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1학년 여름방학 때 가야대학교에서 진행하는 진로캠프에 참가해 간호학과 교수의 강의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아픈 병사들을 위해 직접 간호원들을 이끌고 전장에 나간 '백의의 천사' 나이팅 게일의 이야기에 큰 감명을 받았습니다. 열악한 상황, 군과 정부의 관료주의에도 굴하지 않고 환자를 살리기 위해 헌신적으로 환자를 돌본 나이팅 게일처럼 멋진 간호사가 되고 싶습니다." 김해경원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고려대학교 간호학과에 진학한 박지연(20) 씨는 고등학교 1학년 때 우연히 참가한 진로캠프에서 간호사라는 직업에 관심을 갖게 됐다. 이후 간호사가 직접 쓴 책, 간호사와 병원에 관한 책 등을 보며 간호사라는 직업이 자신에게 맞는지를 파악했다. 이를 통해 간호사가 되겠다는 뚜렷한 꿈을 갖게 됐고, 자신이 원하던 대학교보다 한 단계 위의 대학교에 입학하게 됐다.
 

▲ 고려대학교 간호학과에 진학한 박지연 씨가 학교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공부와 휴식 공간 확실히 분리
실전처럼 국 - 수 - 영 -과탐 순 공부

틀린 국어문제 정답 맞추고 해설 확인
수학·과탐, 개념 완전히 익히는 데 집중
문제집은 한 권이라도 철저히 마무리

일일교사 행사서 소 해부 경험
관련학과 학생부 종합전형에 도움
단기 일정 달성하면 나에게 상 주기


■공부는 학교에서, 휴식은 집에서
'공부는 엉덩이로 한다'는 말이 있다. 천성적인 머리나 집중력도 중요하지만, 인내를 갖고 끈질기게 공부를 해야 좋은 성적을 얻을 수 있다는 뜻이다. 박지연 씨는 '엉덩이가 무거운' 학생이었다.
 
박 씨는 고등학교 1학년 때까지는 학교에서 시키는 대로 수동적으로 공부를 하거나 학원에 다녔다. 그러다 대학 진학 목표를 세운 뒤부터 본격적으로 공부를 시작했다. 그가 택한 방법은 '꾸준히, 열심히'였다. 그는 "당연한 방법이지만 가장 지키기 어려운 공부법이다. 하지만 몇 달 동안만 책상에 앉아 있는 습관을 연습하면 훨씬 수월해진다"고 말했다.
 
박 씨는 이 방법에 따라 '책상 앞으로' 나아갔다. 평일은 물론 주말에도 학교에 갔다. 자신과 잘 맞지 않는 학원은 그만 두고 공부가 잘 되는 학교 면학실을 주로 활용했다. 하루 종일 학교에 있을 때에는 학교 근처 편의점에서 간단히 식사를 해결했다.
 
"3년 동안 바뀌지 않은 사실은 집에서는 공부를 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집은 저에게 쉬는 공간이었습니다. 절대 집에 공부거리를 가져가지 않았습니다. 반대로 학교는 공부하는 공간이었기에 꾸준히 갔습니다."
 
박 씨는 꾸준히 공부 시간을 늘렸지만 하루 5시간 이상은 잠을 자려고 노력했다. 특히 시험기간에 밤샘 공부를 하는 것은 좋지 않다고 생각했다. 모든 시험은 낮에 치르기 때문에 낮에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고 집중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낮에 공부하는 게 좋다는 게 그의 생각이었다. 그는 같은 이치로 수능시험 한 달 전부터는 시험 때와 같은 공부 흐름을 만들기 위해 국어-수학-영어-과학탐구 순으로 공부를 했다.
 
 

■문제집 한 권이라도 철저하게
박 씨는 중학교 시절 하루에 책 2~3권을 읽을 정도로 독서를 좋아했다. 이런 이유 때문에 국어 성적이 잘 나오는 편이었지만, 언제 성적이 떨어질지 모른다는 불안감도 있었다. 그는 국어 성적을 유지하고 감을 잃지 않기 위해 이틀에 한 번씩 기출 문제를 풀었다. 단순히 문제를 풀기만 한 게 아니었다. 맞춘 문제라도 해답지를 꼼꼼히 살피며 모범 해설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틀린 문제는 해답지를 보지 않고 다시 풀었다. 이후 맞춘 문제와 마찬가지로 해답지를 꼼꼼히 확인했다. 이런 식으로 문제집을 다 푼 뒤에는 처음부터 다시 같은 방법으로 3번 정도 반복해서 풀었다.
 
