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단 꿈다락 토요문화학교
‘꼬마작곡가’ 작품발표회 눈길
어린이들 15주 교육 성과 선봬


"가야금이 통통 튕겨지며 숲 속의 연주가 시작돼요. 바이올린이 높은 목소리를 뽐내며 선율 위를 걸어 나와요. 첼로가 뒤이어 무게를 잡으며 앉았어요. 호른과 클라리넷, 플루트 세 자매는 나란히 휘파람을 불며 노래해요."
 
김해문화재단은 지난 10일 김해문화의전당 누리홀에서 2016년 상반기 꿈다락 토요문화학교 '꼬마작곡가' 작품발표회를 열었다. '꼬마작곡가'는 미국 뉴욕필하모닉오케스트라에서 진행하는 '젊은 작곡가(Very Young Composer)' 프로그램을 모방한 음악 창작교육 프로그램이다. 악기를 다뤄보지 않은 초등학교 3~6학년 학생들에게 악기 연주와 작곡을 가르침으로써 창의력과 예술성을 키워주는 프로그램이다.
 
김해문화재단은 올해 10~13세 어린이 28명을 모아 지난 4월부터 15주간 수업을 실시했다. 리듬서클, 네임게임, 이상한 멜로디, 시청각 교육, 스토리텔링 등 작곡에 관계된 다양한 내용이었다. 지역 음악인인 정지원, 강정아, 장하라 씨가 지도를 맡았다. 이날 발표회는 '꼬마 작곡가' 프로그램을 수료한 학생들의 최종 작품을 선보이는 자리였다.
 

▲ 김해문화의전당 누리홀에서 열린 '꼬마 작곡가' 작품발표회.

프로그램에 참여한 어린이들의 가족들과 지인들, 김해시민들이 발표회장을 가득 채웠다. 어린이들의 곡은 전문가들이 바이올린, 첼로, 클라리넷, 플루트, 호른, 타악기, 가야금 등으로 직접 연주했다. 연주 시간은 곡당 3분 내외로 총 90분 정도였다.
 
사회를 맡은 정지원 씨는 어린이들과 일일이 인터뷰를 진행한 다음 그들이 작곡한 곡을 들려주었다.
 
어린이들은 연주자 바로 옆에서 자신의 곡이 연주되는 것을 지켜보았다. '친구의 첫사랑', '뻐꾸기', '홍콩여행', '캠핑', '아이와 물고기', '치과 가기 싫어' 등 일상적이면서 재미있는 제목의 곡도 있었고, '아이, 또 다른 아이'나 '할머니와 사는 파랑새', '하루의 일상' 등 깊이감이 느껴지는 제목도 있었다.
 
첫 연주는 이여진(율하초) 학생의 작품 '나는 UN 사무총장'이었다. 박근영(신안초) 학생의 '아이와 물고기'가 뒤를 이었다. 자연을 소중히 대하지 않은 아이가 벌을 받는 장면을 음악으로 표현한 곡이었다.
 
사회자의 여러 질문에 어린이들은 솔직하거나 엉뚱한 대답을 해 객석에 웃음을 선사했다. '아빠의 방구'를 작곡한 신안초 김재서 학생은 "어느 날, 아빠가 TV를 보다가 방귀를 뀌었다. 엄마와 내가 심하게 잔소리를 했더니 아빠가 밖으로 나갔다. 그 날의 실화를 바탕으로 곡을 만들었다"고 밝혔다. 호른 연주자는 그 상황을 절묘하게 잘 묘사해 청중들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꼬마작곡가'에 참가한 삼문초등학교 권예서 학생은 "처음에는 음을 찾는 과정과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점이 힘들었다. 친구들과 함께 작곡을 연습할 수 있어서 재미있었다. 생각을 음악으로 표현하는 게 쉽지는 않았지만, 작곡에 점점 재미를 붙이게 됐다. 내가 만든 곡이 연주되는 과정이 신기했다"고 말했다.
 
발표회를 관람하던 박성준(임호초) 학생은 "친구들의 실력이 이렇게 대단한 줄 몰랐다. 어떻게 저런 음악을 작곡할 수 있는지 호기심이 생긴다"라고 말했다.
 
'바다 속 여행'을 작곡한 김기범(구지초) 학생의 어머니 신모경(43·구산동) 씨는 "아이에게 새로운 경험과 추억을 안겨줄 수 있는 프로그램이어서 만족한다. 악기를 알게 되고 작곡에 대해 스스로 깨우치도록 하는 수업방식에 재미있어 했다. 결과물을 선보이는 발표회가 기다리고 있어서 아이가 책임감을 가지고 더욱 열정적으로 수업에 참여했다"며 기뻐했다.
 
정지원 씨는 "시나 글을 쓰는 것처럼 작곡도 누구나 할 수 있는 영역이다. 자신의 이야기를 자신만의 곡으로 표현해 내고, 공연장의 청중들 앞에서 전문연주자에 의해 연주되는 경험은 오랫동안 잊혀지지 않을 소중한 기억과 추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해뉴스 /강보금 기자 amond@gimhaenews.co.kr · 이지혜 시민기자 report@gimhaen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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