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설노조 조합원의 1인시위 장면.
건설노조, 시청 앞 1인시위 지속
“다른 곳보다 급여 적고 업무 많아”
시 “조사 결과 별 문제 없어” 반박

민주노총 전국건설노조 부·울·경지역본부(이하 건설노조)가 경남 각 시·군 가운데 김해지역에서 덤프트럭·굴삭기 기사들의 근로상황이 가장 열악하다며 김해시에 대해 처우 개선을 위한 건설현장 지도·단속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에 대해 김해시는 조사 결과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며 건설노조의 주장과는 다른 해명을 내놓아 논란이 일고 있다.
 
건설노조는 지난 7~16일 오전 8~9시 출·퇴근시간에, 17일부터는 오전 8시~오후 1시에 김해시청 앞에서 1인집회를 열면서 건설현장의 투명한 운영을 위해 감독관청인 김해시의 적극적인 단속을 촉구하고 있다. 건설노조는 "경남의 각 시·군 중에서 김해지역 덤프트럭·굴삭기 기사들의 급여와 업무 환경이 가장 열악하다. 지난 4~5월 김해지역 덤프트럭·굴삭기 기사 100여 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들이 받는 하루 급여는 경남의 다른 시·군보다 5만~10만 원 낮고, 작업시간은 1시간가량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주장했다.
 
각 지자체의 공사 발주 금액이 같은데도 덤프트럭·굴삭기 기사들이 실제로 받는 급여, 업무시간에 차이가 생기는 것은 중간알선업자가 챙기는 알선비 차이 때문이라는 게 건설노조 측의 주장이다. 건설노조 이원중 조직부장은 "다른 지역의 경우 중간알선업자와 기사들이 협의해서 알선비를 정한다. 김해에서는 중간알선업자가 일방적으로 일급을 결정한다. 중간알선업자가 얼마나 가져가는지, 원래 책정된 비용이 얼마였는지를 전혀 알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건설노조는 "이를 막기 위해서는 덤프트럭·굴삭기 건설기계임대차 표준계약서를 꼭 쓰게 해야 한다. 계약서에는 건설업계에서 흔히 발생할 수 있는 체불 등 문제를 방지할 수 있는 건설기계대여금 지급보증서도 포함된다. 공사 대금과 알선 금액 등을 투명하게 볼 수 있어 덤프트럭· 굴삭기 기사들의 권익이 높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건설노조 측은 "설문조사 결과 임대차계약서를 작성했다는 기사는 한 명도 없었다"고 밝혔다. 김해의 건설현장에서 30년 넘게 일해 온 건설노조 강서·김해지회 이광석 수석부지회장은 "김해의 건설현장에서는 계약서 작성이 잘 이뤄지지 않고 있다. 요구를 하면 '내일부터는 일을 맡기지 않겠다'며 쫓아내는 경우가 많았다"고 말했다.
 
건설노조 측은 건설현장의 잘못된 관행을 끊기 위해서는 김해시의 적극적인 현장 관리와 단속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원중 조직부장은 "경남의 다른 지역에서도 임대차계약서가 잘 지켜지지 않는 경우가 있지만 김해가 가장 심각하다. 시가 적극적, 집중적으로 단속을 벌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시 건설과 관계자는 "건설현장에 가서 조사를 해 보니 건설노조의 주장과 달리 임대차계약서가 있었다. 건설노조에서는 허위계약서라고 주장하지만 기사들은 자신들이 작성한 정식 계약서가 맞다고 인정했다. 기사 급여에 차이가 생기는 이유는 건설현장마다 상황이 다르기 때문이다. 현장에서 만난 기사들은 불만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김해뉴스 /조나리 기자 nari@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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