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광우 김해뉴스 사장(부산일보 이사).
얼마 전, 김해고등학교와 인제대학교에서 각각 특강과 정식강의를 진행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언론과 개'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언론을 흔히 네 종류의 개에 비유합니다. 권력의 발등을 핥는 '랩독'이 있습니다. 권력을 위해 사나운 표정을 짓는 '가드독'이 있습니다. 권력을 감시하는 '워치독'이 있습니다. 다른 의미의 권력을 지향하는 '어택독'이 있습니다. 한 가지 더. 잠만 자는 '슬리핑독'이 있습니다. 물론 바람직한 개는 '워치독'입니다. 언론은 권력을 감시하고 비판하는 존재라서 그렇습니다.
 
질문을 하나 드리겠습니다. 김해시장이 왕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이런 질문을 드리는 이유는 그런 말을 여러 번 들었기 때문입니다. <김해뉴스>는 창간 당시부터 김맹곤 전 김해시장과 대립각을 세웠습니다. 그러자 김해 지역의 몇몇 언론 종사자들이 이런 충고(?)를 해 왔습니다. "김해시장은 왕이다. 왕한테 그러면 못쓴다. 그래서야 시한테서 광고나 협찬을 받을 수 있겠는가. 더욱이 언론사 사장이란 사람이 경영 생각을 해야지 그러면 안 된다." 그럴 때면, 시답잖다 여기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김해시장은 무소불위의 초법적 권력을 가진 사람이 아니다. 그에게는 고작해야 인·허가권과 예산 집행권밖에 없다. 광고나 협찬? 안 받으면 그만이다. 언론은 '워치독' 역할만 하면 된다. 그랬을 때, 민주시민들의 건강한 지지와 '경영 안정'이란 토끼가 다 잡힐 것이다. 필요하다면 김해시의 광고나 협찬에 대해서는 거부 선언을 할 수도 있다."
 
<김해뉴스>는 그리하여 '무화과를 무화과라 하고, 삽을 삽이라 하겠다'는 창간 정신으로 일관했습니다. 그 결과, 부산·경남 지역을 중심으로 무수한 우군들이 생겨났고, 김해시의 광고 탄압과 각종 소송전에도 불구하고 3년 연속 흑자를 달성했습니다. 올해도 흑자 기조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유료부수도 꾸준히 신장됐습니다.
 
이 과정에서 김해 지역 언론과 언론인들한테서 아쉬운 부분도 여럿 목도했습니다. 한 공보관은 "기자들은 광고를 통해서 얼마든지 관리하고 통제할 수 있다"고 호언장담했습니다. 몇몇 언론인들은 공무원들한테서 '얼마짜리'란 말을 듣고 있었습니다. '얼마'만 주면 기꺼이 '랩독'이나 '가드독' 구실을 해 준다는 뜻이었습니다. 한번은 김해시의 한 고위공무원이 몇몇 영세 언론사를 찾아갔다는 말이 나돌았습니다. 그 후, 이 언론사들의 논조가 180도 달라졌습니다.
 
일삼아 지난해의 '시정 광고료 집행내역'을 구해보았더니, 이들 언론사들에게 각각 수천만 원대의 터무니없는 금액이 집행됐습니다. 이 금액은 MBC경남과 경남CBS 같은 주요 방송사와 연합뉴스, 뉴시스 같은 주요 통신사들보다도 많은 것이었습니다. 상식일 테지만, 김해시의 광고는 세금으로 집행되는 것입니다. 따라서 납득 가능한 기준이 적용되어야 할 것입니다. 예를 들어, 경남도는 정밀한 기준에 따라 경남도지역신문발전위원회를 통해 언론사들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경남도신발위의 지원 대상사 여부가 한 기준이 될 수 있습니다. ABC협회의 발행부수와 유료부수 인증 여부도 기준이 될 수 있습니다. 네이버 다음 구글 네이트 등 4대 포털과의 기사검색 제휴 여부도 기준으로 삼을 수 있습니다. 인터넷 매체라면 '방문자 수'를 적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참고로, <김해뉴스>는 김해 지역에서는 유일하게 이 모든 조건을 갖추었는데도 김해시로부터 1원도 지원받지 않았습니다.
 
어찌되었든, <김해뉴스>는 아랑곳 않고 '워치독'의 역할을 잘 수행해 나가겠습니다. 허성곤 시장이 잘 하면 잘 한다 할 것이고, 잘 못하면 잘 못한다고 할 것입니다. 어느 누구든 광고나 협찬으로 <김해뉴스>를 움직일 수는 없다는 사실을 새삼 강조해 둡니다. 꾸벅. 김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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