수학과 과학탐구는 개념을 익히는 데 주력했다. 학원에 다니지 않았기 때문에 수업시간에 배우는 수학 개념이 그에게는 처음 접하는 내용이었다. 수학은 개념을 놓치면 문제를 풀 수 없기 때문에 개념을 완전히 익히는 데에 집중했다. 시험기간에는 수학 교과서와 익힘책, 개념서를 이용해 단원별 개념과 직접적으로 연결된 문제를 풀었다. 방학 때에는 여러 개념이 섞여 있는 기출 문제를 풀었다.
 
과학탐구도 마찬가지였다. 여러 가지 용어가 많이 등장하기 때문에 용어와 개념을 확실히 익힌 뒤 문제를 풀었다. 어려운 용어의 경우 앞부분만 따서 외우기 쉽게 정리해 암기하기도 했다. 문제집을 사서 여러 번 꼼꼼하게 풀었다. 오답노트나 필기노트를 따로 만들지 않고 문제집에 그때그때 정리했다. "다른 친구들처럼 계획을 세우고, 오답노트를 만드는 성격이 아니었습니다. 여러 가지 책을 보지는 않았지만, 한 권을 풀더라도 제대로 풀고, 책에 기록을 남겨서 한 권으로 모든 것을 마무리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내가 나에게 주는 작은 상
박 씨는 내신 성적과 교내 활동을 중요하게 여기는 학생부 종합전형으로 입시를 준비했다. 그는 내신성적 관리에 신경을 쓰는 것 외에도 다양한 대회나 동아리 활동에 열심히 참여했다. 3학년 때에는 일일교사가 돼 후배들에게 과학 지식을 알려주는 행사에 참여하기도 했다. 그는 그때 소의 눈알과 돼지의 폐를 구해 후배들 앞에서 직접 해부하는 특이한 경험을 했다.
 
"간호학과에 지원하려고 해서 인체에 관심이 많았지만, 직접 해부를 해 본 건 그 때가 처음이었습니다. 사람과 다른 부분도 많았습니다. 남들과 다른 경험을 해서 기억에 많이 남아 자기소개서를 쓸 때에 도움이 됐습니다."
 
내신 성적 관리, 수능 준비, 교내 활동을 하면서 3년 내내 입시에 '올인'했지만, 나름대로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방법도 있었다. 그는 매주 토요일에는 무조건 오후 5시까지만 공부를 했다. 이후에는 집에서 좋아하는 TV 예능 프로그램인 '무한도전'을 시청했다. '평일에는 열심히 공부를 하고 토요일 저녁에는 TV를 보자'는 게 자신과의 약속이었고, 자신에게 주는 상이었다.
 
"공부를 하다 보면 순간순간 유혹의 순간이 많이 찾아옵니다. 그것을 얼마나 잘 참아내느냐 여부에 따라 성적이 좌우됩니다. 유혹에 쉽게 빠지는 것도 나쁘지만, 무조건 참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입시라는 장기적 레이스에서는 일주일 단위의 단기 일정을 세워서 자신에게 상을 주면 유혹을 이겨내기 쉽답니다."
 
박 씨는 후배들에게 자신감을 가지라고 조언했다. "저는 주위로부터 공부를 잘 한다는 소리를 들었지만 스스로 그걸 부정했습니다. 수도권 지역이 아니고, 학구열이 높은 지역이 아니어서 상대적으로 잘하는 것처럼 보이는 것일 뿐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왜 저 자신의 가치를 스스로 낮추고 무시했는지 후회가 됩니다. 공부를 하다 보면 좌절할 때가 많을 겁니다. 자신을 한심스럽게 생각하면 안 됩니다. 스스로를 믿고, 자신에게 잘하고 있다고 격려를 해 주는 게 필요합니다." 김해뉴스
김해뉴스 /조나리 기자 nari@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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