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김해경전철(주)이 운영하는 '코코몽' 객차 안에서 시민들이 즐거워하고 있다.

개통 앞서 하루 평균 17만 명 예상
올해 4만 8천 명, 계획의 27% 수준
15년간 연 614억 MRG 부담
SCS방식 전환하면 100억 절감
요금제·역사 이름에도 시민들 불만

1992년과 1994년 정부 산하기관인 교통개발연구원은 3~4차례에 걸쳐 부산김해경전철의 수요를 미리 조사했다. 그 결과 하루 평균 17만 6천358명이 이용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부산시와 김해시는 2002년 이를 바탕으로 부산김해경전철㈜와 실시협약을 체결했다. 1조 3천100억 원의 사업비를 들인 부산경전철은 이렇게 해서 민간투자사업으로 추진됐다. 승객이 당초 계획과 비교해 76%(13만 4천32명)에 미달하면 부족분을 부산·김해시가 부담하기로 협약을 맺었다.
 
하루 평균 17만여 명이라던 경전철 이용객 예측은 엉터리였다. 개통 첫해 하루 평균 이용객은 3만 83명에 머물렀다. 이후 매년 꾸준히 늘었지만 올해는 4만 8천533명에 그쳤다. 5년이 지났지만 당초 계획의 27% 수준에 머물고 있는 셈이다.
 
이 때문에 김해시는 앞으로 15년 동안 연평균 614억 원이라는 혈세를 MRG(최소운영수익 보장)로 부담해야 하는 숙제를 안게 됐다. 김해시는 MRG로 2011년 93억 원, 2012년 345억 원, 2013년 367억 원, 2014년 381억 원을 지급했다. 지난해 MRG는 총 623억 원. 이중 김해시가 402억 원, 부산시가 221억 원을 부담해야 한다. MRG는 경전철을 운영한 해로부터 2년 뒤에 지급한다. 올해 MRG는 오는 2018년에 지급한다. 앞으로 15년 뒤인 2031년까지 김해시가 지불해야 할 MRG는 1조 1천89억 원에 이른다.
 
이렇듯 막대한 혈세가 낭비되는 MRG를 줄이기 위해 김해시가 꺼내 든 카드는 '사업 재구조화'다. 김해시는 올해 말까지 MRG 방식의 재정보전책을 운영비용보전(SCS)방식으로 변경해 재정 부담을 줄일 계획이다.
 
사업 재구조화는 한마디로 민간사업자와 재계약을 하는 것이다. 실제 운영수입이 협약운영수입에 미달하는 경우 차액만큼 지원하는 MRG방식과 달리 SCS방식은 실제 운영수입이 표준운영사업비에 미달할 경우에 보조금을 지원한다. SCS는 투자금과 운영비용에서 운영수입을 뺀 만큼만 보장하기 때문에 MRG에 비해 예산을 절감할 수 있다. 경남도와 부산시는 2013년 11월 거가대교 자본구조 재구조화를 통해 MRG 방식을 SCS 방식으로 전환해 2014년 총 627억 원의 재정 부담 절감 효과를 거둔 바 있다.
 
김해시는 MRG방식에서 SCS방식으로 재구조화 할 경우 앞으로 매년 50억~100억 원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 보고 있다. 김해시 경전철혁신과 관계자는 "SCS방식으로 재구조화를 하면 매년 약 300억~350억 원 정도의 운영비용을 부담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와 함께 부산김해경전철운영㈜(BGM)와 부산김해경전철㈜(BGL)를 통합하고, 부담금 지급기간을 20년에서 30년으로 연장할 계획을 갖고 있다. 지급기간을 30년으로 연장하면 부담금은 현재 20년 간 MRG 1조 2천275억 원에서 1조 원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사업 재구조화에 따라 민간차입금 7천880억 원의 15.67%인 1천235억 원을 5년 간 지원해 달라고 정부에 요청할 예정이다. MRG로 인한 재정 부담을 줄이기 위해 재구조화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부산김해경전철에는 MRG 외에도 개선해야 할 크고 작은 문제점들이 있다. 먼저 역사 이름이다. 2011년 개통 당시에도 논란이 됐다. 그중에서도 김해대학역, 인제대역, 장신대역, 가야대역 등이 문제다. 김해대학역과 김해대학교 사이의 거리는 3.6㎞다. 걸어가면 55분이 걸린다. 인제대역과 인제대학교 사이의 거리는 2.7㎞다. 도보로 41분 거리다. 가야대역과 가야대학교, 장신대역과 부산장신대학교 사이의 거리도 각각 700~900m다. 2011년 지명위원회가 구성돼 역명을 각각 활천역·인제대입구, 안동역·김해대입구, 화정역·장신대입구, 삼계역·가야대입구로 바꾸려 했지만 해당 대학과 경전철 측의 반대로 무산됐다. 인제대에 다니는 이 모(24) 씨는 "인제대역에서 내려 학교로 간다. 인제대역이라고 하기에는 인제대까지 거리가 먼 것 같다"고 말했다.
 
경전철 요금도 일부 이용객들로부터 불만을 사고 있다. 요금을 이용 거리에 따라 내는 게 아니라 주요 구간을 정한 뒤 구간을 통과하면 추가요금을 내게 되는 중심구간제이기 때문이다. 부산김해경전철 전체 21개 역, 전체 23.9㎞ 구간 중 중심구간은 김해대학역부터 지내·불암·대사·평강역까지 5개역 약 4㎞ 구간이다. 중심구간을 통과하지 않으면 1구간 요금인 1천200원을 내지만, 중심구간을 완전히 통과하면 2구간 요금인 1천400원을 낸다. 인제대역에서 평강역까지 중심구간을 완전히 통과해 약 6㎞ 거리를 지나가면 요금이 1천400원이지만, 가야대역에서 대사역까지 약 11㎞를 지나가면 중심구간을 통과하지 않았기 때문에 요금은 1천200원에 불과하다.
 
김해시의회 김형수(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짧은 거리를 가더라도 중심구간을 지나면 돈을 더 내야 한다. 이는 요금을 더 받으려는 꼼수다. 많은 시민들이 불만을 제기한다"고 말했다.
 
경전철이 낙동강과 수로왕릉, 국립김해박물관, 연지공원 등 김해의 유적지와 관광지를 지나는데다 지상을 달려 주변 경치를 즐길 수 있는데도 특색 없는 교통수단에 머무르고 있다는 아쉬움도 남는다. 부산김해경전철 측은 최근 경전철을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코코몽', '터닝메카드'로 꾸며 이용객을 끌기도 했지만 아직 미흡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경전철혁신과 관계자는 "경전철을 하나의 관광상품으로 연계 개발하는 방안 등을 모색하고 있다. 코코몽, 터닝메카드 열차 등을 통해 수요를 늘리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요금 형평성에 대한 시민들의 불만은 알고 있다. 사업 재구조화를 추진할 때 이 문제에 대해 검토해 보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김해뉴스 /김예린·조나리 기자  nari@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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