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출의 계절, 여름이다. 이맘때면 손·발톱을 알록달록하게 물들이려는 여성들로 인해 '네일살롱'이 분주해진다.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서는 '셀프네일아트', '2016 여름 유행 네일아트' 등이 검색 순위에 부지런히 오른다. 하지만 네일아트의 부작용에 대한 이야기는 찾아보기가 쉽지 않다. '네일아트를 자주 해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대수롭지 않게 넘기는 사이 여성들의 손·발톱은 병들어간다. 김해 하얀피부과 최진혁 원장의 조언을 통해 네일아트로 인해 생기는 질병들에 대해 알아보자.

시술·제거과정에서 손·발톱 손상
아세톤 부식 탓에 조갑박리증 발생
녹색으로 변하면 녹농균 감염 의심
젤 네일 램프 자외선 피부암 유발

네일아트 안 하는 게 건강에 최선
자극 덜 주는 일반 네일 사용 권장


■네일아트란?
네일아트(Nail art)에는 단순히 손톱과 발톱에 매니큐어를 칠하는 것은 물론, 그림을 그려 넣거나 인조 보석, 장식 등을 붙이는 것도 포함된다. 5000년 전 고대 이집트와 중국에서는 신분을 나타내기 위해 열대성 관목인 로소니아 이너미스 잎에서 추출한 염색제인 헤나를 손톱에 물들이면서 시작됐다. 우리나라에서는 1988년 서울 이태원에 '그리피스'라는 네일살롱이 처음 문을 열었다. 1990년대 후반부터 연예인들이 네일아트를 하면서 대중화되기 시작했다.
 
네일아트는 크게 매니큐어를 칠하는 '일반 네일'과 젤 성분을 바르는 '젤 네일'로 나뉜다. 젤은 아크릴레이트 코폴리머(Acrylates copolymer)라는 플라스틱 계 화학 합성물로, 이를 손톱에 바른 뒤 강한 빛을 뿜어내는 LED나 자외선에 노출시켜 굳히는 것을 젤 네일이라고 한다.
 
젤 네일은 매니큐어를 말리는 시간이 20분 정도인 일반 네일에 비해 굳히거나 말리는 시간이 2분 내외로 짧아 인기가 높다. 또 매니큐어가 3~4일면 벗겨지는 데 비해 젤 네일은 광택이 좋고 지속력이 1~2주로 길어 주목을 받고 있다.
 
 

■조갑박리증
젤 네일은 시술과정에서부터 손톱에 손상이 생긴다. 시술은 손톱 표면을 갈아내 거칠게 만들어 젤이 손톱에 달라붙도록 하는 방식이다. 이 과정에서 손톱 표면이 상한다. 다양한 컬러의 젤을 손톱에 바르고 굽는 과정을 거치는 동안 손톱의 두께가 두꺼워진다. 손톱이 자라면서 손톱의 무게 중심이 앞으로 쏠려 새로 자라는 손톱에 자극을 주기도 한다.
 
특히, 젤 네일을 제거할 때 사용하는 젤 네일 전용 제거제는 아세톤에 비해 훨씬 자극적이다. 젤 네일을 제거한 뒤 손톱이 하얗게 보이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손톱의 단백질이 젤 네일 전용 제거제에 의해 타들어갈 때 나타나는 현상이다. 또한 손톱 가장자리의 젤 네일이 제거되지 않으면 플라스틱, 나무 막대 등으로 손톱 표면을 밀어서 제거하기 때문에 손톱표면에 손상이 생길 수밖에 없다.
 
게다가 잦은 네일아트는 조갑박리증을 유발할 수 있다. 조갑박리증은 한 개 또는 여러 개의 손발톱이 부스러지거나 깨지고 들뜨면서 박리되는 질환으로, 보통 손톱 위쪽에서 시작해 손톱뿌리부분까지 전이된다. 증상이 악화돼 손발톱 전체가 떨어지는 것을 조갑 탈락증이라고 한다.
 
조갑박리증은 갑상선 기능 항진증 및 저하증, 임신, 매독 포르피린증, 건선이나 아토피 피부염, 습진 등의 질환에서 나타나기도 한다. 그 외에도 진균, 세균, 바이러스감염, 화학물질, 인공손톱, 손이 항상 젖어 있는 상태 등이 원인이 돼 조갑박리증이 생길 수 있다.
 
네일 아트를 자주할 경우 물리적 외상 및 자극과 매니큐어를 손발톱에 칠하고 이를 지우는 아세톤의 부식 작용에 의해 조갑 박리증이 흔히 발생한다. 또한 네일아트 시 소독이 안 된 물리적 외상 및 자극에 의해 세균감염이나 조갑백선(손톱무좀)이 흔히 발생하기도 한다.
 
최 원장은 "네일아트 때문에 손발톱이 부스러지기 시작했다면 즉시 네일아트를 그만 두고 치료를 받아야 한다. 손발톱의 건강을 위해서는 네일아트를 하지 않는 것이 가장 좋다. 하지만 네일아트를 포기하지 못하겠다면 손발톱 자극이 심한 젤 네일보다는 일반 네일을 하길 권한다. 매니큐어를 지울 때는 아세톤 성분이 강하지 않은 제거제를 쓰는 것이 손발톱 건강에 좋다"고 조언했다.
 
■녹농균 감염
네일아트 시술을 받은 뒤 손톱이 녹색 빛으로 변하면 녹농균에 의한 감염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실제로 비위생적인 상태에서 네일아트 시술을 받은 뒤 녹농균에 감염된 환자가 늘어나는 추세이다.
 
녹농균에 감염되면 처음에는 손톱이 연한 녹색 빛을 띤다. 하지만 이는 젤 네일 시술을 받은 경우 젤 네일에 가려져 감염 여부를 파악하기가 쉽지 않다. 이후 피부가 빨갛게 부어오르고 통증이 생기면서 고름이 생기기도 한다. 증상이 악화될 경우 패혈증에 걸릴 수도 있다. 패혈증은 세균이 전신에 퍼지는 질환으로 발열, 빠른 맥박, 호흡수 증가, 백혈구 수 증가 등을 초래한다.
 
젤 네일을 굳히는 과정에서 쓰이는 램프에서 나오는 자외선이 피부암을 유발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2014년 '미국의학협회저널(JAMA) 피부과학'에 실린 논문에 따르면, 조지아리전츠 대학 연구진이 무작위로 선택한 네일살롱 17곳의 자외선 램프를 조사한 결과, 24∼42개월 사이에 8∼14회 이상 네일숍을 찾으면 피부암 발병 가능성에 도달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요컨대, 3개월에 1회 이상 젤 네일을 하는 것은 삼가야 한다.
 
최 원장은 "여성들이 아름다움을 추구하기 위해 네일아트를 하는 것이 이해는 된다. 하지만 잦은 네일아트는 손발톱 변형 등 각종 질병을 부를 수 있다. 손발톱의 건강을 위해서는 질병이 나타났을 경우 네일아트를 자제하고 가급적 빨리 피부과를 찾아 진료를 받길 권한다"고 말했다.

김해뉴스 /김예린 기자 beaurin@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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