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동한신아파트 주민이 늦은 밤에도 환하게 불을 밝힌 축구장을 바라보고 있다.

외동 임호체육시설 두 달 전 개장
일동한신 “불빛·소리 피해” 하소연

외동 임호체육시설이 밤 늦게까지 야간조명을 켜 놓고 축구장을 운영하는 바람에 체육시설 인근에 있는 일동한신아파트 일부 주민들이 '빛 공해'에 시달리고 있다며 대책 마련을 호소하고 나섰다.
 
25일 김해시 체육지원과에 따르면, 시는 사업비 130억 원을 들여 외동 산 28-1 일원 4만 3919㎡ 부지에 축구장, 게이트볼장, 다목적구장을 갖춘 임호체육시설을 조성했다. 시는 2013년 공사를 시작해 지난해 말 준공했으며, 지난 5월 정식 개장했다.
 
임호체육시설 개장에 대해 지역의 체육 동호인들은 운동을 할 수 있는 공간이 생겼다며 반기고 있지만, 인근의 일동한신아파트 주민들은 축구장에 설치한 야간조명으로 인한 빛 공해와 소음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임호체육시설 축구장은 지면에서 20m 높이, 야간조명은 지면에서 40m 높이에 설치돼 있어 17층 높이인 아파트 전체가 빛 공해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 임호체육시설 축구장 야간조명의 조도는 약 200룩스(lux)다. 지난해 서울시가 제정한 '빛공해방지법 시행규칙'에 따르면 일몰시간 후 일반·준주거지역의 조도 제한은 10룩스 이하다. 임호체육시설의 조도는 이보다 20배 높다.
 
대한의사협회 환경건강분과위원회의 연구기획 '잠들지 못하는 도시'에 따르면 사람을 포함한 동물과 식물은 원하지 않는 빛에 노출되면 스트레스를 받는다. 야간에 인공조명에 과도하게 노출되면 생체리듬이 깨지고 수면의 질이 저하될 뿐만 아니라, 멜라토닌 합성이 억제돼 여성 유방암과 남성 전립선암 발생률이 높아진다고 한다.
 
임호체육시설 축구장의 야간조명 때문에 빛 피해를 입고 있는 동은 임호체육시설과 가까운 123동, 122동, 114동, 118동이다. 특히 123동은 임호체육시설과 직선거리로 100m인데다 테라스 방향이 체육시설 쪽이어서 피해가 가장 크다. 123동에 사는 한 주민은 "밤마다 축구장 불빛이 거실로 들어온다. 집 안의 조명을 다 꺼도 테라스 쪽은 대낮처럼 밝다. 밝은 불빛 때문에 밤에도 쉴 수가 없다"고 말했다. 다른 주민은 "조용한 밤에 들리는 공 소리, 함성 때문에 소음 피해도 크다. 여름이라 문을 열어놓고 싶어도 열 수가 없다"며 불만을 표시했다.
 
주민들은 시에 오전 6시~오후 10시인 축구장 이용시간을 줄여 달라는 민원을 제기했다. 시는 이에 대해 불가능하다는 답변을 보냈다. 일동한신아파트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체육시설의 불빛과 소음으로 주민들이 너무 피해를 많이 보고 있다. 축구장 이용 시간을 오후 8시까지로 줄여달라고 했더니, 시는 '운영 수탁자인 김해도시개발공사와 계약한 부분이어서 안 된다'고 답변했다"고 아쉬워했다.
 
이에 대해 시 체육지원과 관계자는 "임호체육시설의 조도는 안동·어방·장유체육공원보다 30~40% 낮은 수준이다. 아파트 주민들은 빛이 너무 밝다며 낮춰 달라고 하지만, 축구장 이용자들과 야간 산책객들은 조명을 더 설치해 달라고 요구한다. 두 차례 전문가를 불러 각도를 낮췄고, 다시 각도를 조정할 예정이다. 주민들의 불편을 감안해 최대한 조명 피해를 낮추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해뉴스 /조나리 기자, 문서영·문세민 인제대 학생인턴 nari@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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