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해분성여고 장병문 교장과 학생들이 단체사진을 찍으며 환한 미소를 짓고 있다.

발표수업 통해 능동적 참여 유도
국어, 문학작품 골라 조별 연극 시도
영어, 다양한 콘텐츠 활용에 초점

'수학여행공모전' 열어 학생 의견 반영
학교 구성원 다함께 만드는 학교 교칙

특수학급 대상 우체국·카페 직업교육도
동아리 100여 개 활성화 성과 이끌어


"요즘 대입전형의 추세는 학생들의 성장 잠재력을 평가하는 '학생부 종합전형'으로 기울고 있습니다. 우리 학교는 정규수업을 통해 학생들이 다양한 능력을 발견하고 개발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습니다."
 
2004년 3월 개교한 김해분성여자고등학교(교장 장병문)는 학생들의 내신 성적 비율이 고른 편이다. 여학생들만으로 구성돼 있어 협동적이고 의욕적인 분위기가 강하다. 학생들은 교내 활동에도 적극적이다.
 
분성여고는 이런 장점을 살려 '배움 중심 수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학생들의 자발적 참여를 이끌어 낼 수 있고, 수업 활동 내용을 학생부에 반영하기 때문에 교사와 학생이 소통하는 수업환경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다양한 동아리 활동과 특수학급 직업교육을 통해 다양한 구성원이 만족하는 학교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모든 교내 활동에는 학생들의 의견이 최대한 반영되기 때문에 교사, 학부모, 학생들의 만족도는 높은 편이다.
 

▲ 김해분성여고의 다양한 프로그램 장면, 사랑의 김장 담그기 행사(위에서부터).
■능동적 참여 통한 '배움이 있는 수업'
분성여고가 가장 심혈을 기울이는 것은 '배움이 있는 수업'이다. 교사가 학생들에게 일방적으로 지식을 가르치는 게 아니라 발표수업을 통해 학생들의 능동적인 참여를 유도하는 방식이다.
 
국어시간에는 문학작품을 선정해 조별로 연극발표 수업을 한다. 발표가 끝난 후에는 담당교사의 보충설명이 이어진다. 학생들은 이론으로만 듣기보다는 입체적으로 작품을 생각할 수 있게 돼 수업 이해도가 높아진다. 임기섭 교사는 "문학 작품에 대한 지식은 물론이고 말하기, 듣기, 읽기, 쓰기 훈련을 함께 진행해 학생들의 언어수준을 높이는 데 기여하는 게 이 수업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황석영 작가의 소설 '삼포 가는 길'을 연극으로 발표한 윤지민(15) 양은 "발표 준비를 하면서 영화까지 참고할 만큼 깊이 있게 공부한 것 같다. 주입식 교육이 아니라 발표 중심으로 배우니 자신감이 커졌다"며 웃어 보였다.
 
사회시간에는 이른바 '거꾸로 수업'이 진행된다. 학생들은 사회 주제를 선정하고 3주간의 준비 과정을 거쳐 또래 학생들에게 자신들이 알고 있는 지식을 가르친다. 학생이 교사가 되는 것이다. 눈에 띄지 않았던 학생들이 '거꾸로 수업'을 통해 표현 능력 등 숨겨왔던 재능을 뽐낼 수 있다. 단순한 암기식으로 학습지능을 평가하는 수업과 달리 눈에 띄지 않았던 학생들이 높은 점수를 받는 '성적 역전 현상'이 일어나기도 한다.
 
협동수업을 실시하는 영어시간에는 학생들이 지루해할 수 있는 독해, 어법 위주에서 벗어나 다양한 콘텐츠를 발표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영화와 관련 있는 교과서 내용을 토대로 미국 아카데미영화상의 유래, 유명 영화제의 역사, 최초의 영화 형태 등 다양한 내용을 조사하고 발표함으로써 영어능력을 향상하고 폭넓은 배경지식을 쌓도록 한다.
 
발표수업 덕분에 학생들의 도서관 활용빈도는 급격히 늘었다. 예약제로 운영되는 도서관 내 토론실은 빈자리를 찾기 힘들 정도다. 김해분성여고는 학생들의 요구에 따라 야간자율학습시간에도 도서관을 개방하고 있다.
 
