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콘트라베이스' 공연 장면.

명계남 모노극 ‘콘트라베이스’
“김해서 보기 힘든 연극” 호평


지난 22~24일 김해문화의전당 누리홀에서 극단 금바다(대표 김경수)의 창단 기념 모노드라마 '콘트라베이스' 공연이 열렸다. 각 공연은 2시간동안 진행됐다. 지난 22일 오후 8시에 열린 첫날 공연은 200여 명이 관람했다.
 
무대 중앙에는 거대한 콘트라베이스가 세워져 있었다. 그 옆에는 1인용 탁자와 안락의자가, 탁자 위에는 맥주와 재떨이가 놓여 있었다. 맞은편에는 침대로 사용할 수 있는 소파가, 콘트라베이스 뒤에는 악보와 레코드판이 빼곡히 꽂힌 책장이 있었다. 옷걸이에 걸린 무채색의 옷가지와 옆의 전신거울은 단조로운 느낌을 주었다. 마블링기법의 회색 벽지는 무대를 더욱 쓸쓸해 보이게 만들었다.
 
모노드라마의 주인공 명계남 씨가 등장하자 관객들은 박수로 환영했다. 그는 "김해에서 생활한 지 6년이 됐다. 극단을 만들고, 내동에서 연기학원을 운영하고 있다. 영국 시골마을에서 셰익스피어의 '햄릿' 공연을 관람한 적이 있다. 지역 극단이어서 실력은 충분하지 않았지만, 가득 찬 관객석과 열화와 같은 환호, 응원에서 깊은 인상을 받았다. 지역 극단을 살리는 길은 시민들의 관심과 응원"이라고 당부했다.
 
명 씨는 이야기하듯 연극을 진행했다. 객석에 앉은 관람객들은 극에 심취했고, 이따금 배우와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그는 전체적으로 2부로 나눠 연극을 이어갔다. 1부는 콘트라베이스 주자의 직업과 악기의 역사적 배경 등을 설명하는 내용이었다. 주인공의 삶에서 콘트라베이스가 갖는 의미와 역할에 대한 이야기를 빠른 대사와 순간순간 변하는 어조로 표현했다.
 
명 씨는 2부에서는 격앙된 어조로 공연을 이어갔다. 극 중 무대 위에서 담배를 무는 장면을 연기할 때에는 객석이 소란스러워지기도 했다. 그는 주목받지 못하고, 오케스트라에서 등한시되는 콘트라베이스 주자의 신세를 한탄하는 연기를 펼쳤다. 현대사회에서 소외된 한 인간의 처지를 대변했다. 때론 눈물을 흘리고, 때론 얼굴을 찌푸리는 등 다양한 표정과 몸짓으로 관객을 사로잡았다. 한정된 공간에서 절제된 연기를 보여줬다.
 
연극이 끝나자 객석에서는 박수갈채가 쏟아졌다. 관람객들은 무대의 조명이 모두 꺼질 때까지 환호와 박수를 끊임없이 보냈다. 이준우(김해제일고) 학생은 "학교 선생님의 추천으로 관람했다. 생각보다 훨씬 재미있었다. 혼자서 이끌어가는 공연이라 배우가 많이 힘들었을 것 같다. 멋진 연기였다"고 소감을 밝혔다. 같은 학교의 진민창 학생은 "김해에서 모노드라마라는 일인극을 볼 수 있는 기회는 흔치 않다. 색다른 연극 장르를 접할 수 있어서 좋았다"며 기분좋게 웃어 보였다. 배홍숙(43·여·내동) 씨는 "빠른 전개 덕분에 지루하지 않았다. 다른 연극과 달리 간단한 설명 후에 진행해 새로웠다. 명계남 씨의 연기가 자연스러워 마치 현실 같았다"고 말했다. 

김해뉴스 /강보금 기자 amond@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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