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 모임 ‘일곱바퀴역사연구회’
18일 초등생 김해 탐방행사 진행
해설가 설명 들으며 유적지 순례

"진짜 조개껍데기 맞아요?" "왜 저렇게 높이 쌓여 있어요?" "김해에 저렇게 조개가 많았어요?"
 
봉황대 구릉 동남쪽에 있는 회현동 패총전시관에서 8m 깊이로 층층이 쌓여 있는 거대한 조개더미 무덤인 패총 단면을 직접 본 어린이들이 질문을 쏟아낸다. 역사공부모임인 '일곱바퀴역사연구회'가 지난 18일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 실시한 김해 가야사 역사탐방의 현장이다. 일곱바퀴역사연구회는 역사를 좋아하는 김해지역 여러 학교의 학부모들이 뜻을 모아 만든 비영리단체다. 이들은 매달 두 번 모여 역사를 공부하고,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김해 역사탐방 프로그램을 구상한다.
 
모든 활동은 한국사지도사, 체험학습지도사 자격증을 보유한 학부모들의 순수한 재능기부로 이루어진다. 이들은 간단한 점심과 음료를 무료로 제공한다. 어린이들은 참가비 없이 무료로 지역탐방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다.

▲ 초등학생들이 지난 18일 '일곱바퀴역사연구회'의 탐방행사에서 해설가의 설명을 듣고 있다.

이날 삼성·우암·내동초등학교에서 온 서른 명 남짓한 어린이들은 일곱바퀴역사연구회 강선옥 대표와 최진영·염명숙·배주희·여원숙 회원의 인솔에 따라 봉황대 유적지를 산책하듯 올랐다. 가만히 서 있어도 땀이 줄줄 흐르는 불볕더위였지만, 봉황대 유적지 안은 울창하게 우거진 숲 덕분에 시원했다.
 
어린이들은 질서 있게 삼삼오오 줄지어 다니며 서로 이야기를 나누고 장난도 치면서 즐겁게 언덕을 오르내렸다. 강선옥 대표의 해설을 들으면서 가야시대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고상가옥과 망루를 지나 황세장군과 여의낭자의 설화가 깃들어 있는 황세바위, 여의낭자를 기리기 위해 제를 올리는 여의각, 고상가옥 주거지, 봉황동유적 패총전시관을 차례차례 둘러 보았다.
 
어린이들은 봉황동 유적지를 빠져나온 다음에는 황세장군과 여의낭자의 설화를 예쁘게 그려 놓은 담벼락과 골목, 도로를 지나 수로왕릉에 도착했다. 그곳에서는 두 팀으로 나눠 전문해설가의 설명을 들으면서 역사서에 없는 '가야사'를 상상하기도 했다. 수로왕릉 뒤편, 숲이 시원하게 우거진 나무그늘 아래에 자리를 펴고 맛난 점심을 먹으며 수다를 떨었다. 점심식사 후에는 김해민속박물관 전시를 관람한 뒤 서로 소감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강선옥 대표는 "역사를 공부하다 보면 한국사의 중요성을 느낀다. 김해에는 아직 밝혀지지 않은 숨어 있는 이야기들이 많다. 아이들은 자신이 살고 있는 곳의 역사를 잘 모른다. 학부모로서 내 자녀와 주위 아이들에게 지역의 역사를 자연스럽게 알려 주고 싶은 욕심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학교 교과와 연계된 역사 체험수업이 많지만 참가비가 많이 든다. 아이들이 부담없이 역사탐방을 할 수 있도록 학부모들이 뜻을 모아 재능기부로 행사를 준비했다"고 덧붙였다.
 
최진영 회원은 "지난해에는 김해시민의종 앞에서 출발해 북문~김해향교~효열각~수로왕비릉~구지봉~고인돌을 탐방했다. 아이들이 즐거워하고 역사에 관심을 가지면 뿌듯하다. 역사공부 모임을 계속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앞으로도 아이들에게 김해 구석구석을 소개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날 시종일관 힘든 기색 없이 적극적으로 탐방에 참석했던 삼성초 4학년 정다영 학생은 "처음에는 날이 너무 더워 걷는 게 힘들었다. 황세바위 이야기와 수로왕릉에서 들은 가야사 이야기가 흥미진진했다. 김해민속박물관에서는 지금은 볼 수 없는 옛날 물건들을 많이 볼 수 있어 좋았다. 다음에도 꼭 참여하고 싶다"고 즐거워했다. 김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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