일반적인 인문계 고등학교에서 개설하기 힘든 생명과학Ⅱ, 화학Ⅱ, 지구과학Ⅱ, 물리Ⅱ 등의 심화수업도 실시한다. 안태환 교감은 "심화수업을 원하는 학생이 있으면 인원이 적든 많든 개설해야 한다. 그래야 학생들이 대학 진학 후 학습에 어려움을 겪지 않는다"고 말했다. 장병문 교장은 "수업 방식이 변하면 학교가 바뀐다는 생각에 따라 수업 혁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 학교폭력예방 캠페인, 융합과학대회, 동아리발표대회, 전문직업인과의 만남 행사(위에서부터).
■학생·학부모·교사가 소통하는 학교
분성여고는 오는 10월 예정인 수학여행을 앞두고 학생들이 주체적으로 여행을 계획하도록 '진로 맞춤형 수학여행 공모전'을 열었다. 인문, 상경, 의료보건, 공학, 예술계열에 총 22개 작품이 출품됐다. 출품작 중 최우수 팀의 계획이 수학여행에 반영될 예정이다.
 
매년 학기 초에는 학생, 학부모, 교사 들이 모여 교칙을 개정한다. 안 교감은 "서로의 입장에 대해 공감하고 소통하면서 민주적인 학교 문화를 정착시키고자 토론회, 공청회를 연다. 150여 명이 모여 열띤 토론을 벌인다. 오히려 학생들이 엄한 기준으로 교칙을 정한다"고 말했다.
 
분성여고는 방과후학교, 사교육절감지원사업, 논술배움협력학교, 김해시 지정 거점학교 등 각종 학력향상 사업을 유치해 사교육비 걱정 없는 다양한 학습활동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방과후수업은 100% 학생들의 선택에 따라 개설된다. 교과심화 수업뿐만 아니라 과제연구수업, 토론수업, 교대준비반 등 다양한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과제연구수업에서 소논문을 작성한 학생들이 지난 4월 제4회 국내·외 청소년창의탐구학술대회(ICR)에 참가해 우수청소년학자상을 받기도 했다.
 
이은서(17) 양은 "학교와 학생이 소통하는 시간이 많은 것 같다. 학생을 위한 교육과정도 잘 마련돼 있다고 생각한다. 발표력과 구술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수업과 부족한 부분을 보충할 수 있는 방과후수업, 역량 강화 프로그램이 운영돼 학생이 선택할 수 있는 수업의 폭이 넓다"고 말했다.
 
■동아리·특수학급 경험 활성화
분성여고에는 정규 동아리인 창체동아리 42개와 학생들이 자율적으로 만든 자생동아리 65개가 있다. 동아리 종류는 교과, 봉사, 자격증, 창의력, 종교 등으로 다양하다. 지난해에는 자생동아리가 무려 83개나 생겨 학교에서 1인당 2개 이하만 가입할 수 있도록 제한할 정도였다. 학생들은 연말에 동아리대회를 열어 1년간 각 동아리들의 활동 성과를 발표한다.
 
분성여고는 이처럼 활성화된 동아리를 통해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 창의력 동아리 '하이테크'는 지난해 김해시가 주최한 '김해 고교생 정책 제안 공모전'에서 화포천생태습지공원 홍보방안을 내놓아 1등상인 금상을 차지했다.
 
또, 분성여고는 특수학급 학생들의 진로 모색, 취업 기회 확대를 위해 '분성우체국'과 '카페우리'를 운영하고 있다. 분성우체국은 행정실에 접수된 우편물을 학생 우체부 6명이 분류해 교직원에게 배달하는 시스템이다. 카페우리는 올해 처음 시작한 사업이다. 학생들이 직접 커피를 제조해 교직원에게 판매한다. 이는 교직원의 편의뿐만 아니라 특수학급 학생들의 대인관계 향상에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장 교장은 "동아리 수만 봐도 알 수 있듯이 학생, 교사 들의 열정이 넘치는 생동감 있는 학교다. 대학입시에서 요구하는 자기 주도성, 창의성, 협업능력을 키울 수 있는 다양한 교과과정을 진행해 학생들이 진로 맞춤형 성장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해뉴스 /배미진 기자 bmj@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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