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함메드 도미리의 '바킬모스크 파노라마'.

클레이아크 ‘타일 이후의 타일’전
한국·미국·이란 작가 9명 참여
‘세라믹’ 주재료 작품 47점 전시


건축용 자재인 타일의 다양한 속성을 예술로 승화시킨 작품을 소개하는 전시회가 열린다.
 
클레이아크김해미술관은 오는 8월 9일~12월 25일 개관 10주년 하반기 기념전 '포스트-타일, 타일 이후의 타일'전을 진행한다. 지난 7월 3일까지 열린 상반기 '건축도자-어스'전에 이은 두 번째 전시다.
 

▲ 모함메드 도미리의 '나시르 알 물크모스크 파노라마', '작은 행성 바킬모스크'(위에서부터).

돔하우스 중앙홀 및 전관에서 펼쳐지는 이번 전시에는 한국, 미국, 이란에서 작가 9명이 참여해 총 47점, 2만 8448 조각의 작품을 선보인다. 대부분 세라믹 타일을 주재료로 삼아 타일의 역사성, 회화성, 입체성, 장식성 등을 차용한 작품을 전시한다.
 
타일은 라틴어 '테큘라'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덮는다, 씌운다'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타일은 표면을 장식하고 마감하는 건축재로 5000년 넘게 사용됐다. 19세기부터 타일은 독자적인 예술품으로서 재조명되기 시작했다. 각 분야 사이의 경계와 구분이 사라지는 포스트모더니즘 시대에 들어와서는 피카소, 미로, 샤갈 같은 유명 작가들이 실험적 작업의 재료로 사용하기도 했다. 현대에는 새로운 예술적 경향과 건축 환경에 따라 확장된 영역에서 실험적이고 혁신적인 변화를 이뤄가고 있다.
 
돔하우스 중앙홀에는 미국 작가 네이튼 클레이븐의 작품을 설치했다. 그는 다채로운 색감과 형태의 작은 조각을 기본으로 삼아 벽체와 바닥에 다양한 형상의 조각을 조합하고 쌓았다. 이번 전시에는 '타원', '포로스', '둥실둥실한' 등의 작품을 선보인다. 일반적인 타일의 기능과 의미를 확장시킨 작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갤러리 1에는 이란의 모함메드 도미리, 한국의 김혜경 작가의 작품이 자리를 잡는다. 도미리는 찬란했던 이란의 타일 문화를 건축사진으로 보여줄 예정이다. '나시르 알 물크 모스크 파노라마', '바킬 모스크 파노라마', '작은 행성 나시르 알 물크 모스크' 등이다. 김 작가는 우리나라 타일의 기원인 기와와 전돌(성이나 무덤을 만들 때 사용하던 벽돌. 자연석을 쪼아서 만든 벽돌이다)에서 받은 영감을 토대로 스크린과 영상물을 이용해서 만든 작품을 보여 준다. '나는 아르카디아에 있다', ‘미디어 락’ 등의 작품을 관람할 수 있다.
 

▲ 네이튼 클레이븐의 '둥실둥실한', '포로스'.(위에서부터).

갤러리 2에서는 미국의 몰리 해치와 수잔 베이너, 한국의 김희영, 이은주, 이경민, 박성욱 작가가 전시를 한다. 해치는 타일의 회화적 속성을 접시에 담았다. 여러 개의 접시를 오밀조밀하게 모아 한 화면의 그림으로 구성했다. ‘나열’, ‘프라고나드-콴드 온 에임’ 등의 작품이 있다. 베이너는 양감과 입체감을 살린 타일 작품으로 생태계 파괴를 비판하는 작품 ‘벌집’ 등을 선보인다.
 
김희영 작가는 유럽의 장식타일과 패턴을 이용한 작품 ‘벽지’를 내놓았다. 그는 작품을 통해 오늘날의 소비문화를 꼬집었다. 이은주 작가는 타일의 단편적인 특성을 넘어 빛과 소리, 움직임을 더해 타일의 진화된 모습을 보여준다. 이번에는 ‘움직이는 소리’를 전시한다. 이경민 작가는 ‘로테이션’이라는 작품을 출품했다. 천편일률적 생산이라는 고정관념을 깨는 것으로, 벽면에 움직이는 조형물을 설치했다. 박성욱 작가는 분청의 덤벙기법을 이용해 ‘달과 탑’이라는 작품을 만들었다. 작은 도자 편에 반복적인 패턴과 나열기법을 입혔다. 전통의 미와 현대적인 감각을 조합시킨 작품을 살펴볼 수 있다.
 
클레이아크김해미술관 박한나 전시 담당자는 "이번 전시는 주한 미국대사관과 주한 이란대사관의 후원을 받아 진행한다. 미술의 다원주의를 타일의 역사와 결합해 현대적인 감각으로 풀어낸 전시다. 관람객들이 타일의 예술성과 무한한 가능성을 느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해뉴스 / 강보금 기자 amond@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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