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해알코올상담센터 관계자들과 김해시의원들이 지난 13일 '리본하우스' 개관식을 진행하고 있다.

알코올중독자 치료공동체 개관
부산·경남 최초 ‘리본하우스’
10~15명 입소 단주·생활 훈련
인력·예산 부족 도움 손길 필요


"리본하우스(re-born House). 말 그대로 '다시 태어나는 집'이라는 뜻입니다. 알코올 중독 때문에 힘든 시간을 보낸 사람들이 더 이상 쓰러지지 않고 스스로 일어설 수 있도록 도와주는 회복의 공간이 되길 바랍니다."
 
김해중독관리통합지원센터(센터장 김진원)는 지난 13일 알코올 중독자 치료공동체 리본하우스 개관식을 열었다. 원래 알코올중독자 재활공간이었던 '한사랑공동체'가 새롭게 변신한 시설이다. 알코올 중독자들이 단주·생활 훈련을 통해 직장과 사회에 복귀하고, 가족관계를 회복해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돕는 곳이다. 알코올 중독자 치료공동체는 전국에 14곳이 있지만 부산·경남에서는 리본하우스가 유일하다.
 
김해중독관리통합지원센터는 2012~2014년 서상동 A여인숙의 방 1개를 빌려 알코올 중독자들에게 식사를 제공하고, 중독 상담을 하고, 직업을 연계해 주는 한사랑공동체를 운영했다. 그러나 술을 끊는 데 의지가 전혀 없었던 알코올 중독자들이 많았기 때문에 운영이 힘들 수밖에 없었다. 거의 매일 싸움이 벌어져 하루에도 몇 번씩 경찰이 출동할 정도였다.
 
김해중독관리통합지원센터는 음주를 통제하는 공간에서 치료공동체를 구성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고 리본하우스를 추진하게 됐다. 경남공동모금회, 장유 대성교회, 라이온스클럽, 김해시간호사회, 김해시보건소 등 여러 단체와 개인 후원자들의 도움을 받았다.
 
김해중독관리통합지원센터는 지난 3월 A여인숙을 매입해 방 12개에 10~15명이 입소해 생활할 수 있는 리본하우스를 준비했다. 3월 30일에는 알코올 중독자 3명을 입소시켜 정식 개소 때까지 시범 운영했다. 입소자들은 오전 6시 기상부터 잠들 때까지 식사, 주방정리, 컴퓨터교실, 종교활동, 취미활동 등 정해진 일정에 따라 생활했다. 4월 30일에는 한 달간 단주한 입소자들이 처음으로 혼자 외출을 하기도 했다. 김해중독관리통합지원센터 강미경 팀장은 "첫 외출 때 입소자들의 마음이 흔들리지 않을까 조마조마했다. 외출을 마치고 돌아온 입소자들을 대상으로 음주측정을 하기도 했다. 모두 단주를 잘 지켜 기뻤다"고 말했다. 입소자 B(62) 씨는 "한 달 내내 밥을 안 먹고 술만 먹는 등 일상생활을 할 수 없을 정도로 알코올 중독이 심각했다. 2013~2014년 입원, 퇴원을 반복하며 술을 끊어보려 했지만 쉽지 않았다. 지난해 알코올중독 전문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후 바로 이 곳에 와서 1년 정도 술을 끊었다. 이렇게 오랜 시간 단주를 한 것은 처음이다. 자활센터를 통해 일도 하고 있다"며 일상생활로 돌아갈 수 있다는 희망에 기뻐했다. 다른 입소자들도 자신의 전문기술을 살려 일자리를 찾고, 연락을 끊었던 가족과 다시 만나는 등 조금씩 정상으로 돌아가고 있다.
 
김해중독관리통합지원센터 김진원 센터장은 "아직 인력, 예산 부족에 부채 등의 문제들이 남아 있다. 지역사회 주민들과 관련기관에서 따뜻한 관심을 보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해뉴스 /조나리 기자 nari@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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