한다. 도파민을 체내에 바로 주입하면 뇌의 신경세포까지 도달하지 못한다. 하지만 도파민의 전구물질인 레보도파는 뇌 조직 내에서 도파민으로 변화되어 파킨슨병의 증상을 완화시키는 역할을 한다. 약물 치료 외에도 심부 뇌 자극술이라는 수술적 치료 시술이 이뤄지고 있다. 
 
김재우 교수는 "파킨슨병 판정이 나면 치료법이 없다고 생각해 환자와 가족들이 절망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치료법이 없던 과거에 비해 현재는 일상생활 수행 능력, 생존률이 많이 높아졌다. 파킨슨병에 대한 이해, 긍정적인 사고와 함께 적절한 운동을 한다면 파킨슨병 진행 속도를 늦출 수 있다"고 조언했다.
 
김해뉴스 /김예린 기자 beaurin@